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여의도] 여권 내부 균열 속 김어준이 던지고, 한동훈이 키운 ‘공소 취소 빅딜설’…정국 ‘시계제로’로 가나

이영란 기자 2026. 3. 1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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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송 원내대표는 11일 여권을 향해 "공소취소 음모론을 근절하고 싶다면 공소취소를 중단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이영란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한 전 대표는 지난 10일 밤 김어준 유튜브 방송에서 이재명 대통령 사건에 대한 공소취소 거래 의혹을 제기하자, "이건 딱 떨어지는 범죄"라며 즉각 공격에 나섰다.

6·3 지방선거와 그 직후에 치러질 여권의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둘러싸고, 정국이 거대한 폭풍우 속으로 빨려들 조짐이다. 여권의 막후 대통령으로 불리는 진보 성향의 김어준 방송에서 이른바 '대통령 공소취소'와 '검찰 보완수사권' 거래 의혹이 제기됐고, 이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즉각 '권력형 비리' 프레임으로 전환하며 대여투쟁에 나섰기 때문이다. 여권발 의혹 제기가 지방선거와 여권의 권력 향배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여권, 의혹 일축 속 내부균열 감지

논란의 시작은 지난 10일 밤, 진보성향 방송인 김어준씨의 유튜브 방송이었다. 여기서 전직 MBC 기자인 장인수씨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 측에 '이재명 대통령 사건에 대한 공소를 취소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그 대가로 검찰이 사수하려는 수사권을 정권 입맛에 맞게 조정해 주겠다는 '빅딜'을 제안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이재명 대통령 본인의 신변과 국가 형사사법체계가 거래 대상이 됐다는 이 의혹은 즉각 정치권을 강타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대통령실은 "실체 없는 찌라시 수준의 음모론"이라며 일축했으나, 당당한 겉모습과 달리 여권 내부에서는 이번 사태를 처리하는 방식을 두고 미묘한 불협화음이 새어 나오고 있다.

친명계 핵심 의원들은 "정치 공작"이라며 방송 퇴출까지 거론하는 강경론을 펴는 반면, 일부 온건파와 비명계 사이에서는 "의혹의 출처가 김어준씨라는 점이 오히려 곤혹스럽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에 우호적인 스피커에서 터진 악재인 만큼, 대응 수위를 높일수록 오히려 의혹을 키울 수 있다는 불안감이다.

특히 여권 일각에서는 이번 거래설이 제기된 것 자체가 정권 내부의 '리스크 관리 실패' 아니냐는 성토가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검찰개혁과 대통령의 사법 현안을 연계하려고 했다는 상상력 자체가 대중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국정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동훈, '민주당의 저승사자'로 부활

이번 사태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발 빠른 행보다. 과거 법무부 장관 시절부터 현 여권을 가장 날카롭게 몰아붙여 '민주당 저승사자'로 불렸던 그는, 이번 의혹이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특히 한 전 대표는 상대 진영의 핵심 스피커가 제기한 의혹인 만큼, 신빙성이 매우 높다는 논리로 여권을 압박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0일 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건 딱 떨어지는 범죄"라며 "특히 민주당 정권의 상왕인 김어준 방송에서 나온 것"이라고 강조하며 공세를 펼쳤다. 아울러 그는 이 대통령을 향해 "이재명 공소 취소 안 한다"는 일곱 글자를 국민 앞에 선언하라고 압박하며 대여 공세의 최전방에 나섰다.

11일에는 수위를 더욱 높였다. 그는 과거 '대장동 항소포기 사태'를 "검찰 자살"로 부르며, 자신이 이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탄핵을 주장해 왔음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그는 장동혁 대표 등 국민의힘을 향해 "왜 싸워야 할 때 제대로 유능하게 싸우지 않았느냐"고 질타했다. 이는 대여 투쟁의 전면 복귀와 함께, 야권 내 리더십을 재정립하려는 고도의 정치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게이트' 규정과 전방위 특검 압박

한 전 대표가 판을 깔자, 국민의힘은 11일 이번 사안을 '권력형 게이트'로 규정하고 조직적으로 당력을 집중해 공세에 나섰다. 특히 여권이 이 의혹을 '가짜뉴스'라고 비판하면서도 김어준씨 등을 즉각 고소하지 못하는 점을 파고들며, "떳떳하다면 법적 절차로 진실을 가리라"고 몰아붙였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영입인재 환영식에서 "최근 김어준씨가 운영하는 유튜브에서 이재명 정부 고위 관계자가 대통령 공소취소와 보완수사권 거래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대통령의 공소취소와 검찰개혁을 맞바꾼다는 그 발상부터가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일부 여당 인사들이 나서서 지나친 수준의 음모라고 하는데, 이런 거래설이 국민에게는 매우 신빙성 있게 받아들여지는 이유가 무엇이냐. 이 정권이 실제로 이 대통령의 범죄재판 자체를 없애기 위해 공소취소를 추진하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송 원내대표는 "당장 오늘 더불어민주당에서 공소취소 빌드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한다"며 "공소취소 음모론을 근절하고 싶다면, 공소취소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민주당의 교주이자 이재명 정권 출범의 일등공신인 김어준의 방송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인 정부 고위 관계자가 다수의 고위 검사에게 '대통령의 뜻이니 공소를 취소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충격적인 주장이 제기됐다"며 이번 사태를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거래 게이트'로 명명하고, 특검 도입을 강력히 요구했다. 부산시장 경선에 출마한 주진우 의원은 "여권 내부의 폭로는 신빙성이 높다"며 공수처 수사와 검찰 내부 감찰을 촉구하며 실질적인 압박을 가했다.

김영수 전 영남대 교수는 "결국 이번 사태의 향배는 여권이 내부 균열을 얼마나 빠르게 봉합하고, 의혹의 실체를 어떻게 해명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그러나 김어준 방송의 의혹 제기는 정치적으로 이미 '정권 심판론'의 가장 강력한 연료가 되고 있다. 여권의 권력 향배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yrlee31@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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