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공항 안전, 감사 경고를 가볍게 넘길 수 없다

경상일보 2026. 3. 11.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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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공항 안전관리망에 경고등이 켜졌다.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라는 뼈아픈 교훈에도 불구하고, 울산공항은 활주로 안전구역 미확보부터 항행시설 부실, 종사인력 관리, 조류 충돌 대책에 이르기까지 공항 운영 전반에 결함을 드러냈다. 특히 사고 예방의 핵심인 활주로 종단안전구역(RESA)을 로컬라이저 설치 지점까지 연장조치 없이 종전대로 운영해 '안전 불감증'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발표한 '항공안전 취약분야 관리실태' 감사 보고서를 보면 울산공항은 항행안전시설 설치 및 운영부실, 항공안전 시설기준 운영 부적절, 기준미달시설 등 부실관리, 관제사 인력관리 등 부적정, 공항소방대 인력·장비 부족, 조류활동 정보제공 부족 등 결함이 무더기 적발됐다. 감사원은 즉각적인 보완과 개선 조치를 명령했다.

특히 울산공항은 안전과 직결되는 항행안전시설의 기준 미달이 속출했다. 가장 치명적인 대목은 사고 예방의 핵심인 활주로 종단안전구역(RESA)의 부실이다. 울산공항은 로컬라이저 설치 지점까지의 안전거리가 기준보다 79m나 부족한 상태로 운영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종단안전구역 주변에 울타리와 도로 등 안전을 위협하는 장애물들이 제거되지 않고 남아 있어, 사고 예방체계가 사실상 무력화된 상태다.

이 밖에도 활주로 중심선 인근의 불법 구조물과 기상관측 장비 부족 등 시설 기준미달 사례가 속출했다. 정보 관리체계도 엉망이었다. 일부 시설은 비행안전 확인을 거쳤음에도 항공정보간행물에 반영되지 않았고, 심지어 안전 확인과 정보 등재가 모두 누락된 사례도 발견됐다. 조종사와 현장 인력이 숙지해야 할 필수 위험정보가 현장에 전혀 공유되지 않은 셈이다.

조류활동 정보 관리도 문제로 지적됐다. 울산공항은 실제 조류활동 여부와 관계없이 자동항공정보방송(ATIS)을 통해 '새떼가 공항 근처에 있으니 착륙 및 이륙시 주의하세요'라는 동일한 조류 경고 문구를 반복 송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류 충돌은 항공기 안전을 위협하는 대표적 요인 중 하나다. 경고가 형식적으로 운영된다면 안전정보의 실질적 기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무안공항 사고는 이미 지나간 사건이지만 감사 결과는 여전히 남아 있는 위험을 보여준다. 울산공항 역시 예외일 수 없다. 기준을 지키고 정보를 정확히 전달하며 필요한 인력을 갖추는 기본이 지켜질 때 비로소 공항 안전의 신뢰가 만들어진다. 이번 감사가 울산공항 안전 관리의 빈틈을 바로잡는 계기가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