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톱 든 91세 조각가’ 김윤신…“나와 재료 하나돼야 작품이란 또 하나가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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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골이 옹근 나무 조각에서 꿈틀대는 자연의 파동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진한 고동색 통나무를 전기톱으로 깎고 다듬어, 하나의 뼈대에 기하학적 덩어리들을 붙인 모양새다.
아르헨티나와 멕시코를 오가며 작업한 각양각색의 나무 조각과 오닉스(onyx·천연광물 '마노'의 일종) 조각은, 지극히 한국적이면서도 동시에 묘하게 이국적인 인상을 풍긴다.
작가의 발이 묶였던 팬데믹 기간, 쓰다 남은 나무 조각과 폐자재를 모아 만든 알록달록한 조각들은 하나로 줄지어 진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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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미술관에서 만난 작가는 이 작품을 만들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내가 나무가 되고, 나무가 내가 되는 순간을 기다렸어요. 그러다가 정신이 깨끗해진 때 톱을 들고 자르기 시작했죠. 이국의 나무는 톱이 튕길 정도로 단단했기에 나무와 톱, 내가 하나 돼야 뜻하는 대로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전시는 1960년대 프랑스 유학 시절의 석판화부터, 조각에 회화를 적극적으로 결합한 최근작까지를 아우른다. 아르헨티나와 멕시코를 오가며 작업한 각양각색의 나무 조각과 오닉스(onyx·천연광물 ‘마노’의 일종) 조각은, 지극히 한국적이면서도 동시에 묘하게 이국적인 인상을 풍긴다. 전시를 기획한 태현선 수석 큐레이터는 “김 작가는 한국적 감성과 동양적 사유를 토대로 남미의 자연과 문화를 흡수하며 독자적 세계를 구축했다”며 “톱질과 망치질로 가득한 그의 조각에서 ‘작가’의 존재를 느낄 수 있는데, 이는 요즘의 미술에서 점점 귀해지는 경험”이라고 했다.

혼신을 담아 재료의 본연에 다가간 그의 작품들을 보노라면 절로 겸허해진다. 작업을 해야만 숨통이 트인다는 김 작가는 벌써 구순(九旬)을 넘겼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그가 주목받은 건 불과 3년 전 개인전을 열고 나서였다.
“고국에 돌아와 지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리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하늘이 허락한 일입니다.” 6월 28일까지.
용인=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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