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마저 빠지면 대북 방어 어쩌나… 한반도 방공망 ‘고고도 공백’ 우려

구현모 2026. 3. 11.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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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리엇 이어 사드 일부 발사대도 이동 가능성
이 대통령 '대북 억지 전략' 이상 없다 했지만
"중동 상황 장기화될 경우 안보 불안 심화"
5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지대공 유도 미사일인 패트리엇(PAC-3)포대에서 주한미군 장병들이 중장비를 동원해 작업하고 있다. 평택=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주한미군의 방공무기 일부가 반출되더라도 "그로 인해 대북 억지 전략에 장애가 생기지 않는다"고 설명했지만, 대북 방공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더 커졌다. 최근 군 안팎에서 예상했던 중저고도패트리엇(PAC-3)뿐 아니라 고고도 사드(THAAD) 일부체계까지 옮겨졌다는 외신보도가 이날 전해졌기 때문이다. 국내 대체 전력이 있는 패트리엇과 달리 사드는 사실상 대체 방어체계가 없다. 중동 상황 장기화 시 안보 불안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날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까지 주한미군의 자산 가운데 패트리엇, 유도 폭탄 키트, 에이태큼스(ATACMS) 등이 이동 검토되거나 옮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민간 항공기 추적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부터 최근까지 미군 수송기 C-16뿐 아니라 대형 수송기인 C-5, C-17도 오산기지에 이착륙한 사실이 확인된다. C-17은 지난해 6월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작전인 '미드나잇 해머' 때 패트리엇 포대를 이송한 걸로 알려졌다.

특히 C-17보다 큰 수송기인 C-5의 오산기지 기착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패트리엇 포대 반출 규모가 지난해보다 커졌거나 사드 일부 시스템이 옮겨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이다. 지난해에는 8개 주한미군 패트리엇 포대 중 2개 포대가 파견됐다가 복귀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간) 미 행정부 관계자 2명을 인용해 미군이 한국에 배치된 사드 체계 일부를 중동으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군 관계자는 이러한 조치가 이란의 보복 공격이 다시 급격히 증가할 경우를 대비한 예방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군 전문가들은 사드 레이더를 반출할 경우 해당 포대 자체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일부 발사대나 유도탄 등을 옮겼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레이더나 포대 전체를 반출한다면 다시 가지고 들어오는 데 물리적으로도 정치적으로 큰 부담"이라면서 "발사대 일부를 반출했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고고도 대체 방어 체계 없는 사드

6일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공군 오산기지에 C-5와 C-17 등 대형 미군 수송기들이 대기하고 있다. 평택=연합뉴스

이 대통령이 주한미군 자산이 이동하더라도 대북 억지 전략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사드 포대 등이 이동할 경우 대북 방공 공백은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저고도 방어는 우리 군이 보유한 패트리엇과 '천궁-2'로 어느 정도 대체가 가능하지만, 100㎞ 이상 고고도 방어는 사실상 주한미군 사드 체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드는 40~150㎞로 날아오는 적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이다. '한국형 사드'로 불리는 국산 방공무기 L-SAM은 내년부터 배치가 시작된다.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안보 불안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중동에서 방공무기 재고가 없어서 주한미군 자산을 가져간 상황인데 다 쓰고 나면 주한미군에 다시 채울 물량이 없을 수 있다"며 "결국 우리 방공망에만 타격을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최근 '동맹 현대화' 기조를 강화하는 만큼 앞으로도 주한미군 전력 차출 흐름은 빈도가 더 잦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군 전력이 영구적으로 빠져나갈 경우 한미 간 협의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이번 중동 차출처럼 일시적 일부 전력 재배치는 우리 정부와 협의 없이 통보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도 이날 "주한미군이 자국의 군사적 필요에 따라 일부 방공무기를 반출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반대 의견을 내고는 있지만, 우리 의견대로 전적으로 관철할 수 없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기조에 따라 필요시 한반도에 다른 지역 자산을 배치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신범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에도) 한반도 유사시에 전력이 보강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메시지의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구현모 기자 ninek@hankookilbo.com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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