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산물 덮밥에 해산물이 없네요”…오징어 베어 물었더니 곤약이었다

이승훈 특파원(thoth@mk.co.kr) 2026. 3. 1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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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대 식음료 박람회
도쿄 국제식품·음료전 2026
덮밥 위 해산물 원재료는 곤약
콩과향신료로 돈코츠라멘 육수
한국관은 간편식 라인업 강화
인기 냉동식품 별도전시 눈길
아시아 최대 식음료 박람회인 ‘국제 식품·음료전시회(FOODEX JAPAN 2026)’ 이 열리는 도쿄 빅사이트 전시장 [도쿄 이승훈 특파원]
“카이센동(해산물덮밥) 드시고 가세요. 영양가 풍부한 제품입니다.”

지난 10일 도쿄 빅사이트에서 개막한 아시아 최대 식음료 박람회인 ‘국제 식품·음료전시회(FOODEX JAPAN 2026)’ 행사장. 음식 스타트업이 모여있는 공간을 지나가는데 행사장 관계자가 기자의 앞에 불쑥 카이센동을 건넸다.

카이센동에는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참치와 연어, 오징어 등이 담겨있었다. 참치의 붉은색과 연어의 주황색, 오징어의 흰색이 선명해 누가 봐도 해산물이 틀림없었다. 한 입 베어 물자 맛도 비슷했다. 오징어의 경우 식감도 쫀득했다.

기자가 ‘맛있다’고 엄지를 치켜올리자, 관계자는 웃으며 “모두 곤약으로 만든 제품”이라고 말했다. 생선 대신에 같은 식감과 맛을 구현한 대체식품인 것이다. 이 관계자는 “곤약은 영양가도 높고 해산물과 달리 가격 변동이 크게 없다”며 “어린이나 고령자도 쉽게 씹어서 넘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형태의 모나카를 전시한 일본 제과 업체 [도쿄 이승훈 특파원]
스위시·크래프트 스낵 등이 키워드
전 세계 80개국·지역에서 3000여 업체가 참가한 올해 전시회는 다양한 대체식품이 소개됐다. 곤약으로 만든 해산물 외에도 돈코츠라멘(돼지뼈육수라면)의 육수를 고기를 사용하지 않고, 콩과 다양한 향신료로 똑같은 맛을 낸 수프도 등장했다.

행사를 주최한 일본능률협회는 올해 전시회의 키위드로 스위시, 크래프트 스낵, 프리미엄 인스턴트 등 3개를 꼽았다. 최근 일본 소셜네트워크(SNS)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인 스위시(Swicy)는 스위트(Sweet·달콤)와 스파이시(Spicy·매콤)를 조합한 단어다.

단맛 속에서 의외의 자극적인 맛이 숨어있는 스위스 제품은 스낵과 조미료 등의 분야에서 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초창기 스위시 제품으로는 한국의 양념치킨, 태국의 스위트 칠리 소스, 초콜릿이 들어간 멕시코 고추 소스인 몰레 포블라노 등이 꼽힌다. 최근의 제품군은 한층 더 진화해 다양한 스낵이나 냉동식으로도 확장중이다.

다양한 스낵 종류를 전면에 내세운 대만 전시관 [도쿄 이승훈 특파원]
개성을 살린 ‘크래프트 스낵’도 주목받는 키워드다. 실제로 전시장 곳곳에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 스낵을 찾아볼 수 있었다. 멕시코 전시관의 경우 우리가 흔히 먹는 나초칩을 다양한 재료로 구성한 제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프리미엄 인스턴트’ 또한 이번 전시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제품이었다. 기존 일본인의 관점에서는 인스턴트 제품은 ‘간편하지만 질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강했다. 이를 바꾸고 있는 것이 ‘간편하면서도 질 좋은’ 프리미엄 인스턴트 제품이다.

최근 일본 TV 프로그램에서 이탈리아인 요리사가 프리미엄 인스턴트와 실제 조리한 제품을 구별하지 못하는 내용이 방송될 정도로, 인스턴트 제품의 질이 올라왔다는 평가다.

전시장 중심에 1053㎡ 면적으로 부스를 꾸민 한국관 [도쿄 이승훈 특파원]
간편식·건강식·냉동식 앞세운 한국관
‘한류’ 붐을 타고 인기를 얻고 있는 한식도 전시장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관에서 볼 수 있었다. 1053㎡ 면적에 75개 업체가 97개의 부스를 꾸렸다. 지난해 1억100만달러(약 1480억원)의 수출 상담을 했는데, 올해는 1억600만 달러(약 1550억원)가 목표다.

한국관을 운영하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일본지역본부의 정현철 본부장은 “올해는 간편식품과 건강식품, 냉동식품의 세 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제품을 전시했다”며 “올해 처음으로 슈퍼마켓을 본뜬 냉동식품 전용 코너를 만들어 일본유통회사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본 슈퍼마켓의 냉동 제품 코너처럼 꾸민 한국관 냉동식품 전시공간을 일본인 바이어가 둘러보고 있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일본 냉동식품 시장은 최근 10년간 급격히 커지고 있다. 일손 부족과 인건비 상승으로 식당에서는 채소를 손질하지 않고 바로 쓸 수 있는 냉동 채소를 선호하고 있다. ‘코스파(가성비)’와 ‘타이파(시간효율)’를 중시하는 소비트렌드 확산으로 바로 조리해서 먹을 수 있는 제품도 인기다.

조대성 aT 동경지사 부장은 “매출 1위인 냉동 만두를 필두로 김밥과 부침개, 치즈볼, 핫도그, 잡채 등 다양한 냉동제품을 소개하고 있다”며 “감자빵과 호떡 등 디저트류와 육개장·된장국 등의 블록형 동결건조 국물 제품도 일본 바이어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해외 식품 수입에 있어서 까다로운 나라다. 한국산 고기는 기본적으로 수입이 안 되고, 제품을 담은 용기 또한 성분을 꼼꼼히 검사한 뒤에 수입을 결정한다. 이들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우리나라 식품 제품이 기술력을 높이면서, 일본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동남아시아 등으로의 수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전략 수출 제품을 따로 전시한 ‘넥스트 K-푸드’ 전시 공간 [도쿄 이승훈 특파원]
조대성 부장은 “현재 엔저 심화로 한국 식품의 경쟁력이 약화된 상황이지만 100엔당 원화값이 1000엔대만 유지하면 가격 경쟁력 회복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이는 일본 유통업체가 요구하는 간편식·냉동식품의 적정 소비자가격 기준인 500엔 미만을 맞출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aT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넥스트 K-푸드’ 전략 아래 그동안 수출되지 않았던 제품을 별도로 전시했다. 과일에서는 참외 수출을 재개하고, 그동안 부진했던 파프리카 수출도 늘린다. 특히 일본 고령층을 겨냥한 건강식에서도 시장 침투를 하겠다는 각오다.

젊은 여성들에게 건강음료로 인기를 끌고 있는 티젠 콤부차를 시음하고 있는 외국인 참가자들. [도쿄 이승훈 특파원]
정현철 본부장은 “고령자가 손쉽게 조리할 수 있는 냉동 영양식과 함께 여성들을 타겟으로 한 건강음료 등 다양한 영역으로 제품군을 넓히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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