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오기 전 ‘이 증상’ 먼저...노인 10명 중 4명 겪은 변화는?

이석호 기자 2026. 3. 10.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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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65세 이상 1,234명 분석...4가지 신경정신증상 패턴 집단 분류
저체중·이상지질혈증 등 대사 질환과도 연관성...치매 조기 신호일 수도
챗지피티 사

치매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우울, 불안, 공격성 등 행동심리증상(BPSD)이 실제로는 진단되기 훨씬 이전부터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인지 기능이 정상이거나 인지 저하가 의심되는 단계인 노인 10명 중 4명꼴로 이런 변화가 관찰돼 치매 위험을 예측하는 조기 신호가 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와 이탈리아 페루자대 공동 연구팀은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신경정신증상(neuropsychiatric symptoms·NPS)의 패턴을 분류하고, 이와 관련한 건강 요인을 분석했다.

◆ 이탈리아 65세 이상 1,234명 분석...4가지 신경증상 패턴 집단 분류

이번 연구는 이탈리아 노인 인지평가 코호트(GERICO)에 등록된 1,731명 가운데 신경정신행동검사(Neuropsychiatric Inventory·NPI) 자료가 누락된 경우 등을 제외한 1,234명을 최종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연구 대상자는 페루자 대학병원 기억클리닉을 방문한 노인들로, 임상치매평가척도(CDR) 기준 치매군과 비치매군으로 구분됐다.

평가는 망상, 환각, 초조, 우울, 불안, 무감동 등 12가지 행동심리증상을 보호자 인터뷰 방식으로 측정하는 신경정신행동검사로 이뤄졌다. 연구팀은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해 노인들의 신경정신증상 패턴을 분류했다.

그 결과, 전체 참가자는 ▲증상이 거의 없는 집단(45.1%) ▲우울·불안·무감동 집단(22.6%) ▲우울·불안 집단(18.2%) ▲망상·초조·과민 집단(14.1%)의 4가지 유형으로 나뉘었다.

특히 인지 기능이 정상이거나 주관적 인지 저하(SCD), 경도인지장애(MCI) 단계인 비치매 집단 가운데 42.3%가 이미 신경정신증상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우울·불안·무감동이 함께 나타나는 증상은 치매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단계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됐다. 연구팀은 이를 행동심리증상이 치매 진단 이후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존재할 수 있다는 근거로 해석했다.

집단별 특성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우울·불안·무감동 집단에서는 여성이 68%로 많았고, 치매 동반 비율도 60%에 달해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우울·불안 집단은 여성 비율이 79%로 가장 높았지만, 인지 기능은 4개 집단 중 가장 양호했다. 이 집단의 경도인지장애 비율도 46%로 가장 높았다.

반면 망상·초조·과민 집단은 평균 연령이 82세로 가장 고령이었고, 치매 동반율이 75%였다. 이들의 간이정신상태검사(MMSE) 점수는 평균 18.78점으로 가장 낮은 특징을 보였다. 신경정신행동검사 점수도 가장 높아 인지 기능 저하가 가장 심각한 수준이었다.

◆ 저체중·이상지질혈증 등 대사 질환과도 연관성...치매 조기 신호일 수도

연구팀은 신경정신증상의 패턴이 콜레스테롤, 혈당, 갑상선 기능 같은 대사 지표와도 밀접한 연관을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전체 참가자를 분석한 결과, 망상·초조·과민 집단은 신경정신증상이 거의 없는 집단보다 저체중(BMI<18.5)일 때 위험이 3.14배, LDL 콜레스테롤이 높을 때 4.2배, HDL 콜레스테롤이 낮을 때 1.95배 높았다. 우울·불안 군에서는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을 경우 위험이 2.04배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치매 환자 집단만 따로 분석했을 때도 유사한 경향이 관찰됐다. 우울·불안·무감동 집단에서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이나 총콜레스테롤 상승, 혈당 조절 이상 등 대사 요인과 통계적 연관성이 관찰됐다. 저체중도 연관성이 강했다. 치매가 없는 집단에서는 LDL 콜레스테롤 상승(5.22배), 중성지방 상승(3.35배), 갑상선 기능 이상(2.25배) 순으로 신경정신증상과의 강한 연관성이 확인됐다.

우울·불안 항목을 제외하고 분석한 결과, 무감동은 독립적인 증상 유형으로 분리됐다. 치매가 있을 경우 무감동 집단은 저체중(2.89배)과 갑상선기능항진증(2.52배)과 관련됐다. 비치매 집단에서는 고혈압(1.86배)과 높은 연관성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무감동이 우울증의 2차적 결과가 아니라 별도의 신경정신적 표현형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신경정신증상은 뇌 건강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로, 치매가 진행된 뒤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질환 초기 단계에서도 이미 관찰될 수 있다"며 "대사 질환 가운데 상당수는 치료할 수 있는 만큼, 초기 행동 변화를 보이는 노인들을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향후 연구에서는 행동 증상과 뇌 영상, 분자 바이오마커, 생활습관 데이터를 통합해 분석하면 치매 진행 메커니즘을 더 정확히 이해하고 조기 진단 지표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특정 시점에서만 관찰한 횡단면 연구이며, 뇌 영상이나 아밀로이드 같은 바이오마커 자료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8일(현지 시간) 미국 알츠하이머협회 학술지 '알츠하이머와 치매(Alzheimer's & Dementia)'에 온라인으로 실렸다.

Source

Guazzarini AG, Galaris E, Boccardi V,et al. Neuropsychiatric symptoms in preclinical and clinicallymanifest dementia: clusters and their health determinants.Alzheimer's Dement.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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