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초에 차 1대 뚝딱’ 샤오미 로봇 인턴⋯ 현대차 ‘아틀라스’에 맞불
원가 ‘반토막’...로봇 전쟁 점화
BMW, ‘위험한 일’에 로봇 투입
10개월간 ‘실전 경험’ 승부수

글로벌 완성차 공장의 풍경이 ‘확’ 바뀌고 있다. 사람의 전유물이던 생산 조립 라인에 사람을 닮은 로봇이 걸어 들어왔다. 단순한 자동화 설비가 아니라 스스로 주변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피지컬 인공지능(AI)’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을 필두로 중국의 샤오미,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생산 현장에 로봇을 잇달아 투입하고 속도전에 나섰다. 수만개의 부품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는 거대한 자동차 공장이 차세대 로봇의 ‘실전 테스트베드’가 되고 있다.
당장 중국의 추격이 매섭다. 샤오미는 베이징 전기차 공장 조립 라인에 자체 개발한 로봇 2대를 투입했다. 로봇은 단 3시간 만에 배정된 작업의 90%를 해치웠다. 공장이 요구하는 ‘76초당 1대 생산’이란 숨 가쁜 사이클 타임도 정확히 맞췄다. 직급은 아직 ‘인턴’이지만, 대규모 상용화의 9부 능선을 단숨에 넘었단 평가다.
막대한 ‘차이나 머니’도 샤오미의 든든한 우군이다. 중국 당국은 최근 1년간 휴머노이드 로봇에 한화 약 29조5000억원을 쏟아부었다. 관련 공공 조달 규모는 2023년 약 10억원 안팎에서 1년 만에 457억6400만원 수준으로 40배 넘게 폭증했다. 현재 5100만원 수준인 로봇 1대당 원가는 2030년 2500만원 수준으로 반토막이 기대된다. 상용화를 목전에 둔 셈이다.
미래차 시장에서 자존심을 구긴 벤츠도 로봇 도입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독일 베를린과 헝가리 케치케메트 공장에 투입된 앱트로닉의 ‘아폴로’는 사람 대신 무거운 부품과 모듈을 나른다. 아폴로를 도입하기 위해 벤츠는 미국의 로봇 회사인 앱트로닉에 직접 투자하고 있다. 현재까지 투자된 금액은 최대 400억원을 웃돈다는 후문이다.
선두에서 각축을 벌이는 BMW는 현장 데이터로 실력을 입증했다. 미국 스파르탄버그 공장에 휴머노이드 ‘피규어 02’를 투입해 10개월간 1250시간을 쉬지 않고 굴렸다. 로봇은 9만개가 넘는 부품을 척척 나르며 차량 3만대 생산을 거뜬히 도왔다. 무대는 독일 본토로 넓어졌다. 지난해 12월 라이프치히 공장 테스트를 마친 데 이어 올 여름엔 고전압 배터리 조립 등 사람에게 위험한 공정에 로봇이 전면 배치된다. 사내엔 ‘피지컬 AI 생산 역량센터’를 마련하는 등 생산 현장 전반에 걸쳐 로봇 투입을 대비한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방아쇠를 당긴 현대차는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를 앞세운다. 2028년부터 미국 신공장(HMGMA)에 투입하는 등 구체적인 도입 시기를 공식화했다. 초기에는 부품을 배열하는 단순한 업무지만, 2030년에는 조립 공정까지 투입 시킨다는 구상이다.
테슬라도 미국 텍사스 기가팩토리 등 자체 생산 거점에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를 전격 투입해 부품 정리 등 실전 데이터를 쌓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다국적 투자은행인 시티그룹은 글로벌 AI 로봇 보급 대수가 2035년 13억대에서 2050년 41억대로 3배 넘게 뛸 것으로 봤다.
천원기 기자 1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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