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레인지에 절대 돌리지 마라”…발암물질 뿜어내는 우리 집 주방 용품의 정체 [헬시타임]
플라스틱 용기·화학 세제 등 사용 줄여야

집에서 무심코 사용하는 주방 용품과 청소 습관이 암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최근 영국 매체 ‘더 미러’에 따르면 영국 레스터 ‘더 헬스 스위트(The Health Suite)’ 소속 가정의학과 전문의 아시야 마울라 박사는 집 안에서 몇 가지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암 발병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상 속 발암 위험 요인을 인지하고, 체내에 쌓이는 ‘전체적인 독성 부하(Toxic Load)’를 줄여나가라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곳은 주방이다. 남은 반찬을 보관하는 플라스틱 밀폐 용기, 생수 페트병, 일회용 비닐랩 등은 우리에게 편리함을 주지만 건강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마울라 박사는 플라스틱이 마모되거나 특히 열이 가해질 때 스며 나오는 화학물질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일부 플라스틱에서 나오는 환경호르몬(내분비계 교란 물질)은 체내 호르몬 신호 전달 체계를 방해한다”고 설명했다. 호르몬은 세포의 성장과 분열을 조절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이 과정이 장기간 교란되면 유방암, 전립선암 등 호르몬 관련 암의 발병 위험이 덩달아 치솟게 된다. 마울라 박사는 “음식을 데울 때 플라스틱 용기 채로 전자레인지에 넣는 행동은 절대 피해야 한다”며 “보관 용기 자체를 유리나 도자기,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로 점진적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미세먼지 때문에 창문을 꼭꼭 닫고 지내는 현대인들에게 마울라 박사는 “때로는 실내 공기가 실외 공기보다 훨씬 더 오염되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방에서 요리할 때 발생하는 연기(조리 흄), 향초, 방향제, 에어로졸 스프레이 등은 실내 공기를 탁하게 만드는 주범이다.
마울라 박사는 “오염된 실내 공기에 장기간 노출되면 호흡기를 거쳐 체내에 미세한 만성 염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염증은 암세포가 자라기 좋은 환경을 조성한다”고 말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창문을 활짝 열어 맞통풍을 시키면 된다. 요리할 때 주방 환풍기(레인지후드)를 가동하는 것만으로도 실내 오염 물질의 농도를 낮출 수 있다.
욕실의 찌든 때나 주방의 기름때를 단숨에 벗겨내는 강력한 청소 용품들도 요주의 대상이다. 세균을 박멸하기 위해 만들어진 화학 제품들은 환기가 잘되지 않는 밀폐된 실내(화장실 등)에서 사용할 경우, 호흡기와 점막을 통해 고스란히 인체에 흡수된다.
마울라 박사는 “이러한 제품들은 태생적으로 ‘생물학적 물질을 파괴(destroy biological material)’하도록 설계되었다”며 “밀폐된 공간에서 강력한 화학물질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체내 세포를 지속적으로 자극하고 손상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청소를 할 때는 가급적 화학 성분이 적고 향이 없는(Unscented) 순한 대체재를 사용하거나, 베이킹소다와 식초 등 천연 세제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살충제나 농약은 농가에서만 쓰는 것이 아니다. 집 안에서 흔히 뿌리는 모기약, 바퀴벌레 퇴치제, 반려동물용 진드기 기피제 등도 모두 살충제의 일종이다.
마울라 박사는 “살충제의 본질은 살아있는 유기체를 죽이는 데 있다”며 “소량이라도 이러한 독성 물질이 인간의 세포, 특히 면역 체계가 채 발달하지 않은 어린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깊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벌레를 막기 위해서는 방충망을 보수하는 등 물리적인 차단은 피해야 한다. 실내 화학 살충제 사용은 최소화해야 한다. 아울러 식재료에 남아있을지 모를 잔류 농약을 제거하기 위해 과일과 채소는 흐르는 물에 꼼꼼히 씻어 섭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밥상 위의 변화다. 라면, 햄, 소시지, 과자, 시리얼 등 공장에서 복잡한 가공 과정을 거친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s)’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
초가공식품은 암 발병의 핵심 위험 요인으로 꼽히는 비만, 인슐린 저항성, 그리고 만성 염증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신선한 식재료(Whole foods)를 활용해 집에서 직접 조리해 먹는 횟수를 늘리는 것이 장기적인 건강을 지키는 방패가 된다.
그는 “현대인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 실내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일상에서 무해하다고 생각했던 물건들이 사실은 발병 위험의 온상일 수 있다”며 “암은 어느 날 갑자기 단일 원인으로 발생하는 질병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의 몸이 매일 노출되는 미세한 화학물질과 자극이 수년에서 수십 년 동안 장기간 축적되면서 세포에 변형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의 목표는 ‘절대적인 완벽’을 추구하며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아니다. 일상 속에서 전체적인 독성 물질의 노출도를 서서히 줄여나가는 것”이라며 “오늘부터 실천하는 작고 일관된 변화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겹겹이 쌓이면, 훗날 암을 예방하고 건강한 삶을 지키는 엄청난 효과로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수연 AX콘텐츠랩 기자 newsuye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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