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돕는 ‘파트너’… 문화 황금기를 열다[기업과 예술의 빛나는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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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도, 악보도 없다.
특히 최근 국내에서는 단순한 일회성 지원을 넘어, 지역 문화재단을 주축으로 기업 후원구조를 체계화하고 지역 예술을 살리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한국지역문화재단총연합회가 운영하는 '지역 중심 예술과 기업 동반 성장 지원 사업'이 그 좋은 예다.
한국지역문화재단이 중심이 돼 기업 후원금이 예술현장과 실질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기획·행정·정산까지 전반에 체계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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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 오케스트라 ‘한빛예술단’
신세계 그룹이 23년 든든한 조력
CJ문화재단 ‘유재하음악경연대회’
공연 외 녹음·연주 공간까지 지원
백남준도 록펠러재단 덕분에 성장
“손 잡아주면 스스로 걸을 힘 생겨”

지휘자도, 악보도 없다. 40여 명의 단원들이 오직 머릿속에 기억한 선율만으로 환상적인 하모니를 만들어낸다. 전원 중증 시각장애인으로 구성된 ‘한빛예술단’의 이야기다. 혹독한 연습으로 한계를 극복하며 ‘기적의 오케스트라’로 불리는 이들은 소치 동계올림픽 폐막식 등 굵직한 국가 행사 무대에 꾸준히 오르며 감동을 선사해왔다.
한빛맹학교의 작은 동아리에서 출발한 이들이 세계 유일의 시각장애인 오케스트라로 23년의 역사를 쓸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기업 신세계의 든든한 후원이 있었다. 2012년 정식 협약을 맺은 신세계는 연습 공간 제공은 물론 세종문화회관 등 대형 무대 출연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며 기적의 바탕을 마련했다.
위대한 예술 탄생의 이면에는 늘 이렇듯 든든한 후원자가 존재해 왔다. 고대 로마 초대 황제의 측근으로 당대 문인들을 재정적·정치적으로 보호해 오늘날 기업 예술 후원을 뜻하는 ‘메세나’의 어원이 된 마에케나스가 대표적이다. 15세기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이나 로마 르네상스를 이끈 교황 율리오 2세 역시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거장들을 후원하며 문화예술의 황금기를 열었다.
현대에 이르러 예술 후원의 주체는 ‘기업’으로 변화했다. 올해 국내에서 전시 개막을 앞둔 현대미술가 데이미언 허스트는 기업의 후원 속에 지금의 위치에 올랐고, 한국의 백남준 또한 록펠러재단의 창작지원금 덕분에 그를 알린 대형 비디오 아트를 완성할 수 있었다. 특히 최근 국내에서는 단순한 일회성 지원을 넘어, 지역 문화재단을 주축으로 기업 후원구조를 체계화하고 지역 예술을 살리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한국지역문화재단총연합회가 운영하는 ‘지역 중심 예술과 기업 동반 성장 지원 사업’이 그 좋은 예다. 한국지역문화재단이 중심이 돼 기업 후원금이 예술현장과 실질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기획·행정·정산까지 전반에 체계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신규 편성된 사업으로 예술위에선 기업후원액에 비례한 매치 시상금으로 총 37억 원을 지급한다. 지난해 사업 참여 기업은 85개, 참여 재단은 20개, 참여 예술가는 51팀이었고 총 결연액은 11억1500만 원에 달했다.

이러한 체계적인 후원은 자생력이 부족한 신인 예술가나 장애인 예술단체에 가뭄의 단비가 되고 있다. 신인 음악가의 산실이 된 유재하음악경연대회는 CJ문화재단의 후원으로 플랫폼 운영과 콘텐츠 제작 등 다방면의 인프라를 지원받고 있다. 정지찬 유재하음악장학회 이사는 “누군가 한번 손을 잡아주면 그다음은 스스로 걸어갈 힘이 생긴다”며 “경연 운영 외에 공연, 녹음, 공간 활용 등 재단의 지원으로 다양한 인프라를 활용해 성장할 기회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후원 없이 유지가 어려운 장애인 예술 분야의 결실은 더욱 값지다. 완주문화재단 등의 지원을 받는 완주군 최초의 장애인 합창단 ‘꽃’은 2024년 전국장애인합창대회 화합상 등을 수상하며 무대를 넓혀가고 있다. 충북 제천의 장애인 극단 ‘마중’ 역시 시멘트산업사회공헌재단의 후원으로 발달장애인 배우들이 정기적인 출연료를 받으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천주영 극단 마중 대표는 “제천에서 시작한 작은 공연이 이제 안양과 서울까지 퍼졌다”며 “일반 배우가 10만큼 성장할 때 발달장애인 배우는 1이나 2 정도의 속도로 성장한다. 그 느린 걸음을 이해하고 같은 속도로 걸어준 파트너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변화”라고 전했다.
신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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