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가족사업? “트럼프는 전쟁, 아들은 드론 베팅”… ‘돈벌이’ 비판 커진 이유 [권윤희의 월드뷰]
中 드론 차단·美 조달 확대 속 커진 논란
이란 전쟁 겹치며 이해충돌 비판 재확산
워싱턴 정가 “대통령 가족 사익 여부 따져야”
[월드뷰 3줄 요약]
● 트럼프 대통령의 두 아들이 미국 드론업체 파워유에스 투자에 참여하면서 이해충돌 논란이 커지고 있다.
●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드론 규제를 강화하고 미국산 드론 조달을 확대하는 시점과 맞물려 비판이 집중됐다. 일각에서는 이란전쟁과의 연결고리도 의심한다.
● 미 정치권과 윤리 전문가들은 불법 여부와 별개로 전쟁·정책·가족 사업이 한 화면에 겹친 점 자체가 문제라고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 트럼프가 국방부 조달을 노리고 미국 드론 업체에 투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드론 신모델과 핵심 부품의 미국 시장 진입을 사실상 차단하고 자국산 드론 조달 확대에 속도를 내는 와중에, 대통령의 두 아들이 수혜가 기대되는 시장에 뛰어들면서 이해충돌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미국 드론업체 파워유에스는 9일(현지시간) 나스닥 상장사 오리어스 그린웨이 홀딩스와의 합병을 통해 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에는 트럼프 형제가 지분을 보유한 도미나리와 트럼프 주니어가 주주 겸 자문위원으로 있는 언유주얼 머신스가 참여했다.
이번 투자는 시점과 시장 환경 측면에서 이해충돌 비판을 불렀다.
트럼프 행정부는 드론을 차세대 전장의 핵심 전력으로 보고 자국산 드론 조달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시에 중국산 신규 드론의 진입을 막으면서 미국 업체들에 유리한 판을 만들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대통령의 두 아들이 바로 그 수혜가 기대되는 드론 업체에 투자한 것이다.
정가, 트럼프家 연계 방산업 예의주시
‘1789캐피털’ 수주 논란까지 재소환

미국 정치권에서는 이미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앞서 민주당 소속인 엘리자베스 워런, 리처드 블루멘솔, 앤디 김 상원의원은 지난 1월 트럼프 주니어와 연계된 기업들이 국방 계약과 대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는지 조사해야 한다며 국방부에 서한을 보낸 바 있다. 이들은 국가안보를 위해 편성된 예산이 대통령 가족의 사적 이익으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을 문제 삼았다.
의원들은 트럼프 주니어가 합류한 1789캐피털 투자 기업들이 2025년 이후 7000만 달러(약 1026억원)가 넘는 행정부 계약을 따냈다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주니어와 연계된 다른 기업도 국방부 계약과 대규모 대출을 받았다면서 경계심을 드러냈다. 여기에 트럼프 주니어가 국방부 인선 과정에서 자신의 투자 우선순위와 맞는 인물을 따졌다는 의혹까지 겹치며 이해충돌 논란이 확산했다.
파워유에스 거래를 직접 겨냥한 서한은 아니지만, 트럼프 일가와 연결된 방산·드론 사업 전반을 워싱턴이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언론·평론가·윤리단체들 동시 비판
“전쟁, 파괴, 죽음으로 돈벌이” 직격

현지 언론과 평론가들의 비판은 훨씬 더 직설적이다. 일부 비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지휘하는 동안 그의 아들들은 그 전쟁이 키운 드론 시장에서 돈 벌 기회를 찾고 있다고 꼬집었다.
진보 성향 독립 저널리스트 마시 휠러는 “아버지가 벌인 전쟁에서 서둘러 이익을 챙기려 한다”는 취지로 비판했고, 버지니아대 정치학자 래리 사바토는 “트럼프 가족에게는 늘 돈벌이 셈법이 따라붙는다. 이란 전쟁이라고 다를 이유가 없지 않으냐”고 했다. 정치평론가 노먼 온스타인 역시 “트럼프 가족에게는 늘 이익 챙기기가 핵심”이라고 비판했다. 시민단체 활동가 멜라니 다리이고도 “트럼프가 전쟁을 벌이고 무기를 팔며 시장을 열어주는 동안, 그 가족은 그 죽음과 파괴에서 이익을 얻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란 전쟁과의 연결고리도 논란을 키우는 요소다. 드론은 이번 전쟁의 핵심 무기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값싼 드론이 전장 양상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는 이미 여러 차례 나왔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드론과 대드론 체계에 대한 수요와 관심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의 두 아들이 드론 산업에 잇따라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은 단순한 사업 판단을 넘어 정치적 해석을 부르기에 충분하다.
트럼프 가족의 드론 투자가 처음도 아니다. 에릭 트럼프는 앞서 이스라엘 드론업체 XTEND 관련 거래에도 참여했다. 이를 두고 미국 안팎에서는 트럼프 일가가 전쟁을 틈타 드론·방산 분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개별 투자의 적법성을 따지는 차원을 넘어, 권력과 시장이 지나치게 가까워 보인다는 점이 논란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드론 전문매체 드론XL은 이 문제를 두고 “파워유에스가 실제로 국방 계약을 따내더라도, 그것이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 때문인지, 아니면 대통령 가족과의 근접성 때문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지는 순간 시장 질서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도 짚었다. 방산 계약이 성능이 아니라 권력과의 거리로 좌우된다는 인식이 굳어지면, 정치적 연줄이 없는 기업들은 애초부터 공정한 경쟁을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는 지적이다.
백악관 정책·이란전쟁이 키운 드론시장
“기술력보다 ‘백악관 근접성’이 먼저냐”

트럼프 측은 대통령 자산은 자녀들이 관리하는 구조 안에 있고, 트럼프 본인은 가족 사업의 일상 운영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대통령이 전쟁을 지휘하고 행정부가 시장의 문을 열어주는 와중에, 그의 가족이 그 시장에 뛰어든 장면이 선명하게 겹쳐 보이면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대통령 가족이 전쟁과 정책이 키운 시장에서 이익을 얻으려 한다는 의심을 받는 것 자체가 이미 공직 윤리의 경계를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 미국 안팎에서 힘을 얻고 있다.
윤리 전문가들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드러낸다.
캠페인 리걸센터의 케드릭 페인은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설령 트럼프 주니어가 이번 투자에 직접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증거가 없더라도 대통령은 자신이나 가족이 공직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는다는 의심 자체를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책임윤리시민단체(CREW)의 도널드 셔먼은 성인 자녀에게는 광범위한 재산공시나 이해충돌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구조적 허점이 있다고 비판했다. 법으로 걸러내지 못하는 빈틈이 크기 때문에 오히려 윤리 논란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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