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시평] 야권의 표류와 여권역할 기대의 역설

오연천 울산대총장 2026. 3. 1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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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의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와 비판, 그리고 대안 제시 노력은 대통령제 정부 시스템의 건강한 운영과 국가경쟁력 확립에 있어 필수적 조건이다.

그럼에도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지 1년이 다가오는 시점에 야권의 기본역할이 정치과정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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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천 울산대총장
야권의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와 비판, 그리고 대안 제시 노력은 대통령제 정부 시스템의 건강한 운영과 국가경쟁력 확립에 있어 필수적 조건이다. 그럼에도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지 1년이 다가오는 시점에 야권의 기본역할이 정치과정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여권의 입장에서는 지지기반 유지·확대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표정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재명 정부는 여론조사 상 국민 지지율 50% 후반 수준을 견고히 유지하면서, 곧 치러질 지방선거 결과도 낙관론이 우세한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문제는 국회 의석 107석을 점유하고, 오랜 기간 대안 정치세력의 한 축을 형성해왔던 야권이 국정의 견제와 균형화 노력을 통한 기본 책무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정운영에서 정부의 정책 기조 형성과 주요 정책의 집행에 늘 일정 수준의 대안 제시 노력과 비판이 용해됨으로써 미래의 위험도를 줄이고 보편적 국가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107석의 원내 의석을 가진 야당이 탄핵정국의 총체적 책임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대안정당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면 역설적으로 그러한 부작위와 정치적 공백에 대한 비용이 국민으로 향하게 되고 궁극적으로 정부·여당의 추가적 몫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야권 본연의 역할이 충실히 작동하지 않는 「불균형 상태」가 지속되면 궁극적으로 야권이 해야 할 몫의 상당 부분을 정부·여당이 스스로 여과하고 조율해야 하는 이중적 번뇌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야권의 심기일전을 기대하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대통령을 포함한 여권이 국민의 「일반 의사」에 기초한 국가의 보편적 경쟁력을 향상시켜야 하는 소명감에 부응해야 한다. 이를 위해 상당수 국민의 감추어진 의지와 기대를 적극 감안하는 정치적 지도력이야말로 지도자의 귀감이라고 생각한다. 탄핵정국을 거치며 대선에 승리하고 높은 지지도를 유지하고 있는 여권이지만 지난 대선 과정에서 경쟁 후보가 득표한 49% 유권자들의 깊은 뜻을 헤아려야 한다는 신념을 주요 정책 변수의 하나로 고려할 수 있는 특단의 지혜를 기대해 본다.

여권은 현재의 취약한 여·야 정국 구도 하에서 야권을 포용하고, 대화와 협상의 파트너로 적극 존중함으로써 국정운영의 눈높이를 격상하려는 성숙된 자세를 새롭게 견지할 필요가 있다. 집권 여당이 판단하는 주요 정책 내용의 상대적 우위마저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조율하려는 성숙된 정치문화 형성에 앞장설 것을 기대한다. 선거 승리라는 정책목표에 앞서 공동체의 보편 이익 실현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일 때 대통령을 비롯한 집권 여당의 존재감은 한 단계 격상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듯이,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여당 핵심 지지계층 중심의 인사의 틀을 대폭 개방하여 사실상 「거국내각」에 준하는 지도 체계의 구축에 투혼을 투입하기를 기대한다.

상당수 국민의 입장에서 야권이 해야 할 일의 상당 부분을 여권이 대체하는 역설적 상황을 현 야권은 냉철히 직시해야 한다. 야권의 존재감 상실 우려에 대한 기우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야권역할의 복원(resilience)을 통한 존재가치를 확립하려는 창당수준 이상의 변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다음 지방선거나 총선에서의 패배를 염려할 것이 아니라 특정 지역의 대표성과 기득이익의 틀에서 벗어나 국민정당으로서의 본질적 존재감의 전통과 뿌리를 착근시키려는 발상의 전환이 가시화되어야 한다.

오연천 울산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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