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비트코인 보유량 7년래 최저…"개인보다 기관이 시장 주도"
FTX사태 후 중앙화 거래소 불신에 개인 지갑에 직접 보관 늘어
비트코인 ETF 및 비트코인 운용 기업 증가로 공급 준 것도 한몫
"기관 주도로 시장 재편…비트코인 공급량도 타이트하게 유지"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중앙화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 양이 최근 7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개인들의 중앙화 거래소 불신도 하나의 이유겠지만, 최근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와 비트코인 재무운용전략 기업 증가로 비트코인 공급량이 줄어든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히고 있다. 이에 향후 비트코인도 개인보다는 기관 주도로 거래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인 크립토퀀트(CryptoQuant)는 10일(현지시간) 내놓은 보고서에서 전 세계 중앙화 거래소에 보관된 비트코인 물량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거래소 내 전체 비트코인 보유량은 지난 2019년 이후 근 7년 만에 최저 수준인 약 270만BTC까지 감소했다.
이러한 변화는 2022년 11월 FTX 붕괴 이후 더욱 가속화됐다. 해당 사건은 가상자산 생태계 전반에서 투자자 행동을 크게 바꿔놓았다. 당시 한 달 동안만 이용자들은 거래소 준비금에서 32만5000BTC 이상을 인출하며 자산을 개인 지갑으로 옮겼다. 실제 지난 2023년 320만BTC에서 3년 만에 50만BTC가 줄었다.
거래소별로는 개인투자자 중심의 중앙화 거래소 가운데서는 바이낸스가 전체 물량의 약 20%를 보유하고 있어,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에서의 지배적 위치를 보여주고 있다. 기관 플랫폼까지 포함하면 코인베이스 어드밴스드가 약 80만BTC를 보관하며 최대 보유처였다.
흥미로운 것은, 크립토퀀트는 이런 거래소 보유량 감소가 단지 FTX 붕괴의 여파만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는 점이다. 이 사건이 자기 수탁(self-custody)으로의 자금 이동을 가속화한 것은 맞지만, 거래소 잔고를 2019년 수준으로 되돌린 데에는 두 가지 구조적 변화가 추가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첫 번째 핵심 동인은 지난 2024년 1월 현물 비트코인 ETF 출범이다. 당시만 해도 거래소 준비금은 320만BTC를 웃돌고 있었다. 그러나 이후 이들 투자상품이 유통 물량의 상당 부분을 흡수해 왔다. 현재 현물 ETF들이 보유한 비트코인은 총 130만BTC 안팎으로, 전체 공급량의 약 6.7%에 해당한다. 이 물량은 수탁기관의 콜드스토리지에 보관되기 때문에, 실제 거래소 유동성에서는 사실상 대규모 물량이 빠져나간 셈이다.
두 번째 구조적 요인은 디지털 자산 재무전략(Digital Asset Treasuries)의 부상이다.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전략적 준비자산으로 보유하기 시작했고, 이들이 축적한 물량은 총 110만BTC 수준으로 전체 공급량의 약 5%에 가깝다.
이 같은 흐름은 비트코인시장 구조를 다시 짜고 있다. ETF와 기업 재무 물량이 더 늘어나 묶여 있을수록, 더 많은 비트코인이 제도권 금융 틀 안에 편입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는 시장에서 실제로 유통 가능한 물량을 점차 줄이고, 장기적인 가격 형성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아울러 거래소 보유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제한된 공급과 관련한 또 다른 이정표에도 도달했다. 채굴자들은 이미 전체 발행 한도 2100만BTC 가운데 2000만BTC 이상을 채굴했다. 이는 앞으로 존재하게 될 전체 비트코인의 95%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현재 발행 속도를 감안하면, 향후 수십 년 동안 새로 생성될 비트코인은 100만 BTC도 채 남지 않았다.
거래소 내 비트코인 보유량 감소와 제한적인 신규 발행이라는 두 요소가 결합되면서, 비트코인의 희소성에 대한 인식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공급 확대가 가능한 다른 시장과 달리, 비트코인의 총량은 고정돼 있으며 장기 보유자들에 의해 점점 더 축적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보유 자산을 중앙화 거래소에서 외부로 옮기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일상적인 거래에 활용될 수 있는 재고도 줄어들고 있다. 거래 플랫폼의 보유량 감소와 비트코인의 자연적인 발행 한도가 맞물리면서, 앞으로 시장의 공급 기반은 더 타이트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정훈 (future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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