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戰 진짜 게임체임저는 ‘AI’…작전 속도 두배 빨라져[이현호의 밀리터리!톡]

이현호 기자 2026. 3. 1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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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전 끝판왕 핵 뛰어 넘는 신흥 강자 AI
AI, 정보 수집·분석·목표 식별·물자 관리
AI가 작전계획 수립해 제시 지휘관은 결정
美 첫날 1000개 타격, 이라크戰 공격 2배
이스라엘의 폭격을 당한 이란 샤흐런 석유저장소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3년 넘게 진행되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드론(무인기)은 현대전쟁에서 새로운 게임체인저로 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값싼 자살 드론은 격추도 어렵고 방어 입장에선 고가의 미사일을 동원해 막아야 하는 비효율적 전술을 펼칠 수 밖에 없어 공격 입장에선 효자 전략 자산으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촉발된 중동 전쟁에선 또 다른 게임체인저가 등장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 시간) AI를 포함한 최첨단 기술이 전쟁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게임체인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 상황실 활용으로 전례 없이 빠르고 정밀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평가햇다.

실제로 미국 국방부는 빅테크인 팔란티어와 앤스로픽이 개발한 AI 서비스 클로드를 기습 공격 계획 단계는 물론 다양한 정보 소스를 분석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최고지도부 회의 장소, 미사일 저장소 등 핵심 타깃 선정과 공격 우선순위 결정에도 활용했다. 공습 당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까지 제거했다.

전쟁의 역사는 과학기술 발전의 역사다. 투석기를 동원해 공격하던 중세시대의 전쟁은 오스만제국이 비잔틴 수도의 방어벽을 화약포로 공격해 함락하면서 1453년 막을 내렸다. 항공기가 등장하면서 지상과 해상에 국한됐던 전쟁은 3차원으로 입체화했다. 2차 세계대전 중 벌어진 브리튼전투는 공중 전력이 국가 생존과 직결된 대표적 사례다.

이후 전쟁의 끝판왕은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 투하로 핵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번 중동 전쟁에서 핵을 뛰어넘는 신(新) 강자가 등장했다. 바로 인공지능(AI)이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란 공격에 있어 공습 실행 수 시간 전까지 수만 가지의 공격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해 최적의 작전(안)을 지휘관에게 제공하며 전쟁을 펼치고 있다.

AI가 참모로 동원된 이번 전쟁의 중심에는 미국 기업 팔란티어와 앤스로픽이 자리하고 있다. 팔란티어의 데이터 플랫폼 고담은 위성 사진, 정찰 보고서, 통신 기록 같은 자료를 한 화면에 통합했다. 실시간 그래프 기반 표적 분석을 통해 적 자산, 지휘계통, 군수 물자 동향을 시각화했다.

이를 기반으로 이란혁명수비대의 군사 시설 및 지도부 은신처를 식별했다. 레이더와 드론 데이터를 융합해 방공망의 허점도 찾았다. 앤스로픽의 클로드는 고담이 모은 정보를 읽고 워게임 시나리오 시뮬레이션을 가동해 공격 상황별 파급 영향을 확률적으로 도식화해 지휘관에게 신속히 제공해 작전지휘 결정 및 전쟁 속드를 빠르게 만들고 있다.

레바론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에서 이스라엘 공습으로 피해 현장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사상 최초 AI 참모가 동원된 이번 전쟁의 가장 특징은 AI가 주도하는 전쟁 상황실이다. 위성영상과 신호정보, 통신감청, 정찰보고서, 과거 작전 데이터 등 방대한 규모의 정보가 빛의 속도로 처리한다. AI는 이를 토대로 정보 분석, 작전(안)을 수립해 제시한다. 누가 앞선 국방AI 기술로 가졌냐가 승패를 좌우할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예컨대 AI는 적군과 물자의 위치를 파악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AI 전술 프로그램 ‘GIS 아르타’가 대표적이다. 드론과 위성 등 다양한 센서에서 수집된 정보를 AI가 분석해 최적의 공격 경로와 위치를 제시한다. 우크라이나는 이 기술로 시베르스키도네츠강을 건너려는 러시아군 1500여 명과 70여 대의 탱크를 격퇴했다.

가자 전쟁에서도 적군을 타격하기 위해 AI 시스템이 한몫했다. 이스라엘은 AI 목표 분석시스템 ‘라벤더’를 활용해 하급 무장 요원을 가려내 목표 순위를 분석했다. 하마스와 연계 가능성이 있는 팔레스타인 남성을 3만 7000명까지 추려냈다. AI 기반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 ‘가스펠’로는 건물과 무기·지휘 시설을 목표로 생성했다.

전통적인 군사 작전에서 표적 발견부터 지휘부의 최종 결정까지 소요되던 시간을 데이터 통합과 AI 분석을 통해 비약적으로 줄인 것이다. 미국와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선 활용 수준을 넘어 AI 참모가 등장했다. 정보 수집 및 분석, 목표물 선정, 폭격 계획 수립, 전투 피해 평가, 탄약 등 전쟁 물자 이동 및 관리 등 전 분야에서 AI를 활용하고 있다.

심지어 AI가 레이더에서 특정 항공기과 차량 모델을 식별하고 도청 자료에서 특정 대화를 선별해 요약까지 해준다. 전선에선 군인들이 챗GPT와 같은 대형언어모델(LLM)을 사용해 ‘병원 근처의 모든 미사일 발사대를 찾아줘’ 같은 지시를 하거나 ‘이 군사기지 근처에서 누군가 사진을 찍으면 알려줘’ 같은 경보를 설정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핵심 역할은 작전 계획 수립이다. 군사 공격을 계획할 때는 정보 장교, 전투 지휘관, 무기 전문가, 군수 담당자 등 수십 명이 참여해야 한다. 작전 계획 변경이 필요한 경우 투입되는 항공기와 무기, 비행 계획, 연료 사용 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AI는 이 같은 계획 변경에 대해 변수만 입력하면 즉시 계산해 시뮬레이션한다.

이 같은 AI 참모 덕분에 미 공군은 작전 개시 이후 24시간 동안 1000곳의 목표물을 타격했다. 21세기 미군 역대 최대의 작전이었던 이라크전 첫날과 비교해 두 배에 달하는 규모로 군사용 AI를 활용하면서 목표물 폭격 속도도 두배 빨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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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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