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공정위, 제주 시중 주유소 현장조사 실시

최상현 기자 2026. 3. 1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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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경유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 /제공=뉴스1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주 지역 시중 주유소 여러 곳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담합을 통해 기름값을 급격하게 올렸다는 혐의다. 다만 제주도는 지리적 여건상 육지보다 재고가 빠듯하다는 특수성도 배제할 수 없는 지역이다. 이를 두고 공정위가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을 앞두고 휘발유와 경유값 폭등을 우려하는 민심 달래기용 조사에 나섰다는 지적도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광주지방사무소는 전날 제주 지역 주유소들에 조사관을 보내 휴대폰과 장부, 재무제표 등을 확보했다.

공정위는 이들 주유소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을 틈타, 기름값을 짜고 올린 게 아닌지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날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제주도 휘발유 가격은 리터(ℓ)당 1907원으로 전국 평균(1905원)보다 2원가량 높다. 경유는 ℓ당 1967원으로 전국 평균(1930원)을 37원가량 상회한다.

하지만 제주는 이란-이스라엘 전쟁이 발발하기 전에도 타 지역 대비 기름값이 높게 유지되는 추세를 보여왔다. 작년 3월 2일 기준 제주 경유 가격은 ℓ당 1625원으로 전국 평균(1565원) 대비 60원 높았고, 휘발유 역시 ℓ당 1759원으로 전국(1700원)보다 59원 높았다.

한 주유소 업계 관계자는 “제주는 암반 지역이 많아 주유소들의 저장 용량이 적은 편인데다 출하소도 하나 뿐이라 수급이 제한적”이라며 “해안 일주도로를 따라 주유소가 늘어서 있어 자발적인 가격 동조화 경향도 강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5일 청와대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시중 주유소 기름값 상승에 대해 “국민 경제의 혼란을 조장해 이익을 취하려는 세력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를 제재할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란 전쟁으로 인한 국제 유가 인상분이 반영되지 않은 재고 물량(전쟁전 들여온 재고)에 대해서도 시중 주유소들이 가격을 높여받고 있다는 취지다. 그러나 주유소 업계에서는 “국내 유류 공급가는 싱가포르 국제유가(MOPS)와 실시간으로 연동된다”며 “정유사에서 공급가를 올린 만큼 시중가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9일 SK에너지, GS칼텍스, S-OIL,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의 석유 제품 가격 담합 혐의에 대한 현장조사에도 착수했다. 이를 두고 공정위가 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보여주기식' 조사에 나섰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공정위 관계자는 “조사 중인 사안에 대해 확인하거나 언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최상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