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 김정은표 '보건혁명', 남북 의료협력이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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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세계가 찾는 의료관광 국가다.
수준 높은 의료 기술은 내국인의 건강을 보살피는 것은 물론 외국 여행자들까지 애용하는 '관광 상품'으로 떠올랐다.
서울대 통일의학센터가 세계보건기구(WHO)와 국가데이터센터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북한 의료 지표'에 따르면 2023년 북한의 모성사망률은 신생아 10만명당 66.9명으로 남한의 3.8명보다 약 13배 높았다.
북한이 진정한 '보건혁명'을 원한다면 병원 건설만이 아니라 남북 의료협력의 문부터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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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역량 모자라 만성질환 사망 많아…공은 북한에 넘겨져
![외국인 의료 관광 (PG) [제작 최자윤] 일러스트](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1/yonhap/20260311060746795gwai.jpg)
(서울=연합뉴스) 한승호 선임기자 = 한국은 세계가 찾는 의료관광 국가다. 수준 높은 의료 기술은 내국인의 건강을 보살피는 것은 물론 외국 여행자들까지 애용하는 '관광 상품'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있는 북한에서는 임신과 출산이 여전히 생명을 건 일이 될 수 있다.
한국에 의료관광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병원을 찾는 일이 잦아졌다. 한국을 의식한 것인지는 알 길이 없지만, 김 위원장은 최근 '보건혁명'을 외치며 병원 건설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중순 평안북도 구성시 병원 준공식에 참석해 "소중한 창조물"이라고 말했다. 2차례나 진도를 현장 점검한 데 이은 세 번째 방문이었다.
![김정은, 남포시 룡강군병원·지방공업공장 준공식 참석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9일 남포시 룡강군병원과 지방공업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TV가 30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5.12.30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1/yonhap/20260311060746995ghoj.jpg)
남북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격차가 수십 배일 정도로 크다 보니 북한의 사회적 인프라도 열악할 수밖에 없다. 북한 주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병원도 예외가 아닌 상황에서 최고지도자가 새삼스럽게 '보건혁명'을 기치로 내걸고 나선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서울대 통일의학센터가 세계보건기구(WHO)와 국가데이터센터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북한 의료 지표'에 따르면 2023년 북한의 모성사망률은 신생아 10만명당 66.9명으로 남한의 3.8명보다 약 13배 높았다. 모성사망률이란 임신 중이나 출산 직후 임신과 관련된 병으로 사망하는 여성의 비율을 뜻한다.
임산부가 필요할 때 의료 혜택을 보지 못하는 데다 산모용 의료기구나 항생제 같은 필수의약품도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부족한 영양 공급에 민감한 임신·출산기 여성들이 영유아와 함께 매우 취약한 상태에 놓인 셈이다. 5세 미만 영유아 사망률도 인구 1천명당 18.0명으로 남한 2.8명의 6배를 넘는다.
산모나 영유아 이외에 일반 주민의 전반적인 사망 원인을 보면 또 다른 심각성을 발견할 수 있다. '불치병'이라고 여겨지는 암(악성종양)으로 인한 사망보다 심혈관, 호흡기, 당뇨 등 만성 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훨씬 많다. 의료 인프라나 의료 역량이 뒤처진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의료 기술과 시설이 형편없고 만성적인 의약품 부족까지 겹치다 보니 주민들은 잘못된 자가 치료가 성행하고 마약류 오남용이 만연한 실정이라고 탈북민들이 최근 전하기도 했다. 북한 체제를 떠받치는 핵심 도시인 평양은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지방 도시의 상황은 '바닥 수준'이라는 것이다.
![북한, '지방발전 20×10 정책' 공장·병원 착공식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2025.2.25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1/yonhap/20260311060748231elrd.jpg)
김정은 위원장은 이러한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는지, 지역 간 격차 해소를 목표로 2024년 '지방발전 20×10 정책'을 수립했다. 10년 동안 해마다 20개 지역에 경공업공장과 병원, 종합편의시설 등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병원을 짓고 의료 수준을 높이는 것은 짧은 시간에 가능한 일이 아니다. 정치적 구호가 실현될 때까지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 버텨야 하는 것은 북한 주민들 몫이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위급한 의료 상황이 남북 경색 국면에서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협력해나갈 수 있는 유력한 분야로 보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한 응징으로 북한을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옭아매고 있는 대북 제재에도 최근 '바늘구멍'이 열렸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WHO의 대북 보건의료 지원 물품 반입을 승인했다. 6만3천달러 규모의 북한 전염병 예방 통제 관련 장비와 백신 등의 북한 반입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북한이 승인된 지원을 받아들이면 성사되지만 수용을 거부하면 무산된다.
공은 이제 북한에 넘겨졌다. 이번 제재 면제는 미국이 북한에 보내는 우호적 메시지라는 분석도 나온다. 핵무기는 체제를 지켜줄지 모르지만 주민의 생명을 지켜주지 못한다. 북한이 진정한 '보건혁명'을 원한다면 병원 건설만이 아니라 남북 의료협력의 문부터 열어야 한다.
h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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