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극복하려 바다에 양잿물 붓는다?

이병구 기자 2026. 3. 1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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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강염기성(강알칼리성) 물질인 수산화나트륨 용액 6만5000리터를 부어 기후위기를 극복할 방안을 탐색하는 실험이 과학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지난해 8월 미국에서 진행된 '해양 알칼리성 강화(OAE)' 실험을 소개했다.

OAE 실험은 미국 매사추세츠 해안에서 약 80km 떨어진 해역에서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허가를 받고 미국 우즈홀해양연구소(WHOI) 과학자들의 감독하에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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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해양 알칼리성 강화 실험 진행
백화 현상이 일어나 하얗게 변한 산호. 수온이 올라가거나 해양이 산성화되면 산호와 사는 공생조류가 떠나며 백화 현상이 일어난다. 백화 현상은 해양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산호 생존에 치명적이다. Vardhanjp/위키미디어 제공

바다에 강염기성(강알칼리성) 물질인 수산화나트륨 용액 6만5000리터를 부어 기후위기를 극복할 방안을 탐색하는 실험이 과학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지난해 8월 미국에서 진행된 '해양 알칼리성 강화(OAE)' 실험을 소개했다. OAE 초기 데이터는 지난달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미국 지구물리학회(AGU) 해양과학 미팅(OSM) 2026'에서 공개됐다.

OAE는 지구 온난화와 해양 산성화를 동시에 막도록 설계됐다. 바다의 알칼리성을 높이면 지구의 '탄소 저장고' 역할을 하는 바다가 더 많은 탄소를 흡수하도록 유도하고 해양 생물과 어업에 악영향을 미치는 해양 산성도를 지역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는 원리다.

이론상 넓은 면적에서 OAE가 탄소 배출량 감축과 결합되면 지구 온난화 속도를 크게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OAE 실험은 미국 매사추세츠 해안에서 약 80km 떨어진 해역에서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허가를 받고 미국 우즈홀해양연구소(WHOI) 과학자들의 감독하에 진행됐다.

약 5일 간의 해상 실험 이후 연구팀은 최대 10톤의 탄소가 해양으로 유입됐다고 계산했다. 수산화나트륨 투입 지점의 산성도(pH) 수치는 7.95에서 8.3까지 상승했다. 산업화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실험으로 해당 지역에 사는 플랑크톤이나 어류, 랍스터 유생 등에서 유의미한 피해가 관찰되지 않았지만 성체 물고기나 해양 포유류 영향은 아직 미확인 상태다.

OAE는 산성화된 농지를 중화시키기 위해 석회를 투입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연구팀은 투입된 수산화나트륨으로 시간에 따라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모델링할 계획이다.

자연을 '통제'하려는 이번 실험이 예상치 못한 악영향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가디언에 따르면 아직 대규모 효과가 확인되지 않은 OAE를 활용해 탄소 배출권 자격을 확보하는 식으로 이득을 보려는 기업도 있다.

OAE의 수석 해양학자인 아담 수바스 미국 우즈홀 해양과학연구소 연구원은 "최상의 시나리오에서는 이번 실험으로 1년간 대기 중 이산화탄소 약 50톤이 해수로 흡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탄소 50톤은 영국인 5명의 연간 배출량에 해당한다. 아직 미미한 규모로 평가된다.

OAE가 의미 있는 기술로 확대되려면 투자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OAE로 연간 10억~150억톤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수 있고 톤당 최대 160달러(약 23만5000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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