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정세 악화에 수출 中企 운송 차질·대금 지연 등 피해 확산 정부·유관기관 대응 착수…긴급 물류바우처·정책자금 지원 추진
사진=뉴스1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로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정부와 유관기관이 수출 중소기업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긴급 대응에 나섰다. 물류 차질과 대금 결제 지연 등 애로가 이어지자 현장 점검과 정책 지원 방안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11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날 정오까지 접수된 중동 상황 관련 중소기업 피해·애로는 총 146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실제 피해가 발생한 사례는 76건, 사태 장기화를 우려하는 사례는 50건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운송 차질이 54건으로 전체의 71.1%를 차지해 가장 큰 비중을 점유했고, 물류비 상승 27건, 대금 미지급 25건, 계약 취소 또는 보류 19건 등이 뒤를 이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해상·항공 운송이 지연되면서 수출 일정이 미뤄지거나 대금 회수가 늦어지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현장에서도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자동화기기를 사우디아라비아로 수출하는 한 기업은 선적 물품의 도착이 지연되면서 대금 결제가 늦어지고 물류비 부담이 크게 늘었다고 호소했다. 화장품을 수출하는 기업은 이스라엘 인허가 절차가 지연되면서 주변 중동 국가로의 수출까지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원단을 수출하는 한 기업은 선적한 물량이 항구에 도착하지 못해 바이어로부터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기계 장비를 수출하는 기업은 물류비 상승과 선박 확보 어려움으로 수출 일정이 무기한 연기될 위기에 놓였다고 전했다. 두바이 바이어와 연락이 끊겨 선적 일정과 결제가 지연되는 사례도 보고됐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중진공 간담회·중기부 TF 가동…현장 애로 점검
정부와 유관기관은 중동 정세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현장 점검과 협력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이날 서울 목동 사옥에서 '중동 상황 긴급 대응을 위한 수출 중소기업 간담회'를 열고 수출기업 피해와 애로 상황을 점검했다. 간담회에는 중동 지역에 수출하는 중소기업과 물류 관련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해 최근 수출·물류 동향을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참석 기업들은 최근 해상·항공 운임 급등과 선적 지연, 바이어 발주 보류 등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물류비 지원 확대와 긴급 자금 지원, 현지 상황 정보 제공 등을 건의했다.
중소벤처기업부도 앞서 '중동 상황 관련 중소기업 피해·애로 대응 TF 회의'를 열고 수출 차질과 물류 지연 등 피해 가능성을 점검했다.
정부는 수출지원센터를 통해 피해 접수 창구를 운영하고 비상 연락망을 가동하는 등 상황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긴급 물류바우처' 도입…정책자금 특별만기연장 추진
정부는 중동 상황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중소기업 지원 정책도 확대할 방침이다.
중기부는 중동 지역 수출기업의 물류 차질을 완화하기 위해 '긴급 물류바우처'를 신설해 국제 운송비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영공 및 호르무즈 해협 이용 제한으로 운송 차질이 가장 큰 애로로 나타난 점을 고려한 조치다.
또 중동 정세에 따른 환율 변동성과 고환율 상황으로 원부자재 수입 비용 부담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해 정책자금 '특별 만기연장'도 추진한다. 원부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기업을 대상으로 정책자금 대출 원금 상환 유예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중동 수출 차질에 대비해 전략적 수출 컨소시엄 운영을 통해 대체 시장 발굴과 해외 전시회·수출 상담 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노용석 중기부 1차관은 "중동 지역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출 중소기업의 경영 악화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현장의 피해 상황을 신속히 파악하고 물류·자금 등 지원 수단을 활용해 중소기업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유관기관은 앞으로도 유가 급등과 해상 물류 차질 등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중소기업 피해가 발생할 경우 신속히 지원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