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공소취소-검찰개혁 거래설’ 파장…친명계 발끈, 국힘은 공세
법사위 강경파 ‘개혁안 반발’ 맞물려 갈등
우상호 “대통령 뜻 거역하듯 하는건 문제”
한정애 “특정 주장 강화하려 음모설 활용”
국힘은 “특검으로 규명하자” 공세 나서
한동훈 “정성호, 외압 행사할 군번” 주장도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11일 논평을 내고 ”민주당은 김어준의 방송이 음모라면 특검을 즉시 수용해 진상 규명에 나서면 될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MBC 기자 출신인 장인수 씨는 유튜브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정부 고위 관계자가 매우 최근 다수 고위 검사들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킨 것만 한다’면서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해줘라’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책임을 질 수 있는 권한과 능력이 있는 아주 고위급 정부 관계자가 얘기했다”고 부연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일을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특검 도입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박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거부하고 의혹 제기에 침묵하며 관련자 수사조차 막는다면 그 자체가 자백과 다름없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 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침묵으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입장을 밝히라”고 쏘아붙였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향해 “정 장관이 ’김어준 방송 발 이재명 공소취소 외압 의혹‘과 관련해 자신은 ‘그럴 군번‘ 아니라고 했는데 ‘그럴 군번’ 맞다”며 “이미 ’대장동 김만배 일당 항소포기 지시‘도 하지 않았나”라고 했다. 앞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사건으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김만배 씨 일당에 대해 검찰이 항소하지 않은 것을 놓고 대장동 수사팀은 “법무부 장관과 차관이 항소를 반대했다고 들었다”고 한 바 있다. 당시 정 장관은 “신중하게 판단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낸 것”이라고 했었다.

이에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공소취소 거래설’을 놓고 “황당함을 넘어 기가 막히게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검증 불가능한 익명 제보를 ‘팩트’로 포장해 공론장에 유통시켰다는 점에서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을 저버린 것”이라며 “검찰개혁 논쟁이라는 정치적 맥락안에서 특정 주장을 강화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활용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고도 말했다.
한 의장은 “그간 검찰 뿐 아니라 왜곡된 보도로 인해 얼마나 많은 공격에 시달려 온 대통령”이라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물었다.

친명계인 민주당 한준호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는 지라시 수준도 안 되는 음모론으로 이재명 정부를 공격하나”라며 “증거도 없이 대통령과 정부를 향해 이런 음모론을 퍼뜨리는 것은 비판이 아니다. 노골적인 정치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엔 국민의힘을 향해 “확인되지 않은 방송 발언 하나에 기대 이때다 싶어 특검부터 외친다. ‘핵폭탄’ 운운하며 음모론을 키우는 모습, 참으로 가볍다”며 “근거 없는 음모론 장사, 그만두라”고 했다. 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글에선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친명인 강득구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찌라시 수준의 소문에 불과한 주장을 근거 없이 방송에서 터뜨린 것은 명백한 정치 공세이자 국민 기만”이라며 “대통령의 개혁 의지는 흔들림 없이 추진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 검찰개혁을 ‘거래’로 매도하며 정부를 음해하는 무책임한 발언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올렸다. 이어 ‘공소취소 거래설’을 제기한 장 기자를 향해 “증거를 내놓으라. 근거 없는 음모론으로 국민의 시선을 분산시키지 말고 진짜 언론인답게 팩트를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최근 이 대통령과 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강경파는 검찰개혁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두고 이견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일부 강경파가 중대범죄수사청법과 공소청법 정부안을 수정하자고 주장한 것을 겨냥해 9일 “필요한 개혁을 하더라도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며 모두를 개혁 대상으로 몰아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결과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10일에는 우상호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전날 YTN 라디오 ‘김준우의 뉴스정면승부’에서 검찰개혁 관련 당정 엇박자에 대해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본인의 생각을 계속해서 말해서 당내 분란으로 비추는 행위에 대해서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대통령께서 저렇게까지 호소하면 이제는 개인적인 의견 피력은 조금 자제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강경파의 반발과 관련해서는 “한 번 정도 더 얘기하는 건 괜찮지만 (대통령의 뜻을) 정면으로 거역하듯이 하는 건 당내 분란이 아니라 청와대와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봤다.
반면 법사위 소속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10일 MBC 라디오에서 “정부에서 내놓은 검찰개혁안이 이대로 시행된다면 개혁 취지를 오히려 훼손시킬 것”이라고 했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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