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에너지장관 "미군 호위" 오보에도 국제유가 하락…나스닥 상승[뉴욕 is]

염현석 기자 2026. 3. 11.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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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변수에 뉴욕증시 혼조…다우·S&P500 하락
기술주 선방에 나스닥 강보합

(뉴욕=머니투데이방송) 염현석 특파원 = 뉴욕증시가 이란 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 속에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국 에너지 장관의 '미군 유조선 호위' 발언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지만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였다. 당장 뉴스에 움직이기 보다 투자자들은 중동 전쟁 상황을 주시하며 방향성을 탐색하는 모습이다.

10일(현지시간)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 하락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34포인트, 약 0.07% 떨어졌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01% 상승하며 강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낙폭이 더 컸다. 다우지수는 한때 296포인트 넘게 하락했고 S&P500과 나스닥도 각각 약 0.5%, 0.4%까지 밀렸다가 낙폭을 줄였다.

이날 금융시장의 핵심 변수는 국제유가였다. 전날 이란 전쟁 우려로 배럴당 120달러에 근접했던 유가는 하루 만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8% 넘 급락해 배럴당 86달러 선에서 마감했고 글로벌 기준유인 브렌트유도 8% 가까이 하락해 배럴당 91달러 수준으로 내려왔다.

유가 급락의 직접적인 계기는 미국 에너지부 장관의 소셜미디어 발언이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SNS에 "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을 성공적으로 호위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시장은 이를 해협 봉쇄 위험이 완화되는 신호로 받아들였고 국제유가는 즉각 하락했다.

그러나 해당 글은 곧 삭제됐고 백악관은 사실이 아니라고 공식 확인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미 해군은 현재까지 어떤 유조선도 호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발언 이후 유가는 장중 저점에서 일부 반등했지만 전반적인 하락 흐름은 유지됐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상황은 여전히 긴장 상태다. 일부 유조선들은 이란의 공격 가능성을 우려해 해협 인근 해역에서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 세계 석유 소비의 약 20%가 이 해협을 통과하는 만큼 항로가 불안정해질 경우 글로벌 에너지 시장 충격은 불가피하다.

증시는 유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상승 흐름을 보이지는 못했다. 투자자들이 여전히 이란 전쟁의 향방을 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국방부는 이날 공습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오늘은 이란에 대한 공습 중 가장 강력한 날이 될 것"이라며 "이란은 전쟁에서 크게 밀리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전쟁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가능성을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 중동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가 다시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전날 뉴욕증시는 국제유가 급등 속에서 장중 크게 하락했다가 반등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다만 기술주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며 나스닥 지수를 방어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중동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에너지 가격 상승이 경기 전반에는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기술 산업에는 상대적으로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도체주들이 상승세를 보였는데,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는 약 1% 넘게 상승했고 마이크론은 3.5% 올랐다. 메타는 1% 넘게 올랐고, 태슬라와 애플, 역시 소폭 상승했다. 기술 섹터 전반의 투자심리를 지지했다.

한편 미국 휘발유 가격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약 3.54달러로 2024년 중반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한 달 전보다 약 21% 상승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매디슨 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크 샌더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유가가 60~70달러 수준으로 다시 내려간다면 경제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높은 수준이 지속된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경제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염현석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