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이재명’의 역습…6월 지선·8월 전대 앞두고 신구 권력 충돌

임성원 2026. 3. 1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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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빅스피커’ 김어준 집중 타깃
당권파 정청래 대표 등 친명 카페서 강퇴
뉴이재명 자칭 이언주, 친문 저격 나서
차기 당권 노리고 내부 권력 투쟁 격화될 듯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최근 더불어민주당은 지지층 간 갈등이 심화되며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선 이후 새롭게 유입된 ‘뉴이재명’계가 세를 과시하며 당권파인 ‘올드이재명’과의 갈등이 부각되고 있다. 매 사안마다 부딪힌 후 일단락되는 듯 했다가 또 다른 논쟁이 불붙으며 양측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이 발 빠르게 진화에 나섰지만 뉴이재명을 둘러싼 여권 분열 조짐은 곳곳에서 확인됐다. 8월 전당대회에 뉴이재명 지지를 받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나올 경우 차기 당권을 노린 신(新)-구(舊) 세력 간 권력 다툼이 전면에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김어준씨가 운영하는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나오는 이야기로 연일 민주당 지지층 간 대립 각을 세우고 있다. 김씨는 ‘충정로 대통령’으로 불린다. 당권을 쥔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박자를 맞춰 진보진영 빅스피커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김씨의 방송 중 발언 논란과 이재명 정부의 정책 추진에 부담이 되는 뒷이야기가 거침없이 전해지며 뉴이재명계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

전날에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가 김씨 유튜브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공소취소 거래설’ 주장을 펼치며 논란이 일었다. 장씨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다수의 고위 검사들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 뜻이다’, ‘공소를 취소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언급하며 “그 문자를 받은 고위 검사가 ‘차라리 절차를 밟아서 정식으로 지휘하셔라’고 했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주장했다.

뉴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한준호 의원은 즉각 반박하며 ‘지라시 수준’이라고 폄하했다. 한 의원은 “이제는 지라시 수준으로 안 되는 음모론으로 이재명 정부를 공격한다”며 “증거도 없이 대통령과 정부를 향해 이런 음모론을 퍼뜨리는 것은 비판이 아닌 노골적인 정치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용 전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도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논란을 일축하며 영향력이 높은 김어준씨가 갈등 증폭보다는 완화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부에서 관련 입장을 별도로 내놓지 않은 가운데 민주당 지지층 간 내부 투쟁이 정쟁에 활용되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허위면 고소하면 된다”며 특검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김씨를 직접 겨냥한 공격도 서슴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김씨를 상대로 ‘비방 목적으로 김 총리를 명예훼손했다’는 점을 들어 고발했다. 앞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오고갈 때도 뉴이재명 지지층은 김씨를 ‘뉴수박’(비이재명계를 비하하는 표현) 등으로 지칭하며 배신 아이콘으로 낙인찍기도 했다.

사세행은 “김씨가 정청래 대표와 각별한 관계로 알려졌다”며 “차기 당대표를 놓고 경쟁 관계인 김 총리를 비방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적시했다”고 주장했다. 김씨가 지난 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중동 정세 불안에 대해 “대통령 순방 중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국무회의가 없다”는 등의 언급한 점을 문제 삼았다. 아울러 지난 1일 KTV가 이 대통령 순방 출국길에 정 대표와 악수하는 장면을 고의로 누락한 게 아니냐는 김씨의 주장을 두고 “방송 업무를 심각하게 위축하고 방해한 것”이라고 고발 혐의를 밝혔다.

김 총리는 시민단체의 고발 건에 대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며 격화되는 분열 국면을 수습했다.

KTV 편집 논란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의원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김씨 주장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나선 것이 이 대통령 팬카페인 ‘재명이네마을’에서 강제 탈퇴(강퇴) 처리되는 발단이 됐다. 재명이네마을 측은 “최 의원의 대응이 권력을 동원한 구시대적인 언론 압박으로 비쳐 대통령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강퇴 이유를 밝혔다. 최 의원 전에도 정 대표와 이성윤 최고위원이 강퇴를 당한 바 있다.

당내에서도 의원들이 앞다퉈 지지층 간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뉴이재명 세력임을 표방하는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지지층을 결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최고위원은 민주당 전통적 지지층인 친문(문재인 전 대통령) 세력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는 언행을 했다. 혁신당과 합당 추진 당시에도 정 대표와 대척점에 서며 한 차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 위원은 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내가 정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래 지켜본 대통령들 박, 문, 윤(박근혜·문재인·윤 전 대통령 지칭)은 한마디로 형편없었다”고 썼다. 이후 문 전 대통령을 비롯 전직 대통령을 언급한 부분은 수정한 후 “물론 민주당의 문 대통령은 그들(박근혜·윤석열)과 달랐지만 실망스러웠던 건 부정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친문 세력과 대립할 경우 또 다른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2017년 대선 경선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과 맞붙은 후 이 대통령이 박해 당했다는 인식이 친명에서 강했다. 줄곧 양 지지층 간 갈등을 빚어온 만큼 또 다른 갈등 증폭의 씨앗이 될 수 있다.

뉴이재명의 영향력이 높아지며 당내에선 긴장하는 분위기도 역력하다. 당장 지선에서 공천을 주도하는 정 대표를 향해 반기를 들 수 있다. 오는 8월에 차기 당권을 두고 뉴이재명이 더 결집할 경우 당권을 지키기 위한 친정(정청래)계와 직접 맞붙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총리가 차기 당권을 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며 뉴이재명계는 김 총리를 적극 밀고 있는 상황이다.

임성원 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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