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 치료 패러다임의 진화, MIGS와 XEN63이 여는 새 지평
서울아산병원 성경림 교수 “약물 치료 한계 환자, 의료진에 폭넓은 옵션 제공”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최근 심평원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녹내장 진료 환자 수는 120만 명 이상을 기록하며, 2019년 대비 25% 이상 가파르게 증가했다. 안압 상승이나 시신경 손상을 초기에 자각하기 어렵고, 한 번 소실된 시신경은 회복이 불가능한 비가역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어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더불어 매년 3월 둘째 주는 세계녹내장협회(WGA)와 세계녹내장환자협회(WGPA)가 주관하는 '세계 녹내장 주간'이다. 3대 실명 질환 중 하나로 꼽히는 녹내장의 위험성을 널리 알리고, 질환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캠페인이 열린다.
이에 본지는 세계 녹내장 주간을 맞아 서울아산병원 안과 성경림 교수<사진>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신 녹내장 치료 지견과 임상 현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최소침습 녹내장 수술(MIGS), 그리고 'XEN63' 임플란트의 기술적 가치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녹내장 진행을 억제하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유일한 방법은 안압을 낮추는 것이다. 1차 치료는 대개 약물로 시작하지만, 안약을 여러 개 점안할 경우 안구건조증, 알레르기 반응, 눈꺼풀 함몰 등의 부작용이 발생해 무턱대고 늘려가며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다. 약물 부작용이 심하거나 충분히 치료해도 안압이 떨어지지 않을 때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기존 고식적인 녹내장 수술은 유출로 크기에 따라 저안압이나 고안압이 발생할 수 있는 본질적인 한계가 존재했다. 성경림 교수는 "저안압이 지속되면 장기간 시력이 떨어지고 백내장이 빨리 생길 수 있어 젊은 환자나 빠른 일상 복귀가 필요한 환자에게 수술을 권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최소침습 녹내장 수술(MIGS) 및 최소침습 블렙 수술(MIBS)의 등장은 치료 패러다임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 안압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게 됐고, 수술 직후 생기는 저안압 가능성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성 교수는 "기존 수술 방식은 절개 후 봉합한 실이 녹거나 제거되기 전까지 불편함이 컸다. 미세침습 수술은 절개와 봉합 부위가 축소되어 대개 10분 안에 수술이 마무리되며 환자의 물리적 부담을 크게 덜어준다"며 "환자 입장에서는 일상생활 복귀가 빠르고 초기 시력 저하도 상대적으로 적다는 이점도 있다"고 평가했다.
더 나아가 핵심은 수술로 가지 못하고 약물 치료를 하는 동안 계속 악화되던 환자들도 보다 조기에 수술로 전환할 기회가 생기면서, 녹내장 악화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수술이 정말 필요하지만 권하지 못했던 환자도 이제는 수술적 접근을 할 수 있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치료 옵션이 늘어났다.
1.4배 넓어진 내경으로 안압 조절 효과를 높인 'XEN63'

성 교수는 "XEN63은 안압 조절이 한층 원활해져, 초기 니들링(needling)이나 항섬유화제 주사가 필요한 빈도가 눈에 띄게 낮아진 것 같다"며 임상적 유용성을 강조했다.
실제 다기관 임상 연구에 따르면 XEN63은 우수한 유효성을 입증했다. 수술 1년 후 전체 환자의 68.8%가 안압이 20% 이상 감소하고 절대 안압 수치가 6~18mmHg 범위에 도달했다. 특히 전체 환자의 62.5%는 약물 치료 없이도 목표 안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안압 하강 약물의 평균 사용 개수 역시 수술 전 2.3개에서 수술 1년 후 0.3개로 크게 줄어 약물 부담 감소 효과를 보였다.
이어 성 교수는 "안압을 아주 많이 낮추기보다는 약제 수를 줄이는데 포커스를 둔다면 XEN63 보다 XEN45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며 "반면, XEN63은 안압이 어느 정도 높고 여러 약제 사용에 어려움이 있으나, 고식적인 수술을 진행하기에는 아직 이른 단계의 환자에서 주로 시행되는 편이다"이라고 덧붙였다.
정기적 안과 검진 필수…"수술 권유에 열린 마음 가져야"
한편 성 교수는 녹내장 수술의 큰 흐름이 MIGS와 MIBS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장기적인 수술 결과는 환자의 결막 상태나 방수 내 성분 등 개별 특성에 영향을 받으므로 고식적 수술의 역할 역시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새 의료기술이나 장치가 신속하게 허가돼 환자에게 더욱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는 제반 환경이 마련되기를 기대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성경림 교수는 세계 녹내장 주간의 취지와 맞닿는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역설했다. 그는 "40~50대 이상이면 기본적으로 정기적인 안과 검사를 받는 것이 좋으며, 녹내장 범주에 들어왔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꾸준히 병원에 다녀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과거의 부작용 사례들로 인해 수술을 두려워하는 경우가 있지만, 최근에는 치료 옵션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며 "의료진이 수술을 권할 경우 그만큼 치료가 필요한 시기일 수 있으므로 선입견보다는 열린 마음으로 상담에 임해 치료 필요성을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