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폭등 우린 끄떡없지"…광주 '전기택시' 기사들 신바람

김현수 기자 2026. 3. 1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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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택시 '전기차 비율' 13.3%
6년새 2대→1081대 '폭풍 성장'
“유류비 60% 절약…고장 없어”
이산화탄소·미세먼지 저감효과
'중동발 유가 공포' 전기차 관심↑
11일 광주종합버스터미널 택시승강장에서 전기차 택시가 승객을 태우고 있다. 판영석 기자

국제 유가 불안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며 내연기관차 운전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광주광역시 택시 업계에는 '전기차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고유가 시대에도 연료비 폭등의 직격탄을 피한 전기택시 기사들은 대폭 줄어든 유지비에 함박웃음을 짓는 모습이다.

개인택시 5대 중 2대꼴…이미 '친환경'
11일 광주시와 택시 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광주 지역 총 택시 8115대 중 전기차는 1081대로 전체의 13.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자동차 등록 대수 대비 전기차 비율이 3.54%인 것을 감안하면 무려 3.7배가량 높은 수치다. 

특히 개인택시의 전환 속도가 가파르다. 전체 개인택시 4781대 중 전기차는 1009대(21.1%)를 기록했다. 광주 도심을 누비는 개인택시 5대 중 1대가 친환경 차량인 셈이다.

지난 2020년 단 2대에 불과했던 광주 지역 전기택시가 2023년 말 700대 선을 돌파한 데 이어, 현재 1000대를 훌쩍 넘어서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택시 업계가 전기차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압도적인 '경제성'이다. 전쟁이나 물류 대란 등 대외 악재에 크게 출렁이는 내연기관 연료비와 달리, 전기차 충전 비용은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기 때문이다.

광주에서 4년째 전기택시를 운행 중인 곽동환(58)씨는 "과거 LPG 택시를 몰 때와 비교하면 유류비가 60%가량 줄어 한 달 유지비가 체감상 80만원에서 20만원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며 "구조가 단순해 고장이 적고, 10만㎞마다 감속기 오일을 교체한 것과 타이어 교체 외에는 수리비가 거의 들지 않아 영업용으로 훨씬 경쟁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짧은 주행거리·충전 인프라 부족 완벽 해소
과거 전기차의 치명적인 단점으로 꼽히던 충전 인프라 부족과 짧은 주행거리도 옛말이 됐다.

기후환경에너지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광주 시내 전기차 충전소는 2024년 말 6465곳에서 현재 1만 4488곳으로 2배 이상 확충됐다. 기사들 사이에서도 "관공서나 아파트 단지에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쉽게 충전할 수 있어 장거리 주행에도 불편함이 없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룬다.

전기차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도 한몫했다. 과거 100~200㎞ 남짓했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근 배터리 고용량화로 400~500㎞ 이상으로 대폭 늘어났다. 지난 5일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2027 아이오닉9'은 110.3㎾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500㎞ 이상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택시의 하루 평균 운행 거리가 200㎞인 점을 감안하면 영업 중 방전될 우려는 거의 없다.

충전 속도 역시 진화하고 있다. 지난 10일 중국 BYD는 10%에서 70%까지 단 5분, 97%까지 9분 만에 충전이 가능한 '2세대 블레이드 배터리'와 메가와트급 초급속 충전 기술 '플래시'를 선보이며 충전 시간에 대한 압박을 완전히 덜어냈다.

보조금 '광클'…접수 10일만에 마감
유지비 절감 효과가 확실하게 입증되면서 지자체 보조금 쟁탈전도 치열하다. 곽 씨가 4년 전 전기차로 전환할 당시 받았던 보조금은 1200만원 선이었다.

광주시가 지난달 30일부터 접수를 시작한 '2026년도 전기자동차 민간 보급사업'의 승용차 최대 보조금은 842만원(1930대 규모)으로 다소 줄었으나, 이날 기준 1388대가 이미 신청을 마치는 등 예산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특히 최대 1885만원이 지원되는 전기 화물차(330대 규모)는 이미 예산이 모두 동나 신청조차 불가능한 상태다.

시장의 관심도 상승은 수치로도 즉각 나타났다. 온라인 신차 구매 플랫폼 카랩의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견적 데이터 분석 결과, 전체 1만 1505건 중 친환경차(전기·하이브리드·수소차)가 6470건을 기록해 전월(5226건) 대비 24%나 급증했다. 이는 내연기관차 견적(5035건)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택시의 전기차 전환은 환경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는 평가다. 택시 하루 이동거리는 보통 200㎞ 규모다. 대대분이 도심을 달리면서 이산화탄소, 미세먼지를 유발하지만 전기택시는 100% 친환경인 걸 감안하면 적극 장려가 절실하다. 이 때문에 지자체가 추가 보조금 신설이나 영업용 차량 전용 충전 인프라 확충 등 영업용 차량의 친환경 전환에 대한 맞춤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강열 호남대 기계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의 단점이 상당 부분 보완됐고 충전 인프라도 대폭 개선돼 내연기관차와의 경쟁력은 충분한 상황"이라며 "유가 폭등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유지비 강점이 크게 대두된 만큼, 택시 업계를 비롯한 시장 전반의 친환경차 선호도는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