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3사 기술 수장 “AI R&D 혁신으로 캐즘 돌파” 한목소리 [인터배터리 2026]

권제인 2026. 3. 1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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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사 기술 수장 ‘더 배터리컨퍼런스’ 기조연설
LG엔솔 “30년 쌓은 기술력 AX 토대 될 것”
삼성SDI “데이터센터·로봇이 핵심 동력”
SK온 “AI로 배터리 안전 예방·보호·예측까지”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최고기술책임자(CTO)가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6’의 부대행사 ‘더 배터리 컨퍼런스’에서 강연하고 있다. 권제인 기자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극복을 위한 핵심 키워드로 ‘인공지능(AI)’을 제시했다. AI의 발전으로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와 ‘피지컬 AI’ 로봇 등 배터리 사용처가 다양해지는 가운데 배터리 연구개발(R&D) 과정에 AI 에이전트를 도입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최고기술책임자(CTO)는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인터배터리 2026’의 부대 행사인 ‘더 배터리컨퍼런스’에서 “30여 년간 쌓아온 기술 자산으로 AI 전환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 CTO는 “LG에너지솔루션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배터리 디벨롭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있다”며 “소재 개발부터 견적요청서(RFQ) 대응, 시험 결과 분석 및 보고서 작성까지 AI 에이전트가 반복된 작업을 대체하고, 사람은 판단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미래의 R&D 방식”이라고 말했다.

특히, 30년간 쌓아온 특허와 기술자산을 기반으로 LG에너지솔루션이 AI 전환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CTO는 “소재, 셀, 팩, BMS 등 배터리 전 영역에서 특허의 양과 질 모두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하다”며 “이러한 기반이 있기에 LG에너지솔루션을 ‘오리지널 이노베이터(Original Innovator)’ 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용락 삼성SDI 연구소장이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6’의 부대행사 ‘더 배터리 컨퍼런스’에서 강연하고 있다. 권제인 기자

삼성SDI는 배터리 산업의 새로운 핵심 동력으로 ‘AI 데이터센터’와 ‘피지컬 AI’를 꼽았다. 주용락 삼성SDI 연구소장은 “올해 삼성SDI의 주제는 ‘AI가 상상하고 배터리가 이를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라며 “배터리 산업은 전기차로 개화했지만, 데이터센터와 로보틱스, 도심항공교통(UAM)까지 AI가 다양한 사용처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주 연구소장은 변화하는 시장 구조에 대응하기 위해 각 사용처의 특성에 맞춰 다양한 차세대 배터리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수명과 안전성이 중요한 ESS는 기존 삼원계와 함께 리튬인산철(LFP) 및 나트륨(Na-ion) 배터리를, 출력과 안전성이 관건인 로봇은 전고체 배터리를 각각 적용하고, UAM은 리튬황 전고체 배터리와 리튬메탈 배터리를 준비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주 연구소장은 “로봇 분야는 2035년, 2040년이 돼야 시장이 개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ESS처럼 예상보다 빠르게 기술이 발전할 수도 있다”며 “가격보다 성능이 중요한 분야인 만큼 고부가가치 배터리가 사용될 수 있는 매력적인 산업”이라고 말했다.

박기수 SK온 미래기술원장이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6’의 부대행사 ‘더 배터리 컨퍼런스’에서 강연하고 있다. 권제인 기자

박기수 SK온 미래기술원장은 AI를 기반으로 배터리 안전성을 강화한 ‘3P-제로’ 전략을 발표했다. 3P-제로 전략은 배터리 안전을 ▷위험 요인을 사전에 제거하는 ‘예방(Prevent)’ ▷이상 상황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보호(Protect)’ ▷AI 기반 위험 ‘예측(Predict)’ 등 세 가지 축으로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예방’ 전략에서는 셀 내부 화재 위험을 낮추는 소재 기술이 적용된다. 셀 포메이션 과정에서 독자 개발한 첨가제를 통해 인공 전해질 계면층(SEI)을 형성하고 가스 발생을 억제한다. 전극 계면에는 열 차단층을 형성해 안정성을 높였다. 또 난연 분리막과 난연 용매 기반 불연성 전해액을 적용해 극한 환경에서도 화재 가능성을 낮추는 기술을 개발했다.

‘보호’ 전략에서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기반 이상 진단과 구조 설계를 결합한 ‘세이프가드 시스템’을 적용한다. 저항·용량·내부 단락 등의 이상을 감지하고 셀 간 편차를 줄여 배터리 성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아울러 SK온은 난연성 충진제를 적용해 파우치 셀의 가스가 지정된 경로로 배출되도록 설계했으며, 열관리 효율을 높이는 다양한 시스템을 도입했다.

‘예측’ 전략에서는 AI 기술을 활용한 배터리 개발·제조 혁신이 핵심이다. SK온은 소재 개발부터 제조 공정까지 AI 기반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연구개발 단계에서는 데이터 기반 학습을 통해 실제 셀 제작 없이도 성능을 예측하고, 제조 공정에서는 비전 AI를 활용해 높은 정확도로 불량을 검출한다.

박 원장은 “AI가 많은 데이터를 가공하고, 반영함으로써 위험을 예방하고, 보호하고, 예측하는 데 필요한 수고를 크게 줄여주고 있다”며 “배터리는 결국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야 성장하는 산업이며, 개발자가 직접 사용해도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배터리를 만드는 것이 SK온의 기술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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