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讀讀한 현장] AI 시대를 이끄는 혁신의 조건…NVIDIA 사례가 던지는 통찰
[한국독서교육신문 이혜미 기자]
지난 3월 9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전 NVIDIA 코리아 대표가 전하는 AI 시대 생존 전략'이라는 특별한 북토크가 열렸다. 이날 강연의 주인공은『NVIDIA DNA』의 저자 유응준 작가였다. 그는 세계 인공지능 산업을 이끄는 기업인 NVIDIA의 성장 과정과 기술 혁신을 분석하며 오늘날 기업과 개인이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을 제시했다.
강연은 NVIDIA의 지난 30년을 관통하는 혁신의 흐름을 되짚는 것으로 시작됐다. 유 작가는 최근 5년 동안 약 85%에 달하는 성장률을 기록한 NVIDIA의 성과를 언급하며, 그래픽 칩을 만들던 반도체 기업이 어떻게 세계 AI 인프라 산업의 핵심 기업으로 진화했는지 설명했다. NVIDIA는 초기에는 PC 그래픽 처리 기술을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이후 병렬 연산 기술을 기반으로 과학 연구, 데이터 분석, 자율주행,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의 핵심 컴퓨팅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특히 강연에서는 GPU의 탄생이 컴퓨팅 산업의 흐름을 바꾼 중요한 사건으로 소개됐다. 1999년 발표된 GeForce 256은 세계 최초로 GPU(Graphics Processing Unit)라는 개념을 공식적으로 제시한 제품이다. 기존 CPU 중심의 컴퓨팅 구조에서 그래픽 처리와 병렬 연산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새로운 프로세서를 제시함으로써 컴퓨팅 구조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GPU의 가능성을 폭발적으로 확장시킨 기술이 바로 CUDA였다. CUDA는 GPU를 그래픽 처리 장치에 머무르지 않고 범용 연산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병렬 컴퓨팅 아키텍처다. NVIDIA는 이를 통해 과학 계산, 의료 연구, 자율주행, 로봇 공학, 그리고 최근의 생성형 AI까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GPU 기반 컴퓨팅을 확산시켰다. NVIDIA 공식 발표에 따르면 현재 수백만 명의 개발자가 CUDA 생태계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와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 AI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유 작가는 현재 컴퓨팅 산업을 움직이는 세 가지 핵심 흐름으로 '가속 컴퓨팅', 'AI 팩토리', 그리고 'Physical AI'를 제시했다. 가속 컴퓨팅은 GPU와 같은 특수 프로세서를 활용해 기존 CPU 중심 구조보다 훨씬 빠른 연산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NVIDIA는 이러한 기술을 기반으로 데이터센터의 구조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강연에서는 기업 리더십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NVIDIA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젠슨 황(Jensen Huang)은 그래픽 처리 기술과 병렬 컴퓨팅이 미래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점을 일찍이 예측한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창업 초기 수차례의 실패와 위기를 겪으면서도 연구개발 투자를 멈추지 않았고, 새로운 기술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탐색하며 기업의 방향을 이끌어 왔다.
유 작가는 이러한 혁신을 가능하게 만든 내부 문화로 'NVIDIA WAY'를 소개했다. NVIDIA가 강조하는 핵심 가치는 크게 꿈꾸고, 과감하게 도전하며, 실패를 통해 배우는 것이다. 동시에 조직 내부에서는 빠른 실행 속도가 중요한 경쟁력으로 여겨진다. 다만 NVIDIA가 말하는 속도는 단순한 업무 속도가 아니다. 자신의 프로젝트를 깊이 이해하고 전문성을 갖추었을 때 비로소 진정한 속도가 나온다는 의미다.
또한 직원들이 스스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다섯 가지 핵심 과제를 정리해 최고 경영진과 직접 공유하는 'TOP5' 문화도 소개됐다. 이러한 방식은 조직 내부의 정보 흐름을 단순화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한다. 혁신은 거창한 아이디어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소통 구조와 실행 중심의 문화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번 북토크는 한 기업의 성공 사례를 넘어 기술 혁신이 어떻게 산업 구조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 가는지를 보여주는 자리였다. 크게 꿈꾸는 비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그리고 깊이 있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빠른 실행력. NVIDIA의 성장 과정은 급변하는 기술 시대 속에서 개인과 조직이 어떤 태도로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