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룡, 끝없는 도덕적 해이···과거엔 ‘음주측정 거부’
술타기 의혹 전면으로 부인해
과거에 음주 측정 거부한 전력

배우 이재룡이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내고 도주한 뒤 이른바 ‘술타기’(사고 후 추가 음주) 수법으로 처벌을 피하려 한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비판에 직면했다. 2003년 음주 측정 거부로 수사망을 빠져나갔던 그가 또다시 시스템의 허점을 악용한 꼼수를 부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재룡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과 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이재룡은 지난 6일 오후 11시쯤 서울 강남구 삼성중앙역 인근에서 차량을 몰다 중앙분리대를 연쇄 추돌한 뒤 현장을 이탈했다.
경찰은 사고 약 3시간 만인 7일 오전 2시쯤 지인의 자택에서 이재룡을 검거했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준(0.03%~0.08%)이었다.
당초 이재룡은 적발 직후 “운전 당시에는 음주 상태는 아니었고 사고 후 지인 집에서 술을 마셨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후 이재룡은 “사고 전 3차례 모임이 있었고, 마지막 저녁 식사 자리에서 소주 4잔을 마셨다”는 취지로 진술을 번복했다. 즉 음주운전 사고 직후에는 소주 4잔만을 마셨다는 것이다.
이재룡은 사고 후 술을 추가로 마셨다고 진술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는 “사고 후 차량을 자택에 주차하고 택시로 지인 집까지 이동해 알코올 함량 20% 이상 증류주를 맥주잔 한 잔 정도 마셨다”고 했다.
도주 직후 지인의 집에서 도수가 높은 증류주를 마신 것에 대해서는 “원래 예정된 약속이었을 뿐, 음주 측정을 방해할 목적의 ‘술타기’는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재룡의 주장이 위드마크 공식 역산을 무력화하려는 전형적인 ‘사법 방해’ 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고 전 음주량을 최소화(소주 4잔)하고, 검거 당시 알코올 수치를 사고 후 마신 증류주 탓으로 돌리면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처벌 기준(0.03%) 미달로 계산될 수 있는 법적 맹점을 교묘하게 파고 들었다는 것이다.
사고 인지 여부에 대한 해명도 대중의 분노를 키웠다. 이재룡이 들이받은 중앙분리대는 수십 미터가 파손됐음에도 불구하고 이재룡은 “가드레일 충돌을 인지하지 못했다” “차량에 기스 정도 난 줄 알았다” 등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음주운전을 부인하고 진술을 번복했다는 점도 여론을 악화시켰다는 지적이다.
이재룡의 이러한 도덕적 해이는 과거 전력과 맞물려 있다.
이재룡은 2003년 3월 20일 오전 0시 20분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인근에서 아내 유호정 명의 벤츠 승용차를 몰고 차선을 변경하다 영업용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이재룡에게서 술 냄새가 강하게 나자 3차례에 걸쳐 음주 측정을 요구했으나 이재룡은 이를 끝까지 거부해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고 운전면허가 취소된 전력이 있다.
경찰의 요구를 묵살하고 정확한 알코올농도 수치 측정을 피했던 23년 전의 방식이, 이번에는 사고 현장을 이탈한 뒤 추가로 술을 마셔 경찰의 수사 역산을 방해했다는 ‘술타기’ 의혹으로 한층 더 교묘하게 진화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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