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랜드마크 ‘7성급 호텔’에도 화재···이란의 ‘보복 공격’은 왜 UAE를 향하나
세계 금융·물류 허브, 미국과 전략적 동맹 관계
100㎞ 거리 ‘이웃’···이스라엘보다 타격 용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가장 큰 피해를 본 국가로 떠올랐다. 미·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이란이 주변 걸프 국가들을 공격하고 나서면서 UAE는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특히 세계 금융·물류 허브인 두바이가 공격받으며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UAE 국방부는 전쟁 발발 이후 이란이 UAE를 향해 1700발 이상의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UAE는 그중 90% 이상이 요격되거나 전투기·헬리콥터에 의해 격추됐다고 밝혔지만 요격된 미사일 파편이 떨어지면서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포탄 파편이 인구 밀집 지역으로 떨어지면서 전쟁 발발 이후 UAE에서 4명이 사망했다.
CNN은 10일(현지시간) 이란이 UAE를 향해 발사한 미사일·드론 수가 이스라엘보다 더 많다고 전했다. 지난 8일 기준 UAE는 이란이 UAE를 향해 이스라엘보다 두 배나 많은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8일 전력의 60%를 걸프 국가들의 미군 기지와 ‘전략적 이익’을 겨냥해 사용하고 있으며, 나머지 40%를 이스라엘을 향해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UAE를 집중 공격하는 것은 전쟁으로 인한 고통을 확산시키고, 세계 경제에 혼란을 주고자 하는 이란의 전쟁 전략과 맞닿아 있다고 분석한다.

파와즈 게르게스 런던정경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두바이는 진정한 세계화의 중심지”라면서 “이란 지도자들은 두바이를 서구 세계 경제시스템의 기반으로 보고 있다. 그곳이 흔들리면 UAE뿐 아니라 세계 경제 전체가 흔들리게 된다”고 말했다.
두바이 국제공항 터미널이 공격받아 항공기 운항이 중지되고, 두바이의 랜드마크인 고급 호텔 부르즈알아랍이 요격된 드론 파편에 맞아 화재가 발생하는 모습은 중동의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두바이 역시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며 세계적 이목을 끌었다.
사남 바킬 채텀하우스 중동·북아프리카 책임자는 “이란은 UAE를 공격해 미국의 핵심 파트너를 겨냥했을 뿐 아니라, 수백만 명의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세계 금융·항공·무역의 주요 거점 역할을 하는 국가조차 공격으로부터 안전할 수 없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란과 UAE가 불과 100㎞밖에 떨어지지 않아 미사일·드론이 도달하기 용이하다는 점도 한 요인이다. 게르게스 교수는 “말 그대로 옆 나라다. 요르단이나 이스라엘처럼 방공망이 잘 갖춰진 나라를 공격하는 것보다 UAE를 공격하는 것이 훨씬 쉽다”고 말했다.
UAE는 이란의 최대 무역 파트너 중 하나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UAE는 이란이 미국의 제재로 어려움을 겪던 지난 수년간 이란의 ‘경제적 생명줄’ 역할을 해왔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양국 간 무역액은 2024년 280억달러(약 41조원)에 달했다. 약 50만명의 이란인이 UAE에 거주하고 있기도 하다.
이란은 미국과 UAE의 전략적 동맹 관계를 공격의 정당성으로 내세우고 있다.
UAE는 이란의 공격에 분노하고 있다.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UAE 대통령은 이란을 향해 “UAE는 만만한 먹잇감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UAE는 이란에 대한 군사적 대응보다는 외교적 수단과 제재 위협 등을 활용해 이란 정권에 압력을 가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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