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 경유보조금 늘린다…“月 최대 44만원 절감”

서민우 기자 2026. 3. 1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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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에…정부, 비상대응체제로 전환
버스도 유가연동보조금 두달 연장
지급비율 50% → 70% 대폭 상향
소상공인 경영자금 등 지원 강화
시장금리 방어…국고채 바이백 검토
에너지 가격 안정화 방안도 마련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재정경제부

미국과 이란 전쟁 여파로 유가가 급등하자 정부가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했다. 고유가 직격탄을 맞은 화물차·버스·택시 등에 대한 유가연동보조금 한도를 70%로 상향하고 소상공인 대상 긴급경영안정자금도 확대 지원하기로 했다. 한 달에 2402ℓ의 경유를 사용하는 화물차주 기준으로 유류비가 최대 월 44만 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이 같은 내용의 중동 대책을 논의했다. 정부는 앞으로 매주 회의를 열어 중동 사태가 민생과 경제·산업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하기로 했다.

우선 정부는 2월 말 만료된 경유 유가연동보조금을 4월 말까지 2개월 더 연장한다. 유가연동보조금은 유가가 급등할 때 유류비가 운송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경유 화물차와 노선버스·택시 등의 유류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제도다.

정부는 기존에는 ℓ당 1700원인 기준 가격 초과분의 50%를 지원했지만 4월 말까지 지급 비율을 70%까지 대폭 높이기로 했다. 예를 들어 경유 가격이 ℓ당 1900원까지 오르면 기준 금액을 뺀 200원의 70%인 140원(ℓ당)을 지원한다. 다만 지급 한도는 ℓ당 183원까지다.

이번 조치에 따라 25톤 화물차를 운행하며 한 달에 2402ℓ의 경유를 사용하는 화물차주의 유류비 실부담은 최대 월 44만 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조치는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추월하며 교통과 물류 업계의 경영 부담이 가중된 데 따른 한시적 대응이다. 실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경유 전국 평균 가격은 ℓ당 1929.95원으로 지난달 말 1598원 대비 20.8% 급등했다. 같은 기간 휘발유 가격 상승률인 12.6%를 크게 웃돈다.

정부는 향후 유가 흐름을 점검해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고 고유가에 취약한 소상공인을 위해 경영 안정 바우처와 긴급경영안정자금 등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이번 주 중 석유 가격 최고가격제 고시 작업을 끝내고 대상 유종과 가격 기준을 공개한다. 정유사·주유소의 사재기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석유제품 매점매석 행위를 금지하는 고시도 제정한다.

아울러 중동 의존도가 높은 석유제품의 수급 상황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시 경제 안보 품목으로 신속히 지정할 방침이다. 특히 나프타의 경우 대체 수입선 확보와 대체 원료 수급 등 공급 차질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재정·금융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에너지 가격 급등이 전기요금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안정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관계자는 “고유가 상황이 장기간 지속하고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에 차질이 빚어지면 전력 시장에 영향을 피할 수 없다”면서 전기요금 안정화 방안을 선제적으로 검토해 준비하겠다고 했다.

중동 사태 피해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도 강화한다. 무역보험공사는 3조 9000억 원 규모 긴급 금융 지원에 나서고 금융위원회는 정책금융기관들을 통해 약 20조 3000억 원 규모의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중동 정세 불안이 국내 금융시장으로 확산될 조짐이 나타날 경우 과감한 시장 안정 조치도 적기에 실시한다. 주가·환율·채권·단기자금 시장 등에서 변동성이 커지면 기존에 마련된 100조 원 이상의 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즉시 가동하고 필요하면 지원 규모도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긴밀한 공조 아래 긴급 바이백과 국고채 단순 매입 등과 같은 추가 시장 안정 조치도 준비하고 있다. 긴급 바이백은 만기가 남은 국고채를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조기 상환하는 방식이다. 시장 유통 물량을 줄여 국고채 금리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국채금리와 환율이 급등했던 2022년 9월 이후 한 번도 발동된 적은 없다. 그만큼 정부가 현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얘기다. 국고채 단순 매입은 한은이 국고채를 직접 매입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시장금리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구 경제부총리는 “대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지만 우리 경제는 반도체 등 주력 산업의 펀더멘털이 견조하고 208일분의 비축유 보유 등 위기 대응 능력도 갖추고 있다”며 “정부를 믿고 일상적인 경제활동을 차분하게 지속해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서민우 기자 ingaghi@sedaily.com조윤진 기자 jo@sedaily.com김남명 기자 nam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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