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도 안 가는데 한국인은 오라고?”…日정부 ‘후쿠시마 홍보’에 발칵
원전 사고 이후 관광 회복·이미지 개선 시도
한국인 일본 관광 증가 속 후쿠시마 방문은 여전히 낮아

일본 정부가 서울과 부산 도심의 대형 전광판을 통해 후쿠시마 관광 홍보에 나섰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이어진 방사능 우려로 한국에서 후쿠시마 방문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관광 이미지를 회복하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0일(현지시간) NHK와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부흥청은 서울과 부산 도심에 설치된 대형 옥외 전광판 15곳에서 ‘지금이야말로 후쿠시마로’라는 제목의 30초짜리 관광 홍보 영상을 지난 9일부터 내보내고 있다. 해당 영상은 오는 15일까지 약 1200차례 이상 송출될 예정이다.
영상에는 쓰루가성 등 후쿠시마의 관광 명소와 지역 특산 술 등 관광 자원을 소개하는 장면이 포함됐다. 일본 정부가 한국 내 옥외 스크린을 활용해 후쿠시마 관광 영상을 내보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홍보는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이어진 방사능 우려로 한국 사회에서 후쿠시마 관광과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거부감이 지속되는 상황을 의식한 조치로 해석된다. 관광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목적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관광 시장에서 한국인의 비중은 매우 큰 편이지만 후쿠시마를 방문하는 한국인은 여전히 많지 않은 상황이다. 후쿠시마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현 내 숙박시설을 이용한 한국인은 약 4300명으로, 원전 사고 이전의 약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NHK는 “한국은 사고 이후 후쿠시마현 등 8개 현의 수산물 수입 중단 조치를 계속하고 있다”며 “15년 전 원전 사고에 대한 우려가 뿌리 깊은 한국에서 후쿠시마의 부흥을 어필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 이후 발생했다. 강진과 쓰나미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냉각 시스템이 붕괴되면서 대형 원전 사고로 이어졌다.
당시 원전 반경 20㎞ 내 주민 약 16만명이 긴급 대피했으며, 15년이 지난 지금도 일부 지역은 방사선 문제로 주민 귀환이 어려운 상태다.
원전 폐기 작업 역시 예상보다 훨씬 길어지고 있다. 사고 원전을 완전히 폐기하려면 약 880t으로 추정되는 핵연료 잔해를 제거해야 하지만 방사선 위험 때문에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당초 2030년대 초반 시작할 예정이던 핵연료 잔해 제거 작업은 기술적 난관으로 일정이 다시 조정됐고, 현재는 2037년 이후에야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후쿠시마 사고가 발생한 지 15년이 지났지만 일본 사회에서도 원전 폐기 계획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지난 8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일본여론조사회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일본인 19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우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60%는 정부가 목표로 제시한 2051년 이전 원전 폐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정부와 도쿄전력이 공언한 일정대로 폐기가 가능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7%에 그쳤다. 정부와 도쿄전력의 대응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은 56%로 집계됐다.
도쿄신문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계획의 실효성을 의문시하는 여론이 드러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후쿠시마 지역의 농산물 역시 원전 사고 이후 완전히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내 공급 부족 영향으로 후쿠시마산 쌀과 일부 채소 가격은 최근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5년산 후쿠시마 고시히카리 쌀 평균 거래 가격은 60㎏당 3만7049엔으로 전국 평균보다 약 2%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원전 사고 직후인 2014년 전국 평균보다 18% 낮았던 것과 비교하면 수치상으로는 크게 개선된 셈이다.
다만 이는 소비자 인식이 개선됐다기보다는 일본 내 쌀 공급 부족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후쿠시마산 피망 역시 공급 감소 영향으로 도쿄 시장에서 평균보다 7%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그러나 복숭아와 와규 등 고급 농산물은 여전히 가격 회복이 더디다. 후쿠시마 특산물인 복숭아 도매가격은 전국 평균보다 약 25% 낮은 수준에 머물러 사고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선물용 수요가 많은 고급 농산물의 경우 소비자들이 산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처럼 후쿠시마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분위기지만 일본 전체 관광 시장에서는 한국인의 존재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이 발표한 올해 1월 방일 외국인 통계에 따르면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359만7500명으로, 이 가운데 117만6000명이 한국인이었다.
전체 방문객의 3분의 1에 가까운 규모로 전년 동월보다 21.6% 늘었으며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이다. 엔화 약세와 가까운 거리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일본 여행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음에도 후쿠시마는 여전히 다른 문제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원전 사고 이후 이어진 방사능 우려와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 등 민감한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가 한국에서 직접 관광 홍보에 나선 가운데 이러한 노력이 실제로 한국 관광객의 발걸음을 후쿠시마로까지 이끌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강지원 AX콘텐츠랩 기자 g1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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