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토리] K-신스틸러를 만나다…서현철이 말하는 '일상에서 건져 올린 연기'-②
[※ 편집자 주 = '신스틸러'(scene stealer)란 어떤 배우가 출연 분량과 관계없이 주연을 뛰어넘는 큰 개성과 매력을 선보여 작품에 집중하게 하는 인물 혹은 캐릭터를 이르는 말입니다. 단어 그대로 등장만으로도 시선을 강탈한다는 뜻입니다. 연합뉴스 K컬처팀은 연극으로 연기를 시작한 배우 중 드라마, 영화 등의 매체로 영역을 확대해 '신스틸러'로 활약하는 배우의 릴레이 인터뷰 콘텐츠를 연재합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배우 서현철의 첫 무대는 단지 데뷔의 기억으로만 남아 있지 않다. 그것은 그에게 연기의 의미를 바꿔놓은 사건에 가까웠다. 배역을 소화해냈다는 성취보다 더 크게 남은 것은, 공연이 끝난 뒤 분장실에서 찾아온 관객들의 반응이었다.
서현철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첫 공연 당시 소회를 전했다.
"배우가 관객 앞에서 감정을 표현하는 일을 넘어, 누군가의 마음을 실제로 건드릴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체감한 순간이었어요."
그는 "연극이란 게 함부로 해서 될 일이 아니구나 싶었다"며 "내 연기로 누군가의 생각이 바뀔 수도 있다는 걸 너무 이른 시기에, 분명하게 경험했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서현철은 자신의 첫 무대가 결과적으로는 아주 큰 선물이었다고 말한다. 멋있고 비장한 고전극의 주인공이 아니라, 보호와 이해가 필요한 아이의 감정에 가까이 가는 역할로 출발했기 때문이다. 그는 "제가 원래 상상했던 건 몸에 힘을 주고 '죽느냐 사느냐'를 외치는 연극배우의 이미지였다"며 "그런데 첫 작품에서 '엄마 나 장난감 사줘'를 하게 되면서, 연기를 보는 눈 자체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훗날 1995년 한국연출가협회 신춘문예에서 최우수 연기상을 받으며 연극계 안팎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서현철에게 더 중요한 출발점은 상보다 먼저 찾아온 그 분장실의 기억이었다. 누군가가 자신의 연기를 통해 울고, 말을 건네고, 마음을 움직이는 경험. 그는 그 순간 이후 배우라는 일을 가볍게 대할 수 없었다고 했다.
서현철의 초창기 이야기는 뒤늦게 시작한(30대) 배우의 고군분투라기보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오히려 더 분명한 본질을 붙잡은 배우의 기록이었다. 그는 늦게 출발했지만, 처음부터 연기의 기술보다 연기의 책임을 먼저 배웠다. 그리고 그 감각은 지금까지도 그의 연기를 지탱하는 가장 오래된 중심이 됐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진행 : 김수미(연극 평론가), 영상 : 박소라·김정민, 구성 : 민지애, 연출 : 김현주>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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