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 인생 바뀌는 날…미쉐린 별점이 궁금해

미쉐린 가이드는 5일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에서 ‘미쉐린 가이드 서울·부산 2026’ 레스토랑 셀렉션을 공개했다. 올해 가이드에는 미쉐린 스타와 빕 구르망, 셀렉티드를 포함해 총 233곳이 이름을 올렸다. 서울 178곳, 부산 55곳이다. 미식 지도가 다시 한번 업데이트됐다.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은 46곳이 선정됐다. 서울 42곳, 부산 4곳이다. 국내 유일의 최고 등급인 3스타는 강민구 셰프의 ‘밍글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성에 성공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밍글스는 한국 식재료와 전통 조리법을 활용한 요리를 내며 국내 파인 다이닝을 대표하는 레스토랑으로 꼽힌다. 미쉐린은 “한국 전통의 미학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내 완성도 높은 미식 경험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2스타 레스토랑은 서울에서 10곳이 선정됐다. 박경재 셰프의 ‘소수헌’은 1스타에서 2스타로 올라섰다. 안성재 셰프의 ‘모수’도 재개장 이후 다시 평가를 받아 2스타로 돌아왔다. 1스타 레스토랑은 서울 31곳, 부산 4곳이다. 서울에서는 ‘가겐 바이 최준호’, ‘레스토랑 주은’, ‘하쿠시’, ‘꼴라쥬’, ‘기와강’, ‘레스토랑 산’, ‘스시 카네사카’ 등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부산에서는 ‘모리’, ‘팔레트’, ‘피오또’가 1스타를 유지했고 ‘르도헤’가 처음 선정됐다. 고배를 마신 곳도 있다. 지난해 1스타였던 후덕죽 셰프의 ‘호빈’은 이번 가이드에서 별을 잃고 셀렉티드로 내려갔다. 방송을 통해 대중에게 친숙한 이름이 됐지만 미쉐린의 평가는 냉정했다.
호텔 레스토랑의 하락세도 눈에 띄었다. 서울에서 미쉐린 스타를 받은 호텔 레스토랑은 6곳. 서울신라호텔의 ‘라연’이 2스타를 유지했고 포시즌스 호텔 서울 ‘유유안’, 조선 팰리스 ‘이타닉 가든’, 레스케이프 ‘라망 시크레’,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스시 카네사카’, 아난티 앳 강남 ‘꼴라쥬’가 1스타에 이름을 올렸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스시 카네사카’는 일본 미쉐린 스타 스시 브랜드 카네사카 그룹과 협업해 만든 오마카세 레스토랑이다. 개장 약 1년3개월 만에 1스타를 따냈다. 속도가 꽤 빠르다.


미쉐린 가이드는 프랑스 타이어 회사 미쉐린이 1900년에 만든 여행 안내서에서 출발했다. 자동차 운전자들에게 숙박 시설과 식당 정보를 알려 더 많은 여행을 하게 하려는 목적이었다. 여행이 늘면 타이어도 더 많이 팔릴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 작은 여행 안내서였던 이 책은 시간이 흐르면서 레스토랑 평가 중심의 미식 가이드로 자리 잡았고, 지금은 전 세계 미식 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영향력 있는 평가서가 됐다.
미쉐린이 레스토랑에 별점을 매기기 시작한 것은 1926년부터였다. 1931년 지금과 같은 3단계 별 등급 체계가 정착했다. 별의 의미는 명확하게 정해져 있다. 1스타는 ‘요리가 매우 훌륭해 들러볼 가치가 있는 레스토랑’, 2스타는 ‘멀리 돌아가서라도 방문할 가치가 있는 레스토랑’, 3스타는 ‘요리를 위해 특별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곳’이다. 물론 이왕이면 미쉐린 타이어를 장착한 차량으로 이동하면 더 좋겠지만.
평가 기준은 재료의 질, 조리 기술, 셰프의 개성, 맛의 조화, 그리고 요리의 일관성이다. 식당의 인테리어나 서비스, 유명세는 핵심 기준이 아니다. 평가는 ‘미쉐린 인스펙터’라는 익명의 평가단이 맡는다. 이들은 일반 손님처럼 예약해 식당을 방문하고 여러 차례 식사를 한 뒤 내부 토론을 거쳐 등급을 결정한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도 있다. 가격은 기준이 아니다. 작은 식당, 심지어 길거리 음식점도 별점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태국 방콕의 노점 ‘제이파이’가 1스타를 받은 사례가 있다. 별은 셰프가 아니라 레스토랑에 부여된다. 한번 별을 받으면 계속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매년 재평가 한다.
이로 인해 미쉐린 별은 최고의 영예로 여겨지지만 동시에 어마어마한 압박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어떤 셰프는 별을 유지해야 하는 부담을 벗어나고자 아예 평가에서 빼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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