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시황] 유가 급락·달러 약세 속 금값 급등
비철금속·곡물·가상자산 동반 출렁…뉴욕증시는 혼조 마감
![유가 하락과 달러 약세에 금값이 상승했다. [출처=삼성금거래소]](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1/552778-MxRVZOo/20260311083037686qthi.jpg)
이란 전쟁 조기 종전 기대와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동시에 부각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금값이 급등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자산별로 엇갈린 흐름을 보이며 높은 변동성을 나타냈다.
유가 급락·달러 약세에 안전자산 수요 확대
국제 금 가격이 약 3% 가까이 급등했다. 이란 전쟁이 예상보다 빨리 마무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제유가가 급락했고, 이에 따른 달러 약세가 금값 상승을 자극한 영향이다.
10일(현지시간)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산하 코멕스(COMEX)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은 전장 대비 136.80달러(2.68%) 오른 트로이온스당 5240.50달러에 거래됐다.
바트 멜렉 TD증권 글로벌 원자재 전략 책임자는 "유가가 100달러를 웃돌던 고점에서 내려오면서 상황이 변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통화가치 하락 속에서 거래 회복 가능성에 안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 전쟁 종전 기대에 하루 10% 급락
국제유가는 이란 전쟁이 조기에 끝날 수 있다는 낙관론이 확산되면서 종가 기준 10% 넘게 급락했다.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87.8달러로 전장 대비 11% 하락했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83.45달러로 11.9% 떨어졌다. 하루 낙폭은 2022년 3월 이후 최대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군사 충돌이 "마무리 수순"이라며 조기 종전을 시사한 점이 유가 하락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주요 7개국(G7)의 전략비축유 방출 가능성도 공급 확대 기대를 높였다.
다만 전쟁 상황에 대한 발언이 엇갈리면서 유가는 장중 극단적인 변동성을 보였다.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호위 사실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삭제하는 해프닝이 발생하면서 유가가 급락했다가 다시 반등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한과 중동 정유시설 가동 중단 등 공급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에서 유가 변동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철금속, 공급 우려와 지정학 완화 기대 속 혼조
비철금속 시장도 지정학적 변수 속에서 혼조세를 나타냈다.
알루미늄 가격은 걸프 지역 제련소 공급 차질 우려가 부각되면서 상승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 3개월물 알루미늄 가격은 톤당 약 3388달러 수준에서 거래됐으며 전날에는 한때 3544달러로 202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전쟁이 조기에 종료될 수 있다는 발언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상승세는 일부 진정됐다. 제련소가 가동을 중단할 경우 재가동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특성 때문에 단기적인 공급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평가다.
구리 가격도 톤당 약 1만3020달러로 상승했다. 지정학적 긴장 완화 기대가 경기 민감 금속 투자심리를 일부 회복시킨 영향이다.
그러나 중국의 올해 1~2월 미가공 구리 수입이 전년 대비 16.1% 감소한 70만톤으로 집계되면서 수요 측면에서는 다소 약한 흐름이 나타났다.
곡물 시장, 에너지 약세와 비료 리스크가 변수
곡물 선물 시장에서는 에너지 가격 하락과 비료 가격 상승 리스크가 동시에 작용하며 변동성이 확대됐다.
CBOT 5월물 밀 가격은 6.0375달러에서 거래를 시작해 장중 약 13센트 하락했다. 대규모 수출 검사량에도 불구하고 차익 실현과 인도 물량 증가, 펀드 포지션 조정이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옥수수는 강한 수출 수요가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미국의 주간 옥수수 수출 검사량은 151만8000톤으로 전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대두 시장은 남미 공급 확대와 강한 압착 수요 사이에서 방향성을 탐색하는 모습이다. 브라질 수출 증가와 식물성 오일 재고 확대가 상승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질소·요소 비료 가격 상승과 공급 제약이 농가 생산 비용을 높이면서 향후 작물 재배 면적 경쟁과 가격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가상자산, 위험자산 선호 회복에 반등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되면서 주요 코인이 반등했다.
비트코인은 아시아 거래에서 3.4% 상승하며 7만0200달러 수준으로 올라섰다. 이더리움도 2047달러로 상승했다.
비트마인(Bitmine)이 1억2000만달러 규모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하며 보유액을 92억1000만달러로 늘린 점이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XRP는 1.38달러로 상승했고 솔라나와 카르다노 등 주요 알트코인도 동반 상승했다.
뉴욕증시, 중동 변수 속 혼조 마감
뉴욕증시는 중동 상황과 정책 메시지 혼선 속에서 혼조세로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4.29포인트(0.07%) 하락한 4만7706.51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0.21% 떨어졌고 나스닥지수는 0.01%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이란 전쟁 종전 가능성으로 위험자산 선호가 일부 회복됐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흔들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디슨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크 샌더스 채권 부문 총괄은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시장에는 일정 수준의 위험 프리미엄이 유지될 필요가 있다"며 "정세가 안정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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