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오른다고 손가락 빠실래요? 원유ETF 보세요”

조재연 기자 2026. 3. 1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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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유연계 금융상품
유가 변동에 취약한 주식자산
유가 추종상품으로 손실 상쇄
위험성 높지만 고수익 기대도
ETN 등 국내외주식처럼 매매
지표와 거래가격 괴리 가능성
선물 투자 롤오버 손실 우려도
게티이미지뱅크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이은 이란의 반격이 중동 전역을 위기로 몰아넣었다. 원유 공급망 차질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등 주요 국제유가는 천정부지로 솟구쳤다가 다시 하향 안정화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는 흐름이다. 이처럼 널뛰기를 하는 유가는 경제의 불안 요인이지만, 누군가에겐 투자의 기회이기도 하다. 상장지수펀드(ETF) 등 원유 연계 금융상품들은 왜 투자하는지, 그리고 투자자 입장에서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알아봤다.

◇국제유가 향방에 수익률 희비 엇갈려= 10일 오후 3시 현재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당일 ETF 수익률 상위권과 하위권에 원유 관련 상품이 나란히 포진했다.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H)와 TIGER 원유선물인버스(H)의 수익률은 나란히 18.10%와 17.65%에 달했다. 반면 9일 상한가를 기록했던 KODEX원유선물(H)은 유가 하락에 따라 수익률 -14.08%로 주저앉았고, TIGER 원유선물Enhanced(H)도 -13.87%에 그쳤다.

이란 사태 여파로 9일 ‘심리적 저항선’인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한때 110달러 이상까지 올랐던 국제유가가 10일 80달러대까지 내리면서 원유 선물을 추종하는 상품과 역으로 추종하는 상품의 희비가 극적으로 엇갈린 것이다.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이 유가 급등에 대응해 전략 비축유 방출 등 공동성명을 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전쟁이 마무리 수순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히며 전쟁 조기 종식 기대감을 키웠다. 다만 중동 정세 불안 자체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 원유 시장도 언제든 공급 충격을 받아 다시 출렁일 수 있는 상황이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원유 현물에 투자하기는 어렵지만, 대신 활용할 수 있는 투자상품이 바로 원유 선물 가격의 움직임을 추종하는 ETF나 상장지수증권(ETN)이다. 원유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으로는 KODEX WTI원유선물(H)과 TIGER 원유선물Enhanced(H)를 비롯해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선물 ETN(H) 등이 있다. 원유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은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H), 삼성 인버스 2X WTI원유선물 ETN 등에 투자할 수 있다.

이들 상품은 주식처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쉽게 사고팔 수 있어 접근성이 높다.

◇왜 원유에 투자하나= 유가 급등은 기업의 비용 부담을 늘리고 인플레이션을 자극,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어 국내외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한다. 실제로 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매도 사이드카에 이어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된 끝에 5.96%(333.00포인트) 내린 5251.87에 장을 마감했다. 이처럼 급격한 유가 변동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원유 상품 투자는 주식 자산의 가치 하락을 방어할 수 있는 헤지 수단이 된다. 포트폴리오 구성에서도 원유는 주식이나 채권과 상관관계가 낮아 분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이란 사태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지정학적 위기가 찾아오면 유가가 시시각각 요동치는데, 이에 따라 높은 위험성을 감수하고서라도 단기간 고수익을 노릴 수 있게 된다.

◇급격한 가격 변동성, 괴리율 등 문제도= 다만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휴전협정이나 산유국의 증산 발표 등 대외적 변수에 따라 큰 폭으로 요동치면 개인 입장에서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이 주의해야 할 대목이다. 9일과 10일 유가가 큰 폭으로 요동치면서 유가에 정방향으로 연동되는 상품에 투자한 투자자와 역방향 투자자 사이에 희비가 극명하게 갈린 것이 이 같은 위험성을 보여주는 실제 사례다.

상품의 실제 가치인 지표가치와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시장 가격 간에 차이(괴리율)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9일 KODEX WTI원유선물(H)은 전 거래일 대비 29.31% 오른 2만4440원에 거래를 마감했지만 같은 시점 국제유가 상승폭은 이를 넘어선 40% 가까이 치솟아, 상승 갭은 10%에 근접했다. 원유 선물 가격이 국내 증시 가격 상한인 30%를 넘어가게 되면 ETF의 시장 가격이 순자산가치를 반영하지 못한 채 형성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유가 급변으로 시장 가격이 실제 가치를 미처 따라가지 못하면서 9일엔 거래소 전산 장애에 따른 매매정지까지 일어났다. 한국거래소는 KODEX WTI원유선물(H) 종목에서 매매체결 지연이 발생해 호가 접수를 거부하고 이후 매매거래를 일시 정지했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시가 단일가의 상한가 배분 호가잔량이 서킷브레이커(CB) 발동 후의 단일가 매매체결(상한가배분) 과정에서 데이터 불일치로 오류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고려해야 할 점은 또 있다. ETF·ETN은 현물이 아닌 선물 계약에 투자하는데, 선물은 만기가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보유 중인 근월물을 팔고 다음 달 만기인 차월물로 교체(롤오버)하는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조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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