[단독] 삼성, 달러 들여와 은행에 예금도 못한다

배정철/최석철 2026. 3. 1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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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12년 만에 채권시장 '큰손'으로 돌아온다.

한 운용사는 삼성전자에 만기 3개월 이내 AAA등급 특수은행채와 시중은행채에 절반씩 투자할 것을 제안했다.

삼성전자가 자산운용사를 거치는 간접 투자 방식을 택한 것은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시중은행 예금(연 2%대)보다 높은 수익률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보유 현금만 해도 웬만한 중대형 금융회사 운용 자산과 맞먹는 만큼 채권시장 전반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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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머니' 투자할 곳 찾다가 채권 매입 검토
대출처 못찾는 은행, 삼성전자 예금유치 꺼리자
자금운용 전략 변경 나서…채권시장 '큰손'으로

마켓인사이트 3월 11일 오후 5시

사진=한경DB


삼성전자가 12년 만에 채권시장 ‘큰손’으로 돌아온다. 달러를 국내로 들여와 달라는 정부 요청에 따라 불어난 원화 자산을 굴려야 해서다. 대출 규제 영향으로 은행들은 대규모 자금 유입에 난색을 보이는 만큼 자금 운용 방식에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소 2조원 규모 회사채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투자를 중개해줄 자산운용사 선정을 위한 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 운용사는 삼성전자에 만기 3개월 이내 AAA등급 특수은행채와 시중은행채에 절반씩 투자할 것을 제안했다. 예상 수익률은 연 2.7%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자산운용사를 거치는 간접 투자 방식을 택한 것은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시중은행 예금(연 2%대)보다 높은 수익률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은행채 수익률은 연 3%에 육박한다.

이 회사가 채권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보유 현금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25조8471억원에 달한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안정성을 우선해 시중은행 예금을 이용했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대출 규제 등으로 마땅한 대출처를 찾지 못한 은행들이 대규모 예금 유치에 난색을 보이자 채권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삼성전자는 현금 보유액이 60조원을 넘긴 2014년에도 국고채 3000억원어치를 매입해 운용했다.

업계에선 채권시장으로 흘러드는 ‘반도체 머니’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지능(AI) 혁명으로 반도체기업이 깜짝 실적을 이어가서다. 증권가는 올해 삼성전자가 작년 대비 네 배 이상 증가한 200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금 보유액은 올해 말 215조원, 내년 말엔 278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본다.

SK하이닉스 역시 전년보다 세 배 이상 늘어난 160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보유 현금만 해도 웬만한 중대형 금융회사 운용 자산과 맞먹는 만큼 채권시장 전반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배정철/최석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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