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90달러선 등락 속 뉴욕증시 혼조…이란 전쟁 변수 주시
미 국방 "오늘 이란 공습 가장 강력"…G7 비축유 방출 논의

(뉴욕=머니투데이방송) 염현석 특파원 =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안팎에서 등락을 이어가는 가운데 뉴욕증시는 방향성을 찾지 못한 채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란 전쟁 상황과 글로벌 원유 공급 차질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약 75포인트(0.16%) 하락 중이다. S&P500 지수도 약 0.1% 내렸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약 0.1% 상승하며 보합권 흐름을 나타냈다.
시장 변동성이 다소 진정됐지만 중동 전쟁 변수는 여전히 주요 리스크로 남아 있다.
국제유가는 최근 급등 이후 다소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7% 가량 하락하며 배럴당 80달러 후반 수준에서 거래됐고 글로벌 기준 유가인 브렌트유 역시 7% 넘게 떨어지며 배럴당 90달러 초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앞서 국제유가는 이란과 미국·이스라엘 간 군사 충돌이 격화되면서 장중 배럴당 119달러까지 급등하며 2022년 이후 처음으로 100달러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전쟁 상황이 빠르게 악화될 가능성과 동시에 조기 종전 가능성도 함께 주시하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펜타곤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이란 내부에 대한 가장 강력한 공습이 이뤄지는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란은 고립돼 있으며 전쟁에서 크게 밀리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전날 기자회견에서 "군사 목표 달성을 향해 큰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에너지와 석유 공급이 세계로 계속 흐르도록 하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해 전쟁 긴장은 여전히 높다.
반면 이란 측은 휴전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SNS를 통해 이란이 휴전을 모색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원유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여전히 거론된다. 주요 7개국(G7) 에너지 장관들은 이날 화상회의를 열고 전략 비축유 방출 가능성을 논의할 예정이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중동 충돌이 에너지 시장에 상당하고 커지는 위험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비축유 방출 등 다양한 대응 옵션이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 역시 전쟁이 세계 원유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자리에서 이란 전쟁이 "세계 석유 시장에 재앙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가 다시 급등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나인티원(Ninety One)의 폴 구든 글로벌 천연자원 책임자는 보고서에서 "원유 공급 차질이 지속될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120달러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유가 상승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수요가 감소하면서 가격 상승이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소비자와 기업이 운전이나 항공 여행을 줄이거나 에너지 소비 패턴을 바꾸면서 이른바 '수요 파괴(demand destruction)'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염현석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