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초고령시대 창원시 개발제한구역 이대로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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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의 시계가 멈춰 서고 있다.
과거 마산·창원·진해가 통합되면서 도심 외곽을 감싸고 있던 개발제한구역이 도시 한복판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인구는 줄어드는데 개발제한구역에 막혀 도시가 기형적으로 넓게 퍼져 있으면, 상하수도·도로·복지 시설 등 인프라 유지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재정적 재앙이 닥친다.
도시를 질식시키는 낡은 규제를 과감히 허물고, 단절된 공간을 이어 붙여 창원이 다시 역동적으로 숨 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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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의 시계가 멈춰 서고 있다. 2007년 고령화사회 진입했는데, 2020년 '초고령사회'라는 무거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설상가상으로 2024년 100만 인구 마지노선마저 무너졌다. 지방 소멸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이제는 먼 미래의 경고가 아닌, 창원의 오늘을 위협하는 생존의 문제가 된 것이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창원의 공간 구조는 심각한 모순을 안고 있다. 과거 마산·창원·진해가 통합되면서 도심 외곽을 감싸고 있던 개발제한구역이 도시 한복판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인구 소멸과 도시 쇠락으로 위축된 도시에 이 낡은 규제는 도시의 숨통을 조이는 거대한 장벽이 되었다.
본래 도시 외곽을 둘러싸며 녹지축 역할을 해야 할 공간이 행정 구역 통합으로 말미암아 도시의 핵심부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어버렸다. 이 거대한 빈틈은 마산과 창원, 진해라는 세 거점의 유기적인 연결을 물리적으로 차단한다. 이 탓에 교통 체증과 사회적 비용 증가는 고스란히 시민의 몫이며, 도심 재생의 동력마저 앗아가 도시 쇠락을 가속화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개발제한구역이 녹지 환경을 지키는 보루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실상을 들여다보면 생태적으로 보존되는 것이 아니라, 관리가 방치된 채 해제 명분만 살피는 '개발 대기소'에 불과하다. 사실상 언제든 난개발이 터질 수 있는 '환경파괴 5분 대기조'나 다름없는 셈이다. 도시 내부의 노후 지역을 효율적으로 연결해야 할 시점에, 명분만 남은 공간이 도심 한복판에 '알박기'처럼 자리 잡고 있어 도시를 질식시키고 있다.
인구가 급증하던 시절의 팽창 억제책을 인구가 줄어드는 지금도 고집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흩어진 기능을 한데 모으는 '압축 도시(Compact City)' 전략이다. 인구는 줄어드는데 개발제한구역에 막혀 도시가 기형적으로 넓게 퍼져 있으면, 상하수도·도로·복지 시설 등 인프라 유지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재정적 재앙이 닥친다. 인구는 감소하는데 관리 면적만 방대해지는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미래가 없다.
결국, 활력을 잃고 단절된 공간 구조는 일자리와 정주 여건의 악화로 이어진다. 청년들이 고향을 등지고 수도권으로 떠나는 근본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제는 결단해야 한다. 도시를 질식시키는 낡은 규제를 과감히 허물고, 단절된 공간을 이어 붙여 창원이 다시 역동적으로 숨 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의 개발제한구역 폐지 결단만이 창원의 소멸을 막고 미래 세대를 위한 활로를 열 수 있는 유일한 열쇠다. 우리에게 주어진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임종만 전 마창진환경운동연합공동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