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고 정확한 천궁-II"…이란 전쟁에 'K-방산'이 뜬다
PAC-3 대비 가격 3분의 1·납기도 짧아
LIG넥스원 주가 47%↑…증시 하락세와 대조
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KAI도 수혜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한국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 천궁-II(M-SAM II)가 이란 전쟁에서 96%의 요격 성공률을 기록하며 실전 성능을 처음 입증했다. 이를 계기로 제조사 LIG넥스원이 글로벌 방산 시장의 핵심 수혜주로 부상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LIG넥스원(079550) 주가는 지난 2월 말 이란 전쟁 발발 이전 대비 약 47% 급등했다. 같은 기간 한국 증시 전반이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번 달 이전까지 천궁-II는 실전 검증을 받은 적이 없었다. 김호성 창원대학교 첨단국방공학과 교수는 “이제 실전 성능이 입증된 만큼 (중동) 지역과 유럽으로부터 훨씬 높은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PAC-3의 3분의 1 가격에 납기도 짧아
가격 경쟁력도 주목받고 있다. 천궁-II의 단가는 발당 약 110만 달러(약 16억원)로, 록히드 마틴이 제조하는 PAC-3(발당 370만 달러·약 54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납기 면에서도 유리하다. PAC-3의 납기는 4~6년에 달할 수 있는 반면, 황어연 노무라증권 애널리스트는 LIG넥스원이 2교대 운영 시 9~12개월 이내 생산 확대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채운샘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란이 수백 발의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추산되며, 탄도 미사일 1발 요격에 통상 복수의 요격 미사일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재고가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천궁-II의 성과는 LIG넥스원 단독이 아닌 K-방산 생태계 전체의 성과이기도 하다. 천궁-II 포대 1기는 레이더·교전 통제소·발사대 4기로 구성된다. LIG넥스원이 시스템 총괄과 요격 미사일을 맡고, 한화시스템(272210)이 레이더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발사대를 각각 공급한다.
K-방산은 정부 지원과 전 세계적 재무장 흐름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국방 지출은 2조7000억 달러(약 3966조원)로 전년 대비 9.4% 증가했다. 한국은 세계 9위 무기 수출국으로 시장 점유율 3%를 기록 중이다.
폴란드를 교두보로 유럽 시장 진출도 가속화하고 있다. 2021~2025년 한국 방산 수출의 약 60%가 폴란드로 향했다. 노르웨이는 올해 2월 미국의 하이마스(HIMARS)를 제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천무 미사일 시스템을 20억 달러(약 2조9378억원)에 도입하기로 했으며, 에스토니아도 2억9000만 유로(약 4952억원) 규모의 천무 로켓 발사대 계약을 맺었다.
주가 상승세도 뚜렷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년간 주가가 18만7500원에서 143만5000원으로 올랐다. 현대로템(064350)은 같은 기간 6배 이상 상승했으며,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은 3배 뛰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국 방산 기업들은 가성비를 갖추면서도 납기를 맞추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성주원 (sjw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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