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암흑기와 맞물린 짧은 전성기..충분히 빛나지 못한 비운의 투수 훌리오 테에란[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테에란이 결국 유니폼을 벗었다. 긴 부침을 결국 이겨내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콜롬비아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WBC에 참가한 베테랑 우완투수 훌리오 테에란은 3월 10일(한국시간)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콜롬비아 대표팀은 이날 파나마를 꺾었지만 1승 3패로 A조 조별라운드를 통과하지 못했다. 테에란은 이날 파나마전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빅리그 13시즌 커리어를 마친 테에란이다.
아쉬운 마무리였다. 테에란은 이번 WBC 대표팀에서 부상으로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원래 8일 캐나다와 경기에 선발등판할 예정이지만 워밍업 과정에서 어깨에 이상을 느꼈고 끝내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WBC 무대에서도 부상을 당한 테에란은 현역 생활을 더 이어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콜롬비아 출신의 1991년생 우완 테에란은 최고의 기대주였고 한 때 메이저리그에서 이름을 날린 에이스였다. 2007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맺고 미국 프로야구 무대에 입문한 테에란은 애틀랜타 산하에서 최고의 투수 유망주로 성장했다. 2011년 메이저리그 데뷔를 이룬 테에란은 2011-2012시즌 2년 연속 전체 TOP 10 유망주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2011-2012시즌 첫 2년간 빅리그에서 7경기 26이닝(ERA 5.19)을 소화하는데 그쳤던 테에란은 2013년 달라진 모습으로 풀타임 빅리거가 됐다. 2013년 30경기 185.2이닝을 투구하며 14승 8패, 평균자책점 3.20을 기록했고 신인왕 5위에 올랐다.
3년만에 성공적인 루키시즌을 보낸 테에란은 2014년 한 단계 더 발전했다. 33경기 221이닝, 14승 13패, 평균자책점 2.89를 기록하며 올스타에 선정됐다. 애틀랜타 로테이션을 이끈 에이스였던 테에란은 크랙 킴브렐, 안드렐톤 시몬스, 제이슨 헤이워드 등과 함께 애틀랜타를 대표하는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다소 기복은 있었지만 테에란은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 안정적으로 애틀랜타 마운드를 지켰다. 2013-2019시즌 7년 연속 30경기 이상에 선발등판하며 174이닝 이상을 투구했다. 해당 7년간 테에란은 222경기에 선발등판해 1,334이닝을 투구했고 76승 72패, 평균자책점 3.64를 기록했다. 테에란은 해당기간 빅리그에서 4번째로 많은 경기에 선발등판했고 9번째로 많은 이닝을 투구한 투수였다. 해당기간 5차례 180이닝 이상을 투구했고 200이닝을 넘긴 것도 두 시즌이나 있었다. 2016년에는 두 번째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2014-2018시즌 5년 연속 개막전을 책임진 테에란은 애틀랜타 역사상 첫 5년 연속 개막전 선발투수라는 기록도 썼다.
다만 공교롭게도 테에란의 전성기는 애틀랜타의 '암흑기'와 맞물렸다. 2000년대 중반까지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의 맹주였던 애틀랜타는 이후 한동안 애매한 성적을 냈다. 2013시즌까지는 그래도 위닝시즌을 유지하는 팀이었지만 2014년부터는 승률 5할 달성도 버거운 시즌들이 이어졌고 4년 연속 루징시즌을 기록하는 암흑기를 겪었다. 그 시즌들은 바로 테에란의 최전성기였다.
테에란의 활약은 거기까지였다. 애틀랜타에서도 점차 구속이 떨어지고 기량이 하락하고 있던 테에란은 2019시즌을 끝으로 애틀랜타를 떠났다. 2020년 LA 에인절스와 FA 단년 계약을 맺었지만 부상을 겪었고 단축시즌 여파로 빅리그에서 31.1이닝을 투구하는데 그쳤다. 평균자책점 10.05라는 처참한 성적을 쓴 테에란은 2021시즌에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는 처지가 됐지만 개막 로스터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한 경기만에 어깨 부상을 당했고 결국 부상자 명단에서 시즌을 마쳤다.
최악의 2년을 보낸 테에란은 2022시즌 빅리그 구단과 계약을 따내지 못했고 독립리그로 향했다. 독립리그에서 1년을 보낸 테에란은 2023시즌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마이너계약을 맺고 빅리그 재도전에 나섰다. 비록 샌디에이고에서는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지 못했지만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빅리그 복귀에 성공했고 14경기 71.2이닝을 투구하며 평균자책점 4.40의 무난한 성적을 썼다.
하지만 이미 30대가 됐고 왕년의 강력함을 잃은 테에란에 대한 리그의 시선은 차가웠다. 시즌 종료 후 밀워키에서 방출된 테에란은 이후 볼티모어 오리올스, 뉴욕 메츠, 시카고 컵스 등과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재도전에 나섰지만 빅리그에서는 메츠에서 1경기 2.2이닝(ERA 13.50)을 투구한 것이 전부였다.
결국 2024년 여름 볼티모어 산하에서 방출된 것을 끝으로 테에란은 메이저리그 무대를 떠났다. 이후 멕시칸리그와 윈터리그에서 뛰었지만 그곳에서도 부진했다. 지난해 멕시칸리그에서 뛴 것을 끝으로 프로무대 마운드에서 내려온 테에란은 WBC에서 끝내 현역 은퇴를 결정했다.
메이저리그에서 13시즌을 보낸 테에란은 통산 255경기에 등판해 1,470.2이닝을 투구했고 81승 82패, 평균자책점 3.85를 기록했다. 애틀랜타의 '암흑기'에 떠오른 에이스였던 테에란은 애틀랜타가 암흑기를 벗어날 때 쯤에는 짧은 전성기의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결국 애틀랜타와 함께 확실하게 비상하지 못했고 확실하게 빛을 보지 못한 비운의 에이스로 남게 됐다.(자료사진=훌리오 테에란)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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