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스 데뷔전서 연달아 최악의 실수한 토트넘 키퍼...임시감독이 더 비난 받은 이유는

배준용 기자 2026. 3. 1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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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후보 골키퍼 킨스키, UCL 데뷔전에서 두 번이나 넘어져 2골 헌납
투도르 임시 감독, 전반 17분만에 교체...현지 언론 “잔혹한 교체” 맹비난

1977년 이후 49년 만에 강등 위기에 몰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가 참혹한 경기력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경기에서 완패를 당했다. 골키퍼의 치명적인 실수가 결정적인 패인이었지만, 현지 언론의 화살은 골키퍼보다 이고르 투도르 임시 감독에게로 향하고 있다.

11일 스페인 마드리드리에서 열린 토트넘과 AT 마드리드의 UEFA 챔스 16강 1차전 경기에서 킥을 하다 미끄러진 안토닌 킨스킨 토트넘 골키퍼(왼쪽)가 AT 마드리드 공격수 훌리안 알바레즈에게 공을 헌납한 뒤 좌절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AP 연합뉴스

토트넘은 11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메트로폴리타노 경기장에서 열린 UEFA 챔스 16강 원정 1차전에서 스페인의 강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2대5 완패를 당했다. 최근 부진한 경기력으로 강등 위기에 몰린 토트넘은 이날 ‘마드리드 참사’라고 불릴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그 중심엔 이날 선발 골키퍼로 출전한 안토닌 킨스키(체코)가 있었다. 최근 부진한 모습으로 비난을 받던 붙박이 주전 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30·이탈리아)를 대신해 이날 갑작스레 선발로 나선 킨스키는 전반 6분 골문 앞에서 공을 멀리 차내려다 미끄러지면서 상대 공격수에게 공을 내줬고, 이는 곧바로 상대 팀의 선제골로 이어졌다.

이어 8분 뒤에는 자신의 앞에 있던 수비수 미키 판 더펜이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순식간에 1대1 위기에 몰렸고 또다시 골을 먹혔다. 그리고 불과 1분 뒤 수비수에게 패스를 받은 킨스키는 다시 공을 길게 차내려다 미끄러지며 넘어졌고, 상대 공격수는 이 공을 잡아 다시 토트넘 골문에 넣어버렸다. 킨스키의 연이은 실수로 토트넘은 전반 15분 만에 무려 세 골을 내준 것이다.

치명적인 실수로 골을 헌납한 뒤 전반 17분만에 교체아웃되는 토트넘 골키퍼 안토닌 킨스키가 애써 얼굴을 가리고 눈물을 참으며 그라운드를 빠져나오고 있다./EPA 연합뉴스

세 번째 골을 내준 킨스키는 그라운드에 엎드린 채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고, 이고르 투도르 토트넘 임시 감독은 전반 17분 킨스키를 빼고 원래 주전 키퍼인 비카리오를 투입했다. 킨스키는 눈물을 애써 참으며 벤치 대신 곧장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토트넘은 키퍼 교체 5분 만인 전반 22분 다시 세트피스 상황에서 1골을 먹혔고, 후반 10분에는 상대 역습에 수비 뒷공간이 완전히 열리면서 총 5골을 먹히며 2대5로 완패했다.

이날 연이은 킨스키의 실수에도 영국 언론들은 킨스키가 아닌 조기 교체를 택한 이고르 투도르 감독을 맹비판했다.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래틱은 킨스키를 조기 교체한 이고르 투도르의 선택은 “선수 경력을 죽인 것”이라며 “이례적인 키퍼 조기 교체에도 투도르 감독은 그에게 직접 다가가 교체 이유를 설명하는 제스처조차 하지 않았다”고 했다.

지난달 토트넘 임시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부진한 경기력과 결과에 이어 골키퍼 조기 교체로 맹비난을 받고 있는 이고르 투도르 임시 감독./로이터 연합뉴스

과거 맨체스터 시티와 잉글랜드 국가대표 골키퍼였던 조 하트는 “정말 어이가 없는 선수 관리였다. 어떤 수준의 경기에서도, 심지어 아마추어 리그에서도 그런 일은 없다”고 이례적인 골키퍼 교체와 이에 대해 적절한 설명이 없었던 투도르 감독의 행동을 맹비난했다.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적인 골키퍼였던 피터 슈마이켈도 “이번 결정은 그의 남은 커리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최소한 전반전까지는 킨스키를 기다려줘야 했다. (교체는) 선수 생활을 완전히 망친 것”이라고 했다.

축구계에서는 골키퍼의 실수에 대해 과도하게 비난하거나 교체로 질책해서는 안 된다는 게 관습적인 예의로 통한다. 팀의 최후방에서 골문을 지켜야 하는, 가장 부담감이 큰 포지션이 골키퍼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킨스키는 주전 골키퍼도 아닌 후보 골키퍼였다. 2025년 1월 겨울 이적 시장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킨스키는 탁월한 볼 배급 능력을 갖췄지만 선방 능력에서 다소 부족함을 보이며 후보 골키퍼로 주로 벤치를 지켰다. 이날 출전이 자신의 생애 첫 챔피언스리그 경기 데뷔전이었다. 마지막으로 실전 경기에 출전한 것도 100일 이상 지난 상태에서 갑작스레 챔스 무대에서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이런 선수가 실수를 저질렀다고 전반 17분 만에 교체한 것은 사실상 선수에 대한 모독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투도르 감독은 경기 후 “선수와 팀을 보호하기 위한 교체였다”며 “매우 드문 일이 일어난 것”이라고 했다. 킨스키가 더 실수를 범할 경우 팀과 선수 모두 더 무너질 수 있기에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럽 축구계는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과거 토트넘과 잉글랜드 대표팀 골키퍼로 활약한 폴 로빈슨은 “투도르 감독의 이기적인 행동이다. 자신이 토트넘에서 오래 감독직을 맡지 못할 것을 알고 한 것”이라며 “제 선수 생활을 하면서 이런 모습은 처음 본다. 명백히 자기 보호만을 위한 행동이며, 어린 골키퍼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날 2대5 참패에 이어 킨스키를 조기 교체한 것에 대한 비난이 일면서 현지 언론들은 이례적으로 “토트넘은 투도르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는 권고성 어조를 강하게 내놓고 있다. 지난달 경질된 토마스 프랭크 감독에 이어 임시 감독으로 부임한 투도르는 부임 후 4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144년 토트넘 역사에서 새 감독이 부임 후 4연패를 한 것은 투도르 감독이 처음이다. 토트넘은 투도르 감독 부임 이후에도 연패를 거듭하며 리그에서도 16위로 강등권 18위와 승점 단 1점 차에 불과하다. BBC는 “투도르 감독이 재앙적인 17분을 겪고 킨스키를 교체한 충격적인 조치가 ‘실수를 신속하게 바로잡기 위한 조치’였던 것처럼, 토트넘 구단 수뇌부도 투도르에 대해 같은 방식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했다. 디 애슬래틱도 “지금으로선 누가 오더라도 투도르 감독보단 나을 것”이라며 “투도르를 임시 감독으로 고용한 토트넘 수뇌부에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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