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속도·비용 앞세운 중국…미국 신약 패권 흔든다

미국이 주도해 온 글로벌 신약 개발 구도가 중국의 빠른 성장으로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약가 인하 정책 논쟁까지 더해지면서 글로벌 바이오산업의 경쟁 구도가 새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제약협회(PhRMA)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 바이오산업의 급성장과 미국의 ‘최혜국 약가 인하 정책’이 결합될 경우 글로벌 바이오 혁신 경쟁에서 미국의 입지가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은 지난 40여 년간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R&D)과 제조 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주도해 왔지만 최근 중국이 빠른 속도로 격차를 좁히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혁신신약 임상시험 점유율에서도 확인된다. 글로벌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혁신신약 임상시험 점유율은 2015년 46%에서 2025년 33%로 감소한 반면 중국 기업은 같은 기간 4%에서 30%까지 증가했다. 10년 전 42%포인트에 달했던 양국 격차는 최근 3%포인트 수준까지 좁혀졌다.
중국은 임상시험 속도와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종양 질환을 대상으로 한 임상 1상 시험 기간은 미국이 평균 26.2개월이 걸리는 반면 중국은 17.2개월로 약 9개월가량 빠르다. 임상 2상 역시 미국은 37.6개월인데 비해 중국은 30.2개월이 소요된다. 모든 적응증을 기준으로 봐도 중국에서 진행되는 임상시험은 미국보다 평균 7개월 정도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 경쟁력도 강점으로 꼽힌다. 임상 1상을 미국에서 진행할 경우 평균 580만달러(약 85억원)가 소요되지만 중국에서는 약 329만달러(약 48억원) 수준으로 최대 30~50%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임상 2상 역시 미국보다 15~30% 저렴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임상시험이 빠르게 진행되는 배경에는 환자 모집 구조와 규제 환경이 있다. 중국은 대형 병원 중심의 의료 체계를 갖추고 있어 환자 모집 속도가 빠르고 임상 승인 절차 역시 비교적 신속하게 이뤄진다. 여기에 정부의 바이오산업 육성 정책과 대규모 임상 인프라 확충이 맞물리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이 임상시험 거점으로 중국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글로벌 제약사들의 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글로벌 빅파마들이 중국 바이오 기업과 공동 연구개발이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는 사례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임상 속도와 비용 경쟁력을 고려해 중국에서 초기 임상을 진행한 뒤 글로벌 임상으로 확장하는 전략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약 파이프라인에서도 중국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최초혁신신약(FIC) 파이프라인은 미국이 2020년 1736개에서 2025년 3459개로 두 배 증가했지만 중국은 같은 기간 152개에서 484개로 3배 이상 늘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증가율도 미국이 15% 수준인 반면 중국은 26%로 더 빠르다. 이에 따라 전 세계 FIC 파이프라인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8%에서 2025년 12%로 확대됐으며 향후 15~18%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미·중 경쟁 심화가 글로벌 신약개발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임상시험 지역 선택과 기술이전 전략이 중요해지면서 국내 바이오 기업들도 글로벌 임상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중 바이오 경쟁이 격화될수록 연구개발 역량뿐 아니라 임상 전략과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 능력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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