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가로등에 묶어놓고, 안락사까지…주인만 전쟁피해 탈출

9일(현지 시간) 인도 이코노믹 타임즈(Economic Times) 등 외신에 따르면 유기견 입양 단체 ‘K9프렌즈 두바이’는 최근 유기 동물 신고가 쇄도해 “감당하기 힘들 정도”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반려견을 두고 떠나려는 보호자들의 요청과 버려진 강아지 신고가 크게 늘어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두바이 반려동물 호텔 ‘더 바킹 롯’은 보호소 공간이 부족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더 바킹롯’ 운영자 아디티 고우리는 “동물 구조 센터 자원봉사자들은 평소보다 수백 마리 더 많은 유기 동물이 발견되었다고 신고했다”면서 “보호소가 이미 포화 상태지만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보호자들은 이주 비용이나 복잡한 행정 절차 등을 이유로 건강한 반려동물의 안락사를 요청하고 있다. 이 같은 요청으로 인해 수의사들은 윤리적으로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으며, 이미 과부하 상태인 동물 구조 단체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길거리 가로등 기둥에 묶여 있는 채로 방치된 반려견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확산하고 있다. 이 반려견들은 먹이나 식수도 없이 유기됐으며, 일부 동물 보호 단체는 타국 출신 거주자들이 서둘러 짐을 싸는 과정에서 버려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두바이에 거주하며 여러 동물단체와 보호소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클레어 홉킨스는 “두바이에서 모금 활동이 엄격하게 규제되고 고펀드미(GoFundMe) 페이지조차 허용되지 않아 관련 단체들이 심각한 재정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쟁 지역 동물을 지원하는 자선단체 ‘워 포즈’ 루이스 해스티 CEO는 “이라크와 우크라이나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길거리에 반려동물을 버리고, 심지어 수의사에게 맡기지도 않고 버리는 것은 정말 용납할 수 없다”면서 “안전을 이유로 떠난다고 해서 반려동물을 버릴 이유는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부유한 도시로 알려진 두바이에서 이런 수준의 반려동물 유기가 발생한 것은 충격적”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출국을 시도하는 일부 주민들은 반려동물을 국경 너머로 데려가는 것이 쉽지 않아 동물을 유기하는 것 이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김예슬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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