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사는 남자’ 임은정 제작자 “‘호랑이 CG’ 재촬영키로…관객들이 만들어준 기회니까요”

“요즘 선배 제작자, 거장 감독님, 그리고 데뷔를 바라고 있는 감독 지망생까지…영화계 모두에게서 인사를 받고 있어요.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영화의 미래 세대를 위한 기회를 열었다고 축하해 주세요. 제가 그런 기회를 만드는데 일조를 했다니, 너무나 뿌듯합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1000만 관객을 채우고 이어서 1200만명을 목전에 둔 11일 오전, 영화를 제작한 임은정(사진) 온다웍스 대표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2023년 제작사를 차린 후 처음 내놓은 영화가 침체에 빠진 충무로를 넘어, 전국을 들썩이는 대박 영화가 되면서, 임 대표를 향한 관심도 뜨겁다.
임 대표가 ‘왕과 사는 남자’와 함께한 시간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단종이 이 마을에 유배 온 후 물난리가 났다’는 한 줄의 기록에서부터 기획을 시작했고, ‘박열’, ‘리틀 포레스트’ 등을 쓴 황성구 작가와 함께 시나리오 작업을 해 2020년에 초고를 완성했다. 하지만 당시 임 대표가 재직 중이던 CJ에서는 제작기회를 잡지 못했다.
임 대표는 “제가 제안을 해서 시작한거라 황 작가님도 다른 제작사로 가지 않고 기다려주시기로 했다”며 “그래서 저도 ‘회사 안이 됐든 밖이 됐든 5년 내에 다시 시도를 해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2023년 4월에 퇴사를 하고 직접 제작사를 차렸다. 황 작가와 다시 만나 4개월 간의 각색 작업을 거쳐 8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연출자를 찾기 시작했다. BA엔터테인먼트(‘왕과 사는 남자’ 공동제작사) 장원석 대표에게 장항준 감독을 생각하고 있다는 뜻을 비쳤다.
“그런데 장 대표님이 1차적으로 거절하셨어요.(웃음) 장 감독님하고 앞서 영화 ‘리바운드’를 작업했는데, 흥행이 잘 안되어서 이젠 좀 상업적으로 성공하는 작품을 해야한다는거예요. 그런데 ‘왕과 사는 남자’는 사극이고 또 결말이 비극이라 좀 그렇다는거죠.”
하지만 당시 쇼박스 투자팀에서 제작에 힘을 실어주면서, 임 대표는 원래의 계획대로 장 감독에게 다시 제안을 했할 수 있었다.
‘왕과 사는 남자’ 이전에 사극 경험도 없었던 장 감독과 함께 해야만 했던 이유에 대해선 “배급사에서 일할 때 투자팀, 기획팀에서 오래 일했다. 그 시절에 장 감독님 글을 많이 보면서 각본가로서의 재능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뿐만아니라 연출자로서도 준수한 작품을 만들었다. ‘기억의 밤’은 웰메이드고, ‘리바운드’는 흥행은 못했지만 기술적으로 좋은 영화”라며 “또 이번 영화는 실존 인물을 대하는 마음과 방식이 정말 중요한데, 이에 대해 장 감독님은 독보적”이라고 칭찬했다.
1000만 영화 치고는 여러번 언급되고 있는 ‘호랑이 CG’를 포함해 완성도에 빈틈이 많다는 평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크랭크인하기 두 달 전에, 이미 저랑 감독님, 장 대표님, 촬영감독님, 미술감독님 등 헤드스태프들은 제작비 상황에 대해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죠. 그런데 아무래도 영화판 상황이 좋지 않아서, 어찌됐든 제작이 결정된 것도 요즘 정말 잡기 힘든 기회이니까,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내보자고 다독였어요. 그런데 결과론적으로 1000만 영화가 되고 나니, ‘아 그때 돈 좀만 더 쓸 걸’하는 생각이 솔직히 들더라고요.“
그래서 결국, ‘왕과 사는 남자’는 이례적으로 CG 장면을 재촬영한다. 임 대표는 “관객분들이 만들어준 기회”라며 “돈 좀 벌었고, 배급사와도 공감대를 형성했고, 이제 영원히 바꿀 수 없는 단계로 넘어가니까 그 전에 교체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왕과 사는 남자’의 힘으로 새 작품도 빠르게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황 작가와 다시 의기투합해 시나리오 작업을 한 사극액션 장르 영화(감독 안태진), 그리고 경성을 배경으로 한 장르물(감독 김의석) 두 개가 차기작 물망에 올라있다.
“현대극을 만들면, 특정 누군가를 바로 떠올리게 되어서 조심하는 부분이 있어요. 그런데 역사물이나 시대극은 좀 더 자유롭게 인물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제작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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