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내 ‘18건’ 선고…속전속결 제주 ‘음주운전’ 재판 

김찬우 기자 2026. 3. 1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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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23건 중 18건이 음주운전 관련 선고
피고인들 각종 이유로 선처 호소 “다시는…”

음주운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들이 줄줄이 선고를 받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11일 제주지방법원 형사3단독(김희진 부장)은 오전 10시부터 50분간 예정된 총 23건의 형사 사건 선고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 음주 관련 사건만 18건에 달했다. 

선고 대부분이 음주 관련 사건인 가운데 이날 김희진 부장판사는 이를 의식한 듯 앞선 사건을 언급하며 피고인을 꾸짖거나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등 경고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음주측정거부 등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대부분은 벌금이 아닌 징역형 집행유예에 처해졌다. 또 보호관찰, 사회봉사, 준법운전강의 수강 등 명령을 받았다.

과거 같은 혐의로 처벌을 받았거나 단속 시 혈중알코올농도가 높은 경우, 사고로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물건을 파손시킨 경우에 해당한다.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20대 A씨는 이날 징역 2년을 선고받고 형의 집행을 3년간 유예받았다. 더불어 20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도 받았다.

A씨는 지난해 3월 말 혈중알코올농도 0.2%가 넘는 만취 상태로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 도주하는 등 혐의다. 면허 취소 수치가 0.08%인 점을 감안할 때 상당히 높은 수치다.

또 재판부는 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B씨에 대해 징역 1년 6월을 선고하고 형의 집행을 3년간 유예했다. 이 밖에도 보호관찰, 사회봉사 등 명령도 더했다. 

김 부장판사는 "앞선 피고인들과 다르게 피고(B씨)는 징역형 집행유예 전과가 있는 사람"이라며 "다시 음주운전을 저질렀기 때문에 실형을 선고하는게 맞지 않나 재판부로서 상당히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양할 가족과 가정 환경 등을 고려해 이번에 한해 또 선처한다. 법원에서 2번이나 선처하는 경우는 없다. 이를 알아야 한다"며 "다시는 음주운전을 하지 말라"고 일갈했다.

이 밖에도 3회 벌금형을 받는 등 다수 음주운전을 저지른 피고인, 알코올의존증으로 혈중알코올농도 0.28%에 이르는 상태에서 운전해 "사고가 안 난 게 신기하다"는 말을 들은 피고인, 항암치료를 받으면서도 음주운전을 한 피고인 등 다양한 이들의 선고가 이뤄졌다. 
지난 1월 1일 서귀포시 호근동의 한 상가에 부딪혀 전복된 음주운전 차량. 사진=제주도소방안전본부.

음주운전은 '습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날 재판은 동종 범죄로 처벌을 받은 피고인들이 많았다. 실제로 음주운전 단속 통계를 확인해보면 초범이 아닌 경우도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난다. 

경찰청 '연도별 음주운전 재범자 단속 실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음주운전 단속 건수 총 10만6637건 가운데 2회 이상 단속된 경우는 4만6556건으로 43.66%에 달했다. 

더불어 음주운전에 의한 교통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제주지역 교통사고 발생 건수 3963건 가운데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총 225건으로 5.7%를 차지했다. 이는 17개 광역지자체 가운데 9위로 전국 평균보다 높다. 

지난 2023년에는 더 심각했다. 전체 교통사고 3950건 가운데 304건(7.7%)이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전국 3위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2022년 음주운전 교통사고 비율은 7.9%로 역시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제주경찰청 교통단속 현황에 따르면 음주운전으로 단속된 건수는 △2022년 2499건 △2023년 2680건 △2024년 2422건으로 줄었다 늘었다를 반복하고 있다.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정지된 건수는 각각 347건, 388건, 469건이다. 면허 취소는 1562건, 1628건, 1461건에 이른다.

한편, 개정 도로교통법에 따라 오는 10월 24일부터는 최종 적발일 기준 과거 5년 이내 다시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사람이 다시 면허를 취득할 경우 음주 시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하는 '음주운전 방지장치' 부착 조건부 면허 제도가 최초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