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급등·중동 불안 겹쳤는데… 노란봉투법에 건설업계 ‘노심초사’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10일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산업 현장의 노사 관계에도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건설업계에서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공사비 급등에 최근 중동 불안 이슈까지 겹치며 업황이 악화된 상황에서 이번 법 시행이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원청 기업의 사용자 책임 범위를 확대하고, 하청 노동조합이 원청 기업과 직접 교섭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건설업은 원청 건설사와 다수의 하도급 업체가 참여하는 대표적인 산업 구조다. 개정법 시행 이후 하청 노조가 원청 시공사를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어날 경우 건설 현장에서 노사 갈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건설 현장은 공정이 복잡하게 연결돼 있어 특정 공정에서 작업 중단이나 파업 등이 발생할 경우 전체 공사 일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한 공정이 지연되면 후속 공정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건설업계는 이미 공급 지표 감소와 공사비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 인허가는 37만9834가구로 전년 대비 12.7% 감소했다. 준공은 34만2399가구로 17.8%, 분양은 19만8373가구로 14.1% 줄어드는 등 주택 공급 선행지표 전반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공사비 상승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 일부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의 경우 공사비가 3.3㎡당 1000만원 수준까지 오르며 사업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건설 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이 이어지며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공사비 증액 갈등도 지속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중동 지역 긴장 고조 등 국제 정세 불안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원유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건설 장비 연료비와 운송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석유화학 기반 건자재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노란봉투법 시행은 또 하나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청 노동조합이 원청 건설사를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어날 경우 현장 노사 갈등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쟁의행위가 발생할 경우 공정 차질과 공사 지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공사 기간이 늘어나면 금융비용 증가와 공사비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현장에서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사 기간이 길어질 경우 금융비 부담이 커지고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증액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는 복합적인 악재 속에서 노란봉투법이 건설 산업 전반과 정비사업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현장은 본 시공사 외에도 수십 개 하청 업체가 공정을 나눠 진행하는 구조라 노사 갈등 등이 발생할 경우 공정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교섭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공사 지연과 공사비 증가 등으로 이어지며 부담이 더욱 가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홍승표 기자 spho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