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독주 균열…고유가·보조금 효과에 EV 반등

미디어펜 2026. 3. 1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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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조기 확정·제조사 할인 경쟁에 2월 전기차 판매 전년비 170%↑
고유가 부담 커지며 친환경차 견적 85% 급증…전기차 관심 재점화

[미디어펜=김연지 기자]국제유가 상승과 보조금 정책, 제조사 할인 경쟁이 맞물리며 전기차 시장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하이브리드가 주도해 온 친환경차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가 다시 확대되면서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국면을 벗어나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최근 판매 증가가 정책과 판촉 효과가 결합된 결과인 만큼 업계에서는 구조적인 수요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함께 제기된다.

11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3만5766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0%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2만9112대로 전년 대비 17.1% 감소했다. 월간 기준 전기차 판매가 하이브리드를 앞지른 것은 2022년 이후 약 3년여 만이다.
더 기아 PV5./사진=기아 제공

2월 전기차 판매 확대의 가장 직접적인 요인으로는 보조금과 가격 인하가 꼽힌다. 올해 전기차 보조금이 비교적 이른 시점에 확정되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줄었고 완성차 업체들도 할인과 금융 프로그램을 확대하며 구매 부담을 낮췄다. 이러한 정책과 판촉 효과가 맞물리며 전기차 판매가 단기간에 늘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신규 전기차 출시도 판매 확대에 힘을 보탰다. 기아는 2월 국내 전기차 판매 1만4488대를 기록하며 단일 브랜드 기준 월 판매 1만 대를 처음 돌파했다. 특히 목적기반차량(PBV) PV5가 3967대 판매되며 실적을 견인했고 EV3, EV5 등 신차도 판매 증가에 기여했다. 수입차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2월 7868대를 판매하며 전기차 수요 확대 흐름에 힘을 보탰다.

최근 고유가 상황이 전기차 수요를 다시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L당 1943원으로 집계됐다. 연료비 부담이 커지면서 내연기관차 유지비에 대한 소비자 체감 부담이 높아졌고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도 함께 확대되는 분위기다.

온라인 신차 구매 플랫폼 카랩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접수된 전체 신차 견적 1만1505건 가운데 친환경차(전기차·하이브리드차·수소차 포함) 견적은 647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다. 친환경차 견적이 내연기관차 견적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이번 판매 역전을 두고 시장 구조 변화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2월 전기차 판매 급증에는 보조금 조기 집행과 제조사 판촉, 신차 효과가 동시에 작용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전기차 판매 증가가 시장 흐름 변화의 신호일 수는 있지만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전기차 판매량은 2022년 9월 처음으로 하이브리드를 앞섰지만 두 달 뒤 다시 역전되며 이후 전기차 수요 둔화, 이른바 캐즘 국면이 이어졌다. 하이브리드는 충전 인프라 부담이 없으면서도 연비 개선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장점으로 여전히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 판매는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가며 친환경차 시장의 핵심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유가가 전기차에 대한 관심을 다시 끌어올린 것은 분명하지만 캐즘을 완전히 벗어났다고 단정하기에는 아직 변수들이 남아 있다"며 "보조금 축소 이후에도 수요가 유지될지, 충전 인프라 확대와 중고차 잔존가치 문제 등이 어떻게 해소될지가 향후 시장 흐름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