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터페이스 전쟁②] 삼성·애플·알리바바…'초경량 AI안경' 패권 격돌

이수진 기자 2026. 3.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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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애플·알리바바 참전, 초경량 AI 경쟁
점유율 85% 독주 메타, 사생활 침해 변수
차기 스마트안경 시장 패권, 보안·UX 핵심
인공지능(AI)이 산업과 일상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그 중심에는 인간과 기술을 연결하는 새로운 '인터페이스' 경쟁이 자리한다. 스마트폰이 지난 15년간 디지털 플랫폼의 중심이었다면 이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스마트 안경'에 주목하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6'을 계기로 스마트 안경이 차세대 폼팩터로 급부상했다. 메타가 시장을 선도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애플·알리바바 등 주요 기업들도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며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안경은 시선·음성·카메라를 통해 AI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장치라는 점에서 스마트폰 이후 가장 유력한 디지털 기기로 평가된다. 스마트폰이 손 기반 기기였다면 스마트 안경은 눈과 음성 중심의 '핸즈프리 인터페이스'라는 점에서 차세대 플랫폼 후보로 꼽힌다. 본지는 스마트 안경이 차세대 디지털 인터페이스로 떠오르는 이유와 글로벌 빅테크 경쟁 구도, 산업과 일상에 미칠 파장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출처=연합]

스마트폰을 이을 차세대 모바일 기기로 '스마트안경'이 급부상하면서 글로벌 빅테크 간의 'AI 인터페이스 전쟁'이 막을 올렸다. 올해 열린 'MWC 2026'을 기점으로 대중화 원년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삼성전자·애플·알리바바 등 주요 기업들은 '초경량'과 '독자적 AI 기술'을 무기로 시장 선점 경쟁에 본격 뛰어들었다.

◆삼성전자, '눈높이 카메라' 탑재…일상 스며드는 '캄 테크' 지향

1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구글, 퀄컴과 결성한 'XR(혼합현실) 동맹'을 앞세워 연내 첫 스마트안경을 출시한다.

하드웨어 폼팩터와 렌즈 설계는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구글은 안드로이드 XR 운영체제(OS)와 AI를, 퀄컴은 전용 칩셋을 담당하는 삼각 편대다. 과거 스마트폰 성공 공식을 스마트안경에 이식해 모바일 생태계를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신제품에서 삼성전자가 내세운 핵심 전략은 사용자의 시선을 정확히 파악해 구동하는 '눈높이 카메라'와 연산 처리를 스마트폰에 맡기는 '경량화' 기술이다.

김정현 삼성전자 MX사업부 부사장은 미 CNBC와의 인터뷰에서 "AI가 사용자 시선을 이해해야만 그 정보가 스마트폰으로 전달되고 스마트폰이 이를 처리해 사용자에게 실질적으로 유용한 정보를 다시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경 내부에 무거운 연산 장치나 큰 배터리를 넣으면 디자인이 투박해지기 때문에 하드웨어는 유지하되 지능은 클라우드와 연결된 스마트폰에서 빌려오는 구조를 택했다"며 "기술이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캄 테크(Calm Technology)'를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레이벤 메타 스마트 글래스 웨이페어. [출처=메타]

실제 삼성전자는 무겁고 투박한 독립형 기기를 피하기 위해 퀄컴과 협력해 초소형 카메라 모듈과 센서를 개발했다. 나아가 구글과는 안드로이드 XR(혼합현실) 생태계 내에서 소프트웨어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도록 최적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스마트 안경 내부 디스플레이 탑재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삼성전자는 파트너사들과 함께 △디자인 △무게 △보안 등 다방면에서 '사용자가 느끼는 거부감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며 대중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구글은 2013년 '구글 글라스' 실패 이후 재도전인 만큼, 과거 발목을 잡았던 프라이버시 논란과 배터리 문제 보완에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 인스파이어드 AI연구원 연구교수는 이러한 업계의 방향성에 대해 "일반 소비자를 겨냥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안경은 우리가 흔히 쓰는 일상적인 안경과 별 차이가 없는 형태로 기술이 진화해야만 수용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51g '초경량' 띄운 알리바바…애플은 투트랙 전략으로 내년 참전

중화권의 공세와 애플의 참전 준비도 매섭다. 알리바바는 자체 AI 경량모델 '큐웬 3.5'를 탑재한 51g 무게의 초경량 스마트안경 '쿼크 S1(큐웬 AI 글라스)'을 선보였다.

해당 제품은 양쪽 렌즈에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를 내장해 내비게이션 길 안내와 실시간 번역 자막을 시야에 직접 띄워준다. 안경다리 끝부분에 자석식 듀얼 배터리를 적용해 최대 7시간의 사용 시간을 확보했다. 결제부터 식당 예약까지 능동적으로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기능을 앞세워 아시아 시장을 먼저 공략할 계획이다.

애플은 내년 출시를 목표로 내부 코드명 'N50'으로 불리는 스마트안경을 개발 중이다. 이르면 오는 12월부터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메타와 마찬가지로 디스플레이를 제외한 '오디오형'과 향후 출시 일정을 앞당길 고급 '디스플레이형' 투트랙 라인업을 구상 중이다. 진입 장벽을 낮춘 오디오형 모델의 경우, 고해상도 사진 촬영용 렌즈와 사물 간 거리를 측정하는 심도 렌즈 등 2개의 카메라를 장착한다.

애플은 이 기기에 자사의 음성 비서인 '시리(Siri)'를 접목해 사용자가 보는 문서의 내용을 파악해 일정을 추가하거나 주변 랜드마크를 기반으로 길을 안내하는 기능을 구현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프라이버시 보호 설계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는 후발주자인 만큼 보안 우려를 차단하는 형태로 차별화를 꾀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보고 있다.

◆메타, 점유율 85% 독주…사생활 침해 논란은 '기술 경쟁 변수'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 [출처=메타]

현재 글로벌 스마트안경 시장은 메타가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AI 안경 판매량은 전년 대비 322% 급성장한 870만 대를 기록했다. 이 중 메타의 점유율은 85.2%에 달한다.

메타는 이번 MWC에서 기존 음성 명령을 넘어 손목에 차는 '뉴럴밴드'를 통해 손가락 제스처로 기기를 제어하는 기술을 선보이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다만 기기가 수집하는 방대한 데이터로 인한 사생활 침해 논란은 시장 확대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법에는 메타 스마트안경 구매자들이 제기한 집단소송 소장이 접수된 바 있다. 원고 측은 스마트안경으로 촬영된 화장실 이용 모습, 금융 정보, 사적인 대화 등 지극히 개인적인 영상들이 케냐에 있는 데이터 라벨링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무단으로 전달돼 육안 검토와 분류의 대상이 됐다고 주장하며 징벌적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메타가 85.2%라는 압도적인 점유율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이러한 사생활 침해 이슈는 '초경량 AI 안경' 폼팩터 경쟁 구도를 뒤흔들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 역시 보안과 사용자 경험(UX)을 최종 승부처로 꼽는다.

최병호 교수는 "수많은 사람을 쳐다볼 수밖에 없는 기기 특성상 사생활 침해나 새로운 형태의 범죄 우려를 해결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결코 쉽지 않은 과제"라며 "결국 대중이 수용할 만한 합의된 서비스(UX) 모델을 구축하고, 부작용을 선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기업이 차기 시장의 패권을 쥐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도 삼성전자와 애플 등 후발주자들이 하드웨어의 경량화를 넘어 이 같은 프라이버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대중의 거부감을 낮추느냐에 따라 향후 스마트안경 시장의 판도가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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