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노조·인사혁신처, 후생 복지 증진을 위해 설립 추진 기획처 반대 속 관련 법안, 소위에 안건조차 올라가지 않아
사진=뉴스1
공무원 노조와 인사혁신처가 후생 복지 증진을 위한 국가직공제회 설립을 추진 중인 가운데 예산권을 쥔 기획예산처가 이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파악됐다. 관련 입법마저 지지부진하면서 공제회 신규 설립에 사실상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관가 등에 따르면 최근 인사혁신처가 기획예산처에 국가직공제회 설립에 대한 의견을 조회했으나 기획처가 예산 낭비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사회적 공감대가 미흡한 상황에서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초기 설립금 등 예산당국과 긴밀합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지만 첫 발을 떼기 전에 암초를 만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미 행정안전부 공무원들은 지방행정공제회에 가입하고 있는 상태라 다른 부처 공무원들이 들어가는 게 무리는 아니다"라며 "행정공제회가 잘 돌아가고 있어 같이 하는 게 효율적이고 원활한데, 무분별하게 조직들을 늘려나가면 모두 공제회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8월 인사처와 행정부교섭노조대표단은 단체협약을 체결함에 따라 국가직공제회 설립을 위한 노사공동 논의기구를 운영 중이다. 군인·경찰·교원공무원과 지방자치단체 소속 지방공무원 등은 별도 공제회를 두고 있지만 국가공무원만 없는 상태다. 국가직공제회가 설립될 경우 예상 회원은 행정부만 13만명, 헌법기관까지 더하면 16만명으로 추산된다.
탁현우 한국교통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직 사회의 급격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공무원의 삶의 질을 보장하기 위해 별도 설립이 필요하다"며 "소득 공백을 메우고 공직 경쟁력 강화, 이직 방지, 맞춤형 복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타 공제회와 형평성을 맞추는 게 고려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논의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 국가직공제회법을 별도 제정하거나 기존 행정공제회에 통합되는 식이다. 현재 국회에는 중앙부처, 국회직, 검찰직, 법원직 등 기존 공제회 혜택을 받지 못했던 모든 국가직공무원들이 제도적 보호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관련 법안이 발의돼 있다. 다만 법안 심사가 후순위로 밀리면서 소위 안건조차 상정되지 않아 논의는 멈춰선 상태다.
부처 간 물밑 조율마저 난항을 겪으면서 국가직공제회 설립에 제동이 걸릴 거란 관측이 나온다. 인사처 관계자는 "행안부, 교육부, 경찰청 등에 설립 당시 어떻게 출범했고 운영 자금 마련 등 자료를 요청한 상태"라며 "기획처 등 관계부처 동의가 필요한데 법안 논의 과정에서 초기 자금을 국가에서 지원할지 말지 논의가 계속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직공무원 편입 가능성에 행정공제회 내부에선 우려와 기대 섞인 목소리가 동시에 나온다. 한 행정공제회 관계자는 "기존 회원들의 반발이 있을거라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운영 부분에서는 파이가 커지니까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