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패가망신 1호'…1000억원 동원 개미들 농락
금융회사 대출·법인자금 동원해 시세조종…유통물량 3분의1 장악
자기주식 신탁까지 활용해 주가 관리…'원스트라이크 아웃' 조치

금융위원회 합동대응단이 출범 이후 첫 사건으로 대규모 주가조작 세력을 적발했다. 재력가와 금융 전문가 등이 법인 자금과 금융회사 대출을 동원해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하고 장기간 시세조종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당국은 검찰 고발과 함께 과징금 및 금융투자상품 거래 제한 등 강력한 제재를 추진할 방침이다.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는 11일 제5차 정례회의에서 종합병원·대형학원 등을 운영하는 재력가와 자산운용사 임원, 금융회사 지점장, 소액주주 운동가 등 개인 11명과 관련 법인 4개사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시세조종 금지(제176조)와 부정거래 금지(제178조) 규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금융당국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거래량이 적은 특정 종목을 표적으로 삼아 주가조작을 계획했다. 이후 자신들이 운영하는 법인 자금과 금융회사 대출 등을 동원해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마련하고 유통물량의 상당 부분을 확보해 시장을 사실상 장악했다. 실제로 이들의 매수 주문량은 전체 시장 거래량의 약 3분의1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가장매매와 통정매매, 고가매수, 허수매수, 시가·종가 관여 등 다양한 시세조종 수법을 사용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장기간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뒤 투자자를 유인하는 구조를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혐의자들은 A사 임원과 B증권사 직원을 포섭해 소액주주운동을 명분으로 회사 경영진을 압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B증권사와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하도록 유도하고 포섭한 임원과 증권사 직원을 통해 신탁계좌에서 자사주 매수 주문을 자신들의 의도대로 제출하도록 했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방식으로 회사의 자기주식 신탁을 활용해 주가를 관리하고 투자자들을 유인했다고 설명했다.
주가가 상승하자 이들은 보유 주식 일부를 고가에 매도해 차익을 실현했다. 이후 확보한 자금으로 동일 종목에 대한 시세조종을 계속하는 동시에 유사한 특징을 가진 또 다른 종목까지 추가로 조작 대상으로 삼았다.
합동대응단의 지급정지 조치와 압수수색이 이뤄지면서 진행 중이던 불공정거래 행위는 중단됐다. 금융위는 이번 사건에 대해 "정부 국정과제인 주가조작 근절을 위해 출범한 합동대응단의 첫 사건"이라며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가 긴밀히 협업해 조사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는 지급정지 조치가 처음 적용돼 부당이득 환수 재원을 확보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금융당국은 조사 과정에서 추가적인 불공정거래 행위를 적발하는 성과도 거뒀다.
금융위는 향후 검찰 수사에도 적극 협조할 방침이다. 또한 부당이득의 최대 2배 과징금 부과와 금융투자상품 거래 제한, 임원 선임 제한 등 행정제재를 적극 적용해 혐의자들이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되도록 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이번 사건이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는 경각심을 주는 사례가 되도록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수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조치 대상자와 종목명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신고는 금융위와 금감원, 한국거래소를 통해 접수할 수 있다.
박경보 기자 pkb@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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