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자는 ‘임의가입’으로 피하고, 없는 자는 ‘재산 보험료’ 독박

윤성연 2026. 3. 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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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앞두거나 이제 막 은퇴를 한 중장년층에게 급격하게 인상되는 건강보험료는 큰 부담이다.

직장을 다닐 때는 직장 가입자로서 보험료를 회사와 나누어 냈지만 은퇴 후 지역 가입자로 전환돼 건강보험료를 본인이 오롯이 부담해야 되기 때문이다.

결국 재산이 많은 은퇴자는 지역가입자로 전환될 때 부과될 과도한 재산 보험료를 피하기 위해 현직 시절의 높은 보수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내는 쪽을 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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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앞두거나 이제 막 은퇴를 한 중장년층에게 급격하게 인상되는 건강보험료는 큰 부담이다. 직장을 다닐 때는 직장 가입자로서 보험료를 회사와 나누어 냈지만 은퇴 후 지역 가입자로 전환돼 건강보험료를 본인이 오롯이 부담해야 되기 때문이다. 보험료를 낮추기 위해 직장가입자 보험료를 일정 기간 유지하는 임의계속가입자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양상이 고액 자산가들의 보험료 회피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1일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실이 공개한 ‘지역가입자 재산보험료 부과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2월 기준 만 55~64세 직장가입자 약 358만명을 대상으로 1년간의 자격 변동 현황을 추적 분석한 결과 은퇴를 앞둔 나이니 만큼 이들 상당수가 퇴직과 재취업 등으로 자격 변화를 겪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50대 중반(55~59세)은 25.28%가, 60대 초반(60~64세)에서는 32.18%가 자격이 변동돼 고용 상태가 변함을 알 수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역가입자로의 전환 비율은 55∼59세 7.71%, 60∼64세 9.62%이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임의계속가입 제도의 활용 양상이다. 60∼64세 사이의 퇴직자 중 1.1%가 이 제도를 선택했다.

임의계속가입은 퇴직 후 지역보험료가 직장에서 내던 보험료보다 높을 경우 최대 3년간 직장 시절 내던 수준의 보험료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다.

문제는 이 제도가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고액 자산가들의 보험료 회피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임의계속가입을 선택한 사람들의 평균 재산과표는 약 3억4000만∼3억7000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 지역가입자로 전환된 이들의 평균 재산과표인 1억2000만원보다 약 3배나 높은 수치다.

소득 역시 임의계속가입자가 지역 전환자보다 1.5배 가량 많았다. 결국 재산이 많은 은퇴자는 지역가입자로 전환될 때 부과될 과도한 재산 보험료를 피하기 위해 현직 시절의 높은 보수를 기준으로 보험료를 내는 쪽을 택하고 있다.

은퇴 후 실제 소득은 월 129만∼203만원 수준으로 급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재산에 매겨지는 건보료가 더 무서워 매달 12만7천원 정도의 고액 보험료를 스스로 납부하는 구조적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

반면 임의계속가입을 선택하지 못하거나 대상이 되지 않는 일반 지역가입자들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이들의 평균 월 소득은 89만∼125만원 수준으로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평균 1억2000만원 정도의 재산이 있다는 이유로 매달 약 10만원의 보험료를 내고 있다.이는 본인 소득의 8∼11%에 달하는 금액이다. 소득이 적은 사람일수록 재산 때문에 더 큰 경제적 압박을 받는 역진적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이번 분석 결과는 현행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가 얼마나 불합리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소득이 없는 은퇴자에게 재산을 근거로 현직 시절 수준의 높은 보험료를 강요하는 구조는 결국 은퇴 빈곤층에게 더 큰 짐을 지우고 있다.

재산 중심의 부과 체계가 은퇴자들의 삶을 위협하는 기제로 작동하고 있는 만큼 소득 중심의 부과 체계로의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윤성연 기자 y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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