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아메리칸 ‘드림팀’…이탈리아에 6-8 패해 ‘탈락 위기’

마이애미=황규인 기자 2026. 3. 1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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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선수들이 10일(현지 시간) 미 텍사스주 휴스턴 다이킨 파크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 리그 B조 미국과 경기를 승리로 마친 후 자축하고 있다. 이탈리아가 8-6으로 승리해 3전 전승으로 조 1위에 올랐고, 최종 3승1패의 미국은 자력 8강 진출이 어려워져 이탈리아와 멕시코의 경기 결과에 따라 경우의 수를 따지게 됐다. 2026.03.11 휴스턴=AP/뉴시스
“진한 에스프레소처럼 이탈리아가 미국의 정신을 번쩍 들게 했다.”

11일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조별리그에서 ‘세계 최강’ 자부했던 미국이 이탈리아에 일격을 당한 뒤 MLB닷컴은 이런 제목을 기사를 올렸다.

미국 야구대표팀은 이날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다이킨 파크에서 열린 대회 B조 이탈리아와의 최종전에서 6-8로 패했다. 투타에 걸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최고의 선수들로 ‘드림팀’을 구성한 미국이 야구보다 축구로 유명한 이탈리아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3승 1패로 조별리그를 마친 미국은 이제 ‘경우의 수’에 8강 진출 가능성을 맡겨야 하는 처지가 됐다. 12일 오전 8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이탈리아와 멕시코의 경기에 따라 1라운드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 11일 현재 3승 무패를 기록 중인 이탈리아가 12일 멕시코를 이기면 이탈리아가 조1위, 미국이 조2위로 8강에 합류한다.

하지만 만약 이탈리아가 멕시코에 패하며 미국을 포함한 세 팀은 모두 3승 1패로 동률이 된다. 이 경우엔 C조에서 한국이 호주와 대만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던 방식대로 ‘최소 실점률’을 따지게 된다. 만약 이탈리아가 4실점 이하로 패하면 멕시코가 함께 8강에 가지만 5실점 이상으로 지면 나머지 한자리는 미국의 차지가 된다. 미국 선수단은 12일 숙소로 쓰고 있는 호텔에서 이 경기를 단체 관람할 예정이다.

마크 데로사 미국 대표팀 감독의 언행도 논란이 됐다. 이날 이탈리아와의 경기를 앞두고 데로사 감독은 “우리는 이미 8강 진출을 확정했다. 그런데 묘하게도 이탈리아를 꼭 이기고 싶다. 대진 일정을 고려할 때 중요한 경기”라고 말했다. 데로사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패한 후엔 “경기 전 말실수를 했다. 경우의 수 계산을 완전히 착각했다. 득점과 실점을 따져가며 계산해보면 우리가 탈락하는 상황도 있을 수 있다”며 사과했다.

대회전 MLB닷컴의 파워랭킹에서 1위에 올랐던 미국은 이날 경기 내내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0-0이던 2회초 카일 틸(24)에게 솔로포, 샘 안토나치(23·이상 시카고 화이트삭스)에게 2점 홈런을 내줬다. 4회에는 잭 카그리아노네(23·캔자스시티)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하는 등 6회초까지 0-8로 뒤졌다. 홈런을 친 이탈리아 타자들은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세리머니를 했다. 이탈리아 선발투수 마이클 로렌젠(34·콜로라도)도 5회 2사까지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미국의 ‘최강 타선’을 잠재웠다.

미국은 6회말 거너 헨더슨(25·볼티모어)의 솔로포를 시작으로 추격에 나섰다. 7회 피트 크로우암스트롱(24·시카고 컵스)의 우월 3점 홈런으로 4-8까지 쫓아갔고, 8회엔 2사 후 연속 3안타로 1점을 더 만회했다. 9회엔 1사 후 크로우암스트롱이 연타석 홈런을 치면서 6-8까지 압박했지만 9회말 ‘캡틴’ 에런 저지(34·뉴욕 양키스)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무릎을 꿇었다.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3회, 홈런왕 3회를 차지했던 저지는 이날 4타수 무안타(1볼넷)로 침묵했다. 저지는 경기 후 “(8강행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우리에게 행운이 따라야 한다”고 했다.

언더독의 반란이 심심찮게 일어나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도 이변의 주인공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천신만고 끝에 C조 2위로 8강에 오른 한국은 14일 오전 7시 30분 마이애미 론디포 스타디움에서 D조 1위와 8강전을 벌인다. 상대는 우승 후보로 꼽히는 도미니카공화국 또는 베네수엘라 중 하나다. 조 1위의 향방은 12일 오전 9시 열리는 양국의 맞대결에서 판가름 난다. 어느 팀이 올라오든 한국은 MLB 올스타급 타자들이 즐비한 ‘최강 타선’을 상대해야 한다. 도미니카공화국는 후안 소토(28·뉴욕 메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7·샌디에이고),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27·토론토) 등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베네수엘라에도 로날드 아큐냐 주니어(애틀랜타), 루이스 아라예스(샌프란시스코·이상 29) 등이 포진해 있다.

마이애미=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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