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방공무기 잇단 중동행…지상전 확전 시 병력 차출 변수

안옥희 2026. 3. 11.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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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군수사령부 예하 제601종합 수송지원대대 장병들이 2024년 8월 22일 대구 동구 대구공군기지 활주로에서 카고로더를 이용해 패트리어트·천궁 모의탄이 실린 화물운반대를 C-130J 수송기에 적재하는 모습. 사진=공군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패트리엇(PAC-3)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등 방공 전력이 중동으로 이동한 정황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주한미군이 자국의 군사적 필요에 따라 일부 방공무기를 반출하는 데 대해 우리는 반대 의견을 제시하고 있지만, 우리 입장이 전적으로 관철되기 어려운 것도 현실"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중동 상황 대응을 위해 주한미군 전력을 차출하는 것을 한국이 실질적으로 막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28일 이란을 공습한 이후 중동 지역에서는 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한 보복 공격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실제로 중동 지역 미군 기지와 주변 민간시설을 겨냥한 위협이 커지면서 미군이 보유한 방공망 일부가 파괴되거나 요격미사일 재고가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미국이 동맹국 주둔 전력 가운데 일부 방공체계를 중동으로 재배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경기 평택 오산 공군기지에서 미군 대형 수송기의 이착륙이 크게 늘어난 점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민간 항공기 추적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부터 이날까지 미 공군의 C-5 수송기 2대와 C-17 수송기 11대가 오산기지에서 이륙한 것으로 포착됐다. 

해당 사이트에 잡히지 않은 군용 항공편까지 고려하면 실제 출격 횟수는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워싱턴포스트는 복수의 관리를 인용해 "미 국방부가 사드 시스템의 일부를 한국에서 중동으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현재까지는 패트리엇 등 방공전력 중심의 차출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이지만, 중동 사태가 지상전으로 확대될 경우 주한미군의 다른 전력까지 이동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제로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에는 주한미군 전투부대 일부가 차출돼 중동에 투입된 전례가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개념을 발전시켜 한반도에 주둔한 미군을 다른 지역 분쟁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운용 방식을 바꿨다.

따라서 이번에 주한미군 지상전력까지 차출된다면 전략적 유연성 강화에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주한미군 재배치로 일부 전력이 영구적으로 빠져나갈 경우 한미 간 협의 절차를 거치게 돼 있지만, 일시적인 차출은 미국 측이 통보만 해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한미군 전력 중동 차출도 일시적 성격이기 때문에 협의가 아닌 통보 대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측이 한반도 안보 공백을 이유로 전력 반출에 우려를 표명할 수는 있지만, 이를 막기는 어려웠던 셈이다.

정부는 현재 수준의 전력 이동이 한반도 방위 태세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주한미군 전력 일부가 이동한다고 해서 대북 억지 전략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한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객관적으로 볼 때 대한민국의 군사방위비 지출 수준은 전 세계적으로 봐도 매우 높다. 국제기구가 평가하는 군사력 수준도 세계 5위일 정도로 군사방위력 수준이 높다"고 밝혔다.

한국의 국방비 규모와 군사력 수준이 상당한 만큼 일정 부분 자체 방어 능력으로 대응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주한미군이 운용하던 패트리엇 포대 일부가 이동할 경우 한국군이 보유한 패트리엇과 국산 중거리 방공체계 천궁-II로 일정 부분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고고도 미사일을 요격하는 사드 체계는 현재 한국에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1개 포대만 배치돼 있어 대체 전력이 없는 상황이다.

한국군은 '한국형 사드'로 불리는 장거리 지대공 요격체계 L-SAM을 개발 중이며, 계획대로라면 내년부터 실전 배치가 시작될 예정이다. 다만 완전한 방공망을 구축하기까지는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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